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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형과 오로라 -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병승 지음, 조태겸 그림 / 샘터사 / 2021년 9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협찬
📔#고릴라형과오로라
✍🏻#이병승
🎨#조태겸
📚#샘터
물방울 서평단으로 이번에 받게 된 도서는 제10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고릴라 형과 오로라>였다.
동화 쪽으로는 문외한이라 포털사이트에 정채봉 님을 검색하니 샘터사 편집국장으로 근무하셨던 동화 작가님이셨다.
작고하신지 20년이 된 지금까지 그의 업적을 기리며 성함을 따 동화 작가에게 시상을 하고 있는 샘터사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며 책을 펼치게 되었다.
정채봉 작가님의 동화는 아이를 위한 동화이지만 내용은 심오한 동화였었다는데 이번에 제공받게 된 고릴라 형과 오로라를 읽으며 동화 치고 조금은 어른을 위한 동화가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사회나 현실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기도 하고 폭력도 등장했다. 그러나 오히려 뻔한 권선징악적 우화나 과거에 흔히 읽던 동화보다 현실에 적용하기 쉬워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보아도 탈선이나 차별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어른들에게도 유치하거나 뻔한 클리셰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같다.
작가의 말에서도 초등학생의 세계에도 빛과 그림자의 영역이 있다는 것을 느껴 어둠의 세계를 그렸고 주인공 모두 이름이 없어 의도적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우리의 느낌으로 읽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다는데 책을 읽고 난 후 적극 공감을 하게 되었다.
본문은 <고릴라형과 오로라>, <나쁜 기억 삽니다>, <이상한 친구> 이렇게 세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유명해지고 부자가 된다 해도 여유가 없으면 안 된다며 3년은 일하고 3년 여행한다는 가위손 형을 그린 고릴라형과 오로라.
처음에는 각박하고 고된 현실을 잊으며 여유와 자유로움을 찾아 나서는 모습을 그려내는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실은 현실에 치여 허풍을 치며 산에 올라가 유튜브로 오로라 영상을 보던 형이었고 오히려 이 모습이 더욱 현실적이라 가슴이 찡하고 현실을 잘 녹여내어 짠하기도 했다.
나쁜 기억을 지우려다 중요한 기억마저 지워버리며 중요하지 않은 기억은 없다는 교훈을 주었던 나쁜 기억 삽니다는 고생을 하지 않고 더 나은 결과만을 보려는 현대인들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처럼 긍정적인 결과를 위해서라면 때로는 상처와 시련도 있어야 마련이지만 힘든 일은 하지 않고 행복만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을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이상한 친구는 호킹 박사를 동일시하며 스스로 좀비라 칭하는 다소 자존감 넘치는 친구가 등장한다.
그러나 현실 속 그는 그의 자신감과 자존감 넘치던 환경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친구로 그려진다.
본인의 가정사가 들킨 와중에도 얻어먹은 건 나중에 다 갚는다는 말이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그 이후에도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던 친구의 모습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이상이었으며 최근 화두에 오른 가정 폭력을 꼬집기도 하여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이번 독서로 평소 내가 동화에 대해 갖고 있던 이미지가 바뀌는 계기였고 동화임에도 어른인 독자가 더욱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
31P) 제가 여기 바닥 쓸면서 느낀 건데요. 잘린 머리카락은 아프지 않아요. 그러니까 마음도 머리카락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잘려도 안 아픈 걸로 쳐요. 그리고 잘린 머리카락은 또 자라잖아요. 마음도 그러면 돼요.
62P) 애초에 나쁜 기억이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77P) 친구는… 두 개의 레일처럼 나란히 가는 거야. 각도가 삐뚤어져서 너무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면 기차가 달릴 수 없어.
89P) 윤서는 현실이 괴로워서 도망치고 싶었던 거다.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