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하리 오싹한 썸데이 3 - 검은 성의 초대 편, 호러 로맨스 코믹북 기억, 하리 오싹한 썸데이 3
서울문화사 편집부 지음 / 서울문화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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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마지막의 피아노 귀신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피아노 귀신 소문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출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건물에 기어이 출입을 한 하리, 현우, 장미는 피아노 소리가 나는 곳의 문을 열고 만다. 할머니로부터 받은 귀신 보는 안경을 쓰고 온 장미는 검은 후드를 쓰고 피아노를 치는 귀신을 보고 놀란다. 하지만 하리와 현우에게도 모습이 보이는 귀신의 정체는 학생회장이었다. 안심한 것도 잠시, 피아노 귀신은 실제로 존재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기운들에게 습격을 받는다. 피아노 귀신의 뜻대로 피아노 가까이 가자 무서울거라 생각했던 귀신은 오히려 하리들을 보호해주며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기다려야 하는데 자꾸 누군가가 자신을 잡아가려 한다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며 도움을 청한다. 


학생회장이 미심쩍게 생각했고, 나도 의심스러웠던 새로 온 선생님의 정체가 강림의 말에 의해 살짝 드러난다. 퇴마사들에게 토벌되어 사라졌지만 영혼을 잡아 맘대로 부리며 나쁜 짓을 하는 주술사가 예전에 있었다고. 피아노 귀신이 잠깐 잡혀갔을 때 본 수많은 영혼과 강림이를 웹콘동실에 가두었던 영혼들의 모습이 같고, 그들을 부리는 이가 선생이었다는 것으로 아마도 토벌 때 살아남은 주술사 혹은 그 후손이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2권을 보면서 궁금했던 점이 약간은 해결됨과 동시에 또 다른 궁금증을 생기게 한 오싹한 썸데이 3권이었다. 부제는 '검은 성의 초대'지만 검은 성으로 초대 받는 것은 마지막 부분에 잠깐 나와 그 성이 어떤 성인지, 성에서 일어나는 파티는 어떨지, 평범한 인간은 초대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미 차를 타고 가고 있는 3명의 평범한 인간들은 어떻게 될지 궁금증만 잔뜩 남긴 채 다음 이야기를 예고했다. 


피아노 귀신 이야기는 3권의 시작이라 어차피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궁금하기는 해도 지속적인 호기심을 갖게 하기에는 부족했다. 3권의 마지막 검은 성도 4권에서 충분히 풀어 줄 이야기다. 그런 면에서 보면 선생은 참 매력적인 등장인물이다. 확실하게 추측가능 한 점은 악인이라는 것이고, 그 외에 흘러가는 정보 밖에 없다. 종합하면 탐나는 영혼을 잡아와 그 영혼들을 부하로 만들고 있으며 살아있는 인간의 영혼도 노리고 있는 주술사라는 정도. 이 학교에 온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 영혼을 모아서 도모할 최종 목표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상 계속 궁금하다는 점에서. 언제일지 모르는 선생의 활약을 기대하며 4권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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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녹여주오 - 냉동인간 해동 로맨스
백미경 원작, 배정진 구성 / 그린하우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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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은 뻔하다. 처음부터 사이가 좋았거나 혹은 나빴거나 했던 남녀가 차츰 호감을 느끼며 결국 사랑한다로 결론난다. 백이면 백 이 공식을 깨는 로맨스 소설은 없다. 차이라면 세계관 자체를 새롭게 만들던가, 인간이 아닌 이종족을 출현시키거나, 이도 아니면 평소에 잘 접하지 못하는 특수한 직업 등이다. '날 녹여주오'는 현실 가능할 법한 첨단 과학 기술로 차이를 두었다. 냉동인간 해동 로맨스란다. 


예능 PD 마동찬은 방송PD로서의 사명감으로, 그가 제작하는 방송 <무한 실험천국>의 실험자 고미란은 지금 약으로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린 사람의 치료가 실험 성공으로 가능해질지도 모른다는 동찬의 말에 아픈 동생 남태가 생각나 정말 그런 세상이 오길 바라며 "24시간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실험자로 참가한다. 하지만 이 둘을 해동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 황박사는 해동 몇 시간 전, 전화를 받고 급하게 나가 돌아오지 않고 그대로 실종. 동찬과 미란은 24시간이 아닌 20년 후에 깨어나게 된다. 


깨어난 동찬과 미란은 31.5도의 체온을 갖게 된다. 그 때문에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일들이 이들에게는 위험하고 어려운 일이 된다. 체온이 올라가면 목숨이 위험해지니 따뜻한 음료를 마실 수 없다. 뛰거나 오랜 시간 더위에 노출 되어서도 안 된다. 누구를 좋아하는 것도 심장이 빨리 뛰면 안 되니 말 그대로 사랑을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체온을 5도 낮추는 것으로 평범한 로맨스 소설이 특별해졌다. 저체온의 불편함과 고통을 공감 할 수 있는 사람이 서로 밖에 없다는 점, 동찬의 말처럼 둘이 운명공동체라는 점이 특별함을 빛내준다. 거기에 황박사의 실종 배후를 추리해야 하는 약간의 미스터리까지 더해져 어떤 결말일지, 결말 자체는 짐작 가능해도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는 즐거움을 준다. 


드라마를 이미 본 나로서는 꼭 집어 말 할 수 없는 뭔가 아쉬운 기분이 들었는데, 인물들이 입체적이고 감정선과 이야기의 진행이 더 자세하고 매끄럽다. 드라마를 한층 풍성하게 해준 동창의 후배 현기의 익살스러움이 책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미란의 첫사랑 병심은 뒤통수를 세게 치고 싶게 만들 정도로 속 터지게 하지만 책에서는 그 또한 부족하게 느껴졌다. 내가 둘 다 봐서 굳이 비교를 했지만, 보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다. 


해동된 인간이라는 특이한 소재. 로맨스를 할 기회를 주지 않는 위험한 상황. 그들을 위협하는 누군가. 뻔하지만 특별한 로맨스 소설을 보고 싶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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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시그널 1 : 아이돌 팬 - 기억, 하리 게임 스토리북 고스트 시그널 1
CJ E&M 원작 / 서울문화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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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아파트 외전으로 나온 '기억, 하리'. 초등학생을 주인공으로 귀신퇴마가 주인 신비 아파트 본편과 달리 신비 아파트 외전은 퇴마와 함께 고등학생이 된 하리와 강림의 로맨스를 강조했다. 기존의 내용을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고등학생들의 사랑을 다뤄 풋풋한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 팬층이 꽤나 두터운지 실사화 웹 드라마가 시즌으로 2까지 나왔고, 그 스토리북을 비롯한 호러 코믹북 등 '기억,하리' 라는 이름으로 여러 종류가 만들어졌다. 아직 까지도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번에는 새롭게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했다. 


이 책은 '기억,하리'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게임 '고스트 시그널'의 스토리북이다. 등장인물 소개, 여러 개의 에피소드와 하리의 선택에 따라 진행될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연애 시뮬레이션이라는 게임 장르 답게 남자 주인공 강림 외에 다른 선택지를 제공한다. 강림, 리온, 린이 하리가 선택 할 수 있는 등장인물이다. 강림의 생일 이벤트를 위해 하리는 연예 기획사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린은 하리의 이름을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오고, 전부터 알았던 친구 리온이 새로운 아르바이트로 들어온다. 강림과는 연락이 잘 되지 않고, 그 와중에 하리는 이상한 소녀가 자꾸 눈에 보인다.


에피소드 간의 내용은 이어지지만 소설 전개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 처음에는 소설로 읽어 볼 생각이었지만, 왠지 모를 어색함에 작정하고 게임 속 하나의 에피소드라 생각하며 읽었더니 어색함이 사라지고 실제 게임을 보는 듯 했고 전에 스치듯 봤던 '하리톡', '강림톡'이 생각났다. 모바일 화면에 웹툰과 톡의 형식으로 웹 드라마와 같은 내용을 보여준 영상이 있었는데, 그때 '이 영상 꼭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같다'는 생각을 했었더랬다. 


모바일 게임을 하지는 않지만 게임 전개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이미 알고 있는 '기억,하리'의 내용을 담고 있어 친숙하게 느꼈기에 시도 할 수 있었다.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다면, 게임 스토리북을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 같다. Part 1을 붙였다면, Part 2도 나온다는 얘기인데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이야기가 끝맺음을 맺을 수 있을지 조금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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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관절 구조 교과서 - 아픈 부위를 해부학적으로 알고 싶을 때 찾아보는 뼈·관절 의학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마쓰무라 다카히로 지음, 장은정 옮김, 다케우치 슈지 외 감수 / 보누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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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었다. 전문의가 나오는 건강정보 방송을 나름 챙겨봤지만, 의사마다 다른 의견을 가질 때도 있고 같은 내용이 반복될 때가 많아 점점 보지 않게 되었다. 병의 치료나 병 자체의 진단은 의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것은 다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가령 해부학 같은, 인간에게 몇 개의 장기가 있고, 그것들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는지, 인체의 구성요소 중 하나 인 뼈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고,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등의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 말이다. 


뼈·관절 구조 교과서는 그런면에서 내 의학적인 호기심을 시원하게 풀어주었다. 몸 속의 장기나 근육, 뇌는 내가 볼 수 없지만 뼈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했다. 물론, 뼈도 볼 수는 없지만 피부와 가까이 있는 뼈들은 만지고 느낄 수 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과학실에 항상 있던 뼈 모형이 그리웠다는 거다. 지금 내 옆에 그 모형이 있었다면 내 뼈와 모형을 번갈아 만져보면서 비교했을 것이고, 이 책을 훨씬 알차게 즐길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책을 보며 전신 X-Ray 찍고 싶은 마음을 참기 어려웠다. 어떤 변형도 오지 않은 순수 자체의 뼈와 생활 방식과 습관으로 아마 처음과는 달라졌을 뼈를 비교해보고 싶어서다. 


의학분야 종사자, 예비 종사자들의 책장에 꼭 있을 것 같은 전문서적이다. 그러나 어려울 것 같아 망설이던 시간을 후회할만큼 쉽고 재미있다. 엄밀히 말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전혀 모르는 전문적인 분야, 전문적인 지식이 주된 책이 이 정도라면 쉽게 느껴진다. 처음부터 끝까지 달달 외우려는 생각으로 봤다면 약간은 지루하고 책장을 넘기는게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호기심으로 봤고 그저 뼈 이름이 다양하고 직설적이라 놀랍고 웃기고 즐거웠다. 의학 드라마에서 나오던 늑골, 경추, 흉강, 대퇴골, 견갑골 등의 단어를 생각했는데, 갈비뼈, 목뼈, 가슴우리, 넙다리뼈, 어깨뼈라고 나올줄이야. 게다가 작은 뼈 조각 하나하나에 다 이름이 있고, 하나로 이루어진 큰 뼈 또한 부위의 생김새에 따라 다른 이름이 또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재미있으면서도 이름짓기 참 힘들지 않았을까 괜한 걱정까지 할 정도였다.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아우르면서 재미도 잃지 않는 의학서적은 처음이었다. 단순히 뼈의 이름을 나열하지 않고, 발생 질병의 정보, 뼈와 이어지는 근육, 움직일 수 있는 운동 범위까지 담고 있어 계속 찾아볼, 손 닿는 곳에 두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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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자어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한자어 속뜻 사전 잘난 척 인문학
이재운 외 엮음 / 노마드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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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이란 단어의 뜻을 설명하는 책이기에 딱딱하고 지루해 재미없을 줄 알았다. 책의 특성은 뒤로 한 채 소설을 읽을 때처럼 ㄱ, ㄴ, ㄷ 순서대로 나열한 단어를 처음부터 그저 읽어나갔다. 읽기 전, 약간은 마음이 술렁였다. 외국어 공부하듯 단어의 뜻을 외워야 할 것 같기도 한자를 외워야 할 것 같기도 해 어쩌지 못하는 심정으로 힘겹게 시작했다. 


단어를 구성하고 있는 한자의 한 자 한 자를 풀어 설명하고, 합쳐진 뜻을 설명한다. 만들어진 후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은 처음 사용하던 단어의 뜻과 달라졌다면, 달라진 뜻과 예시 문장으로 잘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사전의 형식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않으면서 뜻을 설명해주는데, 단순하지 않고 이야기 식의 풀이도 많아 단어와 관련된 아주 짧은 단편소설을 읽는 기분마저 들게한다. 생각만큼 어렵지 않았고,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처음부터 봐도 좋고, 평소에 궁금했던 단어를 위주로 찾아봐도 좋고, 주제별로 따로 묶어 놓은 단어들도 있으니 그것을 봐도 좋다. 맨 뒷부분에 한자는 어떻게 지금의 글자가 되었는지 변화한 과정을 글과 그림으로 설명한다. 솔직히 설명이 없으면 어떤 그림인지 알아보기 어렵지만, 설명이 있으니 원본을 상상하며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지루한 소설책보다 재미있는 사전이라니. 


내가 항상 쓰는 단어들의 정확한 뜻과 유래에 대한 내용이라 무척 유용하다. 있을 것 같은 한자를 쓸 때마다 쓰임새와 뜻을 확인해보려 자꾸 들추게 된다. 특히, 재미있는 건 사극에서나 쓰일 법한 한자어인데, 이 경우에는 쓸모보다 즐거움이 컸다. 얼마 전, 사극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녹봉을 대신 받아주는 단골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책은 녹봉에 대해 설명하며 조선시대 벼슬품계별 녹봉표를 공개, 지급 품목 및 날짜, 대리수령인 단골리까지 언급했다. 신기하고, 재미있고, 풍성함에 놀랐다. 


난 평소 우리말을 잘 사용하고 있었다는 착각을 하며 살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일상 속 남아있는 일본어와 충분히 대체 할 수 있는 뜻의 영어를 사용하지 않고 해당하는 한국어를 쓰려 나름 노력했기에 조금의 자신은 있었다. 내가 쓰고 있는 단어 대부분이 한자어라는 사실은 생각치도 못했다. 이 서평에, 이제까지 썼던 서평에, 그동안 이것저것 적어놓은 공책에 얼마나 많은 한자어가 들어가 있을지 세어 볼 염두조차 나지 않는다. 어차피 이렇게 깊숙이 박혀 있어 빼내지 못하고 이제와 다른 단어를 쓰기 것 마저 어렵다면 뜻이라도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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