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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베이션의 역사
이시카와 히로요시 지음, 김승일 옮김 / 해냄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나는 풍속사에 관심이 많고 이와 관련된 책들을 만나면 읽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풍속사 중에서도 재미있는 것이 성풍속사이다. "마스터베이션의 역사"라는 제목은 성풍속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의 흥미를 유발시키기에는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마스터베이션의 역사"를 잡는 순간 인류가 역사적으로 마스터베이션을 어떻게 행하여 왔는가, 즉, 마스터베이션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가를 기술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쉽다. 그러나 이 책은 마스터베이션에 대한 인간들의 인식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기술하고 있다. 말하자면 마스터베이션에 대한 성의식의 변천사이다. 근대 의학이 발전하는 상당한 기간 동안에도 종교적인 인식의 지배하에 마스터베이션은 악마(마귀)에 의한 죽음의 병으로 인식되어 왔다는 사실을 필자는 다양한 자료들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욕망을 죄악시 하고 성을 억압하던 중세의 시각이 지배하던 시절, 그리고 난삽한 성행활을 통해 성병이 만연하던 시절의 성 인식을 통하여 인간의 성 욕망이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해방될 때까지 상당기간 마스터베이션은 병으로 인식되었다. 최근에 의학의 발전과 종교의 영향력의 축소 등에 의하여 마스터베이션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내용을 소개하였다.
그러나 이 책은 내용을 수미일관되게 소개하고는 있으나 그 서술방식이나 문체등이 지루하다는 것이 흠이다. 필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증명하기 위하여 시간적 순서에 의한 문헌적 자료의 소개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문체 또한 딱딱한 논술 형식이어서 이 분야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사람이나 이 방면의 주제에 대한 많은 책들을 읽어 온 사람 외에는 끝까지 읽기에 지루하다. 그러나 우리의 성 인식의 발전이 어떤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최근의 우리 성 의식이 형성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는지 등을 알 수 있어서 인간의 인식 발전에 경외감을 가지게 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도 아울러 언급하고자 하며, 이러한 관점으로 이 책을 읽는 것도 하나의 재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