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 40년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
전지은 지음 / 라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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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에서 41년간 약 5만여 명의 환자를 돌보는 중환자실 간호사 겸 케이스 매니저로 일하다 은퇴한 저자.

이 이야기는 위의 커리어만 보아도 위대하고 멋진 저자가 목격한 여러 가지 죽음과 본인의 이야기를 그린 에세이다.

죽음을 자주 마주하면 무던해지거나 쉬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인식과는 다르게 오히려 그녀는 중환자실에서 죽음의 모습들을 보며 삶의 자세를 배워 오늘을 살아야겠다는 이유를 발견했다고 전한다.

진솔한 이야기 속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과 섬세함이 돋보였고 시간이 지나도 환자를 잊지 않고 챙기던 모습에서 책임감도 엿보였다.

특히 그녀는 한국인들이 입원하게 되는 경우 도움이 필요하면 발 벗고 나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희생과 박애주의로 가득한 마인드가 당연하다는 듯 서술하는 저자로 하여금 나에게도 애국심이 차오르며 감사와 따스함이 전해져와 인상적이었다.

흔히 죽음을 다룬 책들은 생에 미련을 갖고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이 책에서는 오히려 행복하고 미련 없이 떠나는 이들이 주를 이뤄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시인이셨던 아버지와 학창 시절부터 글쓰기로 수상 경험도 많았던 저자의 글이라서 그런지 가독성이 워낙 좋아 몰입도가 상당했다.

그래서 독서를 하면서도 안타까운 환자의 사례에는 읽으면서도 꼭 다시 깨어나주었으면 하는 응원을 하며 읽기도 했다.

장기를 나눠주고, 재산을 기부하며 맞이한 죽음들을 포함해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 몇 번이고 눈시울을 붉히며 읽었지만 마냥 슬픈 이야기로 만 풀어내진 않은 것이 매력이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죽음 안에서 반성을 하기도 하고, 감동을 느꼈고, 이로 하여금 지금 우리가 지금 해 나가야 할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어 느낀 점이 참 많았다.

가독성 워낙 좋고 분량도 길지 않아 짧은 시간 안에 완독할 수 있는 책이지만 그 속에는 결코 짧지 않은 삶의 마지막을 살다간 이들에게서 깨달을 점과 그들을 향한 따스함이 꽉꽉 담긴 이야기였기에 현실에 회의감을 느끼거나 지쳐 힘든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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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습관 - 최고의 성과를 내는 시간관리의 기술
이다 요시히로 지음, 김정환 옮김 / 시원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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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는 모두 동일하게 누구나 한정된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

또한 그 제한된 시간 속에서 최대한의 효용을 창출해 내야 한다.

여기 일의 습관으로 시간관리를 하고, 나아가 자신의 가치를 올려주는 기술이 있다.
나스닥 상장 기업(FARO)의 한국, 일본, 동남아, 오세아니아 마케팅 책임자로 재직 중인 저자는 우리에게 그 목표를 실현할 수 있게 직장 생활 내 팁을 제시한다.

각 장마다 체크리스트로 나의 현 상황을 파악한 채로 글을 읽을 수 있어 개선해나갈 수 있게 점검하며 나의 단점, 개선방향을 보여주어 더욱 가독성이 좋았다.

이건 나의 이야기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고 나의 직장 상사나 동료의 이야기로 읽히는 경우도 있어 여러 사례에 맞추어 상상하며 읽게 되어 흥미로웠다.

아무래도 삽입된 삽화가 유쾌했던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정보를 알고 싶었으나 기재되어있지는 않았다🥲)

내가 공감이 갔던 부분은 거의 매일 무의식적으로 내뱉었던 말이었던 너무 바쁘다는 말이 주관적인 생각이며 타인들로 하여금 자신의 평가를 떨어뜨려 부정적 인상을 준다는 부분이었다.

업무 중 흔히 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했으나 지속적으로 남발하다 보면 일정을 자주 깜빡이는 자세의 유감적인 표현이라는 말에 적잖이 당황해 나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다음으로는 평소 나는 독서도 병렬식으로 읽고, 늘 멀티태스킹 속에 살아왔었는데 이 또한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오는 작업 전환 시간의 초래로 오히려 시간 낭비를 지적했다.
늘 익숙한 이 작업 전환 시간은 일주일 동안 하루 업무시간에 달한다는 어마 무시한 결과를 보고 반성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안좋은 습관 뿐만아니라 효율적 시간 관리하는 방법도 나열해 주고 있어 나도 실생활에 바로 적용하게 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현재 내 업무 습관과 목표의 괴리가 크다면 이를 이상적 계획과 실제 계획을 비교해 차이를 좁히고 수치화하기였다.

당장 실행에 옮겨 보았는데,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 바로바로 눈에 띄었고 고쳐야 할 부분이 너무 빤히 드러나 즉각 고쳐 나가게 되었다.
비록 얼마나 오래 갈 지는 모르겠지만😅

추가로 감정적인 부분에서 나와있던 기분이 나쁠 때 느꼈던 감정을 메모하여 문제를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 나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일은 잊어버리기 등에도 잊지 않고 노력해 볼 예정이다.

사실 이 부분이 가장 어려운 노력이 될테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업무시간은 480분 밖에 없다.

성과 달성으로 자신감을 얻기 위해 긍정적 생각과 타인의 긍정적인 면을 보며 나의 소중한 시간을 사용하기 위해 개선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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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대의
지젤 알리미 지음, 이재형 옮김 / 안타레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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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제정한 이들에게 설득하고자 썼다는 여성의 대의는 페미니즘의 올바른 방향을 정확히 제시하는 도서였다.

서문을 읽고 조금은 어려운 내용일듯하여 살짝 겁을 냈던 것이 사실이지만 막상 본문을 읽기 시작하니 본문은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경험담으로 이루어져 가독성이 매우 좋았고 흥미로웠다.

나는 대한민국의 비뚤어진 페미니즘을 혐오한다.
페미니즘은 남성 혐오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기본적으로 가야 할 길이 아닌 삐딱한 시선으로 사회와 남성을 바라보기에 페미니즘의 정확한 정의를 모르는 이들로 하여금 되레 페미니즘에 대해 알기도 전에 그들의 행동으로 인하여 마주하기도 전부터 껄끄럽게 만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젤 알리미의 여성의 대의는 페미니즘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정확히 제시하고 있어 페미니즘에 대하여 색안경을 끼고 있던 이들에게 페미니즘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었다.

서문 옮긴이 해설에서부터 낙태를 금지하며, 성폭행을 범죄로 인정하지 않던 시대에 그녀 스스로 자주적 삶을 감내해나가며 쌓아 온 업적에 감탄하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지젤 알리미는 딸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출생부터 부정당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차별 속 그녀의 노력, 성교육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관습적 차별의 만연함 속 스스로 터득해나가는 솔직한 자기고백이 이어졌다.

주입식 교육으로 이 차별은 자연스레 대물림되고 교육의 차별로 문맹의 2/3이 여성이라는 안타까운 현실로 하여금 주요 사회적, 경제적 현상을 이끄는 이들은 지배 계급과 남성인 것이 사실이었다.

당시 법정은 정치적 분위기에 따라 뒤바뀌기도 하는 판결의 방향에 종잡을 수 없었으며 낙태가 계급 재판이 되어가며 “있는 사람은 영국으로! 없는 사람은 감옥으로!”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지젤 알리미는 변호사로 이런 차별과 노골적인 성희롱, 직장 내 협박까지 감내해가며 재판 과정의 난항을 지나 무죄를 이끌어 낸다.

나아가 종교적 믿음과 분리되어야 하는 과학적 사실의 생명윤리와 차이를 설명한다.
십자군 원정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유대인 학살은 어떻게 정의할 것이란 말인가.

그녀가 속해 있던 <선택>협회는 여성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 거짓 휴머니스트와 선택 협회의 차이임을 명확히 하고 낙태는 최후의 수단임을 강조한다.

여성의 대의는 지젤 알리미와 <선택>협회로 하여금 여성의 권위와 인권을 옹호하면서도 그에 따른 섬세한 배려마저 보이는 투쟁가들의 책이었다.
또한 오늘날의 잘못된 페미니즘을 표방하는 이들은 지젤 알리미의 휴머니즘적인 페미니즘을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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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모른 채로 사랑한다는 것 - 내가 하는 사랑이 정말 사랑일까, 물음 던진 적이 있었던가.
정상윤 지음 / 달꽃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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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속 저자는 모든 인물의 이름을 가명으로 썼지만 이 책은 에세이라 고백한다.

그는 스스로의 찌질함을 견디지 못해 공황장애에 빠졌다며, 정서적으로 하찮고 모자란 자신을 과감하게 찐따라고 정의하며 글을 시작한다.

본인 날 것의 정제되지 않았던 삶을 그대로 책 한 권에 투영하여 보여주었기에 오히려 독자로 하여금 상처와 쓰라린 고통이 더욱 피부로 와닿는듯했다.

어린 시절 유학 생활에서부터 이어진 차별과 공허함, 치대 입학이라는 부담감.
그의 삶은 마치 공황의 늪에서 유영하며 몸부림치다가는 오히려 늪에 더 깊이 빠질까 봐 더욱더 헤어 나오지 못하고 떠있기만 했던 나날들의 연속과 같았다.

뚜렷한 목표는 없이 마냥 자본주의에 성공한 코트 입은 남자가 되기를 바랐던 과거는 마치 끝없이 지하로 마냥 쇠락하고 있는 이의 소리 없이 몸부림치는 절규 같았다.

현재의 삶이 괴로워도 미래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고찰하며 아무도 없이 고립하며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 오히려 편안할 때도 있었다고 고백하는 저자.
그렇지만 그에 고립되어 있지 않고,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 그는 고군분투한다.
정신과 치료, 철학, 산티아고 순례길에 이르기까지.

극복을 위해 많은 노력과 그 이후의 모습이 그려지며 삶에 대하여 고뇌하고 반성하는 일들이 반복되어 삶의 회의감 속 진리를 탐구하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나의 삶도 되짚어 보며 나 또한 독자로서 깨달음을 얻게 되는 시간이었다.

과거 스페인 순례길을 주제로 마냥 걸어가며 수많은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는 가르침을 얻었다는 TV프로그램을 보았었다.

또한 본문에 스페인의 한 학교에서는 순례길을 완주하면 학점을 주는 제도가 있다고 소개한다.
이렇듯 순례길을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변하며 깨달음을 얻는다는 것을 어렴풋이 들었었는데, 저자 또한 어느 울적한 사람과의 대화 속에서 그가 유일하게 활짝 웃을 때가 순례길을 추억할 때였던 것을 기억하고 완벽한 시간을 기다릴 수 없기에 바로 떠나 실행에 옮긴 후 우여곡절 끝에 순례길을 완주 해냄을 보여 주었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사랑을 받아야만 공허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
그러다 사랑에 집착하며 연애에서도 실패하던 미 성숙함을 갖던 그의 마음이 회복되어가며 육체적 건강까지 회복되고 이야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독자의 깨달음도 그와 함께 정비례로 성숙해지는듯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믿지 않는다라고 평생을 외치는 사람도 부모가 죽으면 좋은 곳으로 가길 빈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며 뜨끔했는데, 훗날 당신 곁에 없어도 서른 살의 저자는 어느 책방 한구석에서 언제나 독자를 기다릴 것이라는 말에 나 또한 믿음을 갖고 언제나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내 편이 생긴 것만 같은 안정감을 갖고 편안함 속에 살아갈 힘을 얻은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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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지 않는 여자, 애디 라뤼 뒤란에서 소설 읽기 2
V. E. 슈와브 지음, 황성연 옮김 / 뒤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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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책들을 읽고 서평을 남겨왔지만 애디 라뤼만큼 기억에 남고 앞으로도 뇌리에 남아 있을 책은 손에 꼽을 듯하다.

이 책은 미스터리하면서도 로맨틱하고 잔인하지만 잔인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 소설이며 서평을 하기에는 스포를 꼭 해야만 속 시원하게 매력을 구구절절이 써 내려갈 수 있는 소설이지만 중요한 내용과 스포는 뺀 서평을 시작한다.

해가 지고 난 후에는 신과 절대 거래를 하면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
그러나 부모님이 정해놓은 결혼이라는 삶을 살고 싶지 않았던 아들린 라뤼 -애디 라뤼의 아명- 는 그를 잊고 자유를 위해 신과의 거래를 하게 된다.
그녀는 그 거래로 인해 평생을 늙지 않고 살아가며 그녀가 원했던 자유를 얻게 된다.

그러나 모든 거래에는 대가가 있는 법.
그녀는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삶을 살게 된다.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지면 다음날 기억 속에서 사라져 처음 만나는 사람이 되어버린다.
스스로 이름을 말할 수도 없고 가족마저 그녀를 잊어버린다.
그야말로 사라진 존재.

집을 구할 수도, 돈을 벌기도 어렵고, 사람과 이해관계로 만나기는 더더욱 어려운.
숱한 외로움과 고독 속에서 홀로 살아가야 하는 그녀의 삶.
가끔씩 등장하는 신(뤽)은 파우스트의 악마처럼 그녀의 영혼을 두고 거래를 제안한다.
그렇게 300년 동안을 기억되지 않으며 살아온 그녀 앞에 그녀가 만나왔던 사람들과는 사뭇 다른 헨리라는 남자가 등장한다.

이후 이야기는 스포가 되기에 직접 책으로 꼭!! 읽어 보시길 권유한다. (여기서부터가 정말 재미있는 킬링 포인트. 참고로 헨리에게도 비밀이 있음.)

너무나 사소한, 지극히 평범해서 신경조차 쓰지 않았던 것에 대한 소중함.
마치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과거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몰랐던 것처럼 애디는 너무나 당연한 것을 잃고 300년을 살아간다.

감수성 짙은 기발한 표현력에 감탄했고, 어떻게 이런 발상을 했을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신박한 소재로 뻔한 클리셰를 벗어난 소설이었다.

섬세하고 톡톡 튀는 표현들에 역사적 인물과 시대적 배경까지 나와있어 읽는 재미가 있고 예술품에 남아있는 애디의 모습을 찾는 재미도 있었다.
한 권을 읽으며 한 명의 삶을 함께 살아가는 느낌으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함께 느끼며 읽을 수 있었다.
기쁨, 아쉬움, 설렘, 두려움, 외로움, 슬픔, 안타까움, 심지어 애디가 부당하고 억울한 일에 휘말릴 때는 함께 화도 났었다.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벽돌 책이라는 것이 무색하리만큼 흥미로운 이야기였기에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해 오히려 더 나왔으면 하는 바람마저 들었다.

그렇지만 북 큐레이터 조상경님께서 매일 밤 10시 30분에 낭독을 해주시기에 아직 함께 낭독을 들으며 독서 토론을 할 수도 있고 앞으로 영화화가 될 예정이라고 하여 마냥 아쉽지만은 않은 행복한 기대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책을 읽으며 계속 떠나지 않고 맴도는 생각이 있다.
지금도 우리 주위 어딘가에 애디가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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