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면
구마 겐고 지음, 송태욱 옮김 / 안그라픽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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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점선면

✍🏻#구마겐고

📚#안그라픽스 @ahngraphics

책 표지의 디자인이 굉장히 독특해 이목을 끄는 점, 선, 면은 본문을 읽고 나서야 표지 또한 디테일하고 감각적인 센스로 건축과 같이 점과 선, 면을 표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환경을 이기는 콘크리트 건물에 대항하는 ‘지는 건축’을 제안하며 더불어 가자는 너무나 아름다운 취지로 글을 쓰게 된 점, 선, 면은 일반적인 건축 도서처럼 단순히 건축 설명만이 나열된 것은 아니었다.

저자인 구마 겐고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께서 직접 지으신 아담한 스케일 감각의 오두막에서 거주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볼륨으로 닫힌 20세기 포스트모더니즘의 건축교육은 고통이었고 위화감마저 주었다고 토로하며 그로 인해 양자역학이나 칸딘스키의 점선면에 대한 의견, 음악적 요소, 삶과 죽음, 세포까지 차용하여 극대와 극소가 병존하는 점, 선, 면의 건축을 설명하며 그의 장점, 여러 가지 의뢰를 통해 본인이 직접 설계한 건축물들을 통해 새로운 건축물 탄생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건축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다.

사실 중반부까지 비전공자에 문과인 나로서는 조금은 과도하게 나열된 저자의 난해한 건축세계에 빠져들기가 조금 버거웠다.😢 이해가 되는듯하다가도 멀어지는 내용이라 필사를 해가며 각주를 통해 도움을 받아 읽었고, 중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익숙한 개념들이 등장해 다시금 호기심을 자극하여 흥미를 느끼고 흑백으로 이루어진 도서지만 직접 구글링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건축물과 삽입된 자료들을 대조해가면서 읽게 되었다.

건축에 대한 문외한이라도 몇 번쯤은 들어본 경험이 있을 건축계의 거장 르코르뷔지에가 수없이 등장하는데 그 반가움도 잠시, 저자는 콘크리트로 만든 볼륨의 건축에 대하여 좋게 말하면 자유, 나쁘게 말하면 폭력이라는 다소 비판 섞인 논조로 점, 선, 면의 건축과 대조하여 설명한다.

마약에 중독되듯 콘크리트 건축에 빠진 20세기, 획일화된 건축교육으로 인하여 이후 세대들이 선을 포기한 이유는 알 수 없어서였다는 안타까움을 시사하며 점이란 극히 지속 가능하고 융통성 있는 디자인이라고 제시하는데, 어찌 보면 고압적이라고 생각될 만큼 단호한 그의 주장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근거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선을 사용한 작품들이 예술계의 큰 영향을 주어 고흐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작품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흥미로웠다.

다른 사례로는 비전공자의 대부분이 알고 있는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에 대한 일화였다.
저자는 편견을 가지고 가우디의 작품을 보았지만 실제로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한 후 콘크리트 볼륨에 무작위로 깬 타일을 붙인 강렬한 조형으로 작고 섬세한 선들, 아름다운 주철 조형으로 인해 인식의 변화가 생긴 사례를 언급했다.

시대를 잘못 태어나 당시 기술이 보인 한계. 사람들의 관심 범위에 한계가 있어 실현되지 못한 안타까움. 재해로 인하여 혹독한 시대가 만들어낸 가혹한 처지의 새로운 건축 탄생 등 비전공자들에게도 충분히 흥미를 끌만한 소재들이 많아 후반부에 갈수록 읽는 속도가 붙었고, 완독을 하고 나니 주위 건물들이 다르게 보이게 되었다.

환경문제나 편리 등의 요소까지 추가적으로 언급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 선택해야 할 바를 시사하는 저자는 ‘콘크리트에서 나무로’가 평생의 테마라고 생각해 왔다고 언급한다.

20세기, 거대한 공업화의 건축물들 속에서 우리는 각자의 구미에 맞게 선택적으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선이라고 생각되었고, 이번 도서를 통해 건축에 대한 나의 좁디좁은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이자 경험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또한 우리나라 건축 디자이너의 사상이 담긴 한국의 건축 도서에도 호기심이 생겨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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