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에서 41년간 약 5만여 명의 환자를 돌보는 중환자실 간호사 겸 케이스 매니저로 일하다 은퇴한 저자.이 이야기는 위의 커리어만 보아도 위대하고 멋진 저자가 목격한 여러 가지 죽음과 본인의 이야기를 그린 에세이다.죽음을 자주 마주하면 무던해지거나 쉬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인식과는 다르게 오히려 그녀는 중환자실에서 죽음의 모습들을 보며 삶의 자세를 배워 오늘을 살아야겠다는 이유를 발견했다고 전한다. 진솔한 이야기 속 환자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마음과 섬세함이 돋보였고 시간이 지나도 환자를 잊지 않고 챙기던 모습에서 책임감도 엿보였다.특히 그녀는 한국인들이 입원하게 되는 경우 도움이 필요하면 발 벗고 나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희생과 박애주의로 가득한 마인드가 당연하다는 듯 서술하는 저자로 하여금 나에게도 애국심이 차오르며 감사와 따스함이 전해져와 인상적이었다.흔히 죽음을 다룬 책들은 생에 미련을 갖고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거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들이 자주 등장하지만 이 책에서는 오히려 행복하고 미련 없이 떠나는 이들이 주를 이뤄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시인이셨던 아버지와 학창 시절부터 글쓰기로 수상 경험도 많았던 저자의 글이라서 그런지 가독성이 워낙 좋아 몰입도가 상당했다.그래서 독서를 하면서도 안타까운 환자의 사례에는 읽으면서도 꼭 다시 깨어나주었으면 하는 응원을 하며 읽기도 했다.장기를 나눠주고, 재산을 기부하며 맞이한 죽음들을 포함해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라 몇 번이고 눈시울을 붉히며 읽었지만 마냥 슬픈 이야기로 만 풀어내진 않은 것이 매력이었다.다양한 사연을 가진 죽음 안에서 반성을 하기도 하고, 감동을 느꼈고, 이로 하여금 지금 우리가 지금 해 나가야 할 일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닫게 해주어 느낀 점이 참 많았다.가독성 워낙 좋고 분량도 길지 않아 짧은 시간 안에 완독할 수 있는 책이지만 그 속에는 결코 짧지 않은 삶의 마지막을 살다간 이들에게서 깨달을 점과 그들을 향한 따스함이 꽉꽉 담긴 이야기였기에 현실에 회의감을 느끼거나 지쳐 힘든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