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의 감각 - 고요하게 나의 세계를 확장하는
장석주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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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감각 #장석주 #필사책 #필사 #좋은문장

< 청림출판사로 부터 도서 제공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글쓰기 하면 장석주님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 하다.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이다. 글쓰기의 책들을 많이 쓰셨는데 이번에 이렇게 필사책이 나왔다. 괴테,에밀시오랑,톨스토이,피천득,프란츠카프카,보들레르,김애란,박완서 등등 국내외 작가,철학자,시인들의 68편의 명문장을 뽑은 필사 노트이다. 기존에 작가의 책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이라는 2015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 이기도 하다.

요즘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하는 것이 필사이다. 몇 개월째인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하고 있는데, 이번에 이렇게 출판사로부터 받아서 쓰게 되었다. 서평의 날짜는 짧아서 아직 초반정도 쓰고 있지만, 앞으로 노트를 다 쓸때까지는 하루에 한장씩 써내려갈 얘정이다. 아쉬운건 만년필은 사용할 수가 없었다. 만년필이나 조금 진한 젤펜을 사용하면 뒷페이지에 배겨나오기 때문에 얇은 젤펜,연필,볼펜류로 쓰기를 추천한다. 이런 필사 노트의 경우 만년필의 사용여부가 중요할 듯 하긴하다. 만년필을 사용을 못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필사 노트에 맞는 펜을 찾는 즐거움? 도 필사노트를 쓸 때 의식과 같은 일이기에 이 또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제본은 누드제본, 즉 사철 제본으로 되어 있는데, 필사노트의 경우에 이 사철 제본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글쓰기의 편함이 결정 된다고 생각한다. 사철제본 즉 일반 책처럼 제본된 것이 아니고 책을 쫙 펼 수 있도록 - 180도 이상 활짝 펼수 있다 - 제본된 방식이라서, 편하게 글씨를 쓰는데 집중이 가능하다. 그래서 보통의 필사 노트는 이 방식의 제본을 많이 하고 있는데 이 책 또한 사철제본이 되어있다. 또 장점은 한 가지의 책이 아닌 작가가 뽑은 명문장이라서 수많은 책의 좋은 문장들만 가득하다. 그래서 매일매일 다른 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뽑은 문장들은 그리 길지 않기 때문에 쓰는데 무리가 없고 그리고 그 뽑은 문장에 작가님의 그 뽑은 문장에 대한 생각과 감상의 글도 실려있기 때문에 필사 노트뿐만 아니라 한권이 책으로 읽어보아도 좋을 듯 싶다.

아.. 그리고 하나.. 필사 문장이 긴게 나오는데 필사 하는 부분에 작가의 글도 함께 있기 때문에 긴 문장이 나오면 온전히 전부 필사할 수가 없는건 약간 아쉬운부분이다.

필사는 해보고 싶은데 선뜻 어떤 필사노트를 써야하나 고민중이라면 , 이 필사노트가 필사에 입문하기 좋으니 추천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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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어디에서 왔을까 - 양자물리학과 천문학으로 읽는 우주 탄생
크리스 페리.게라인트 F. 루이스 지음, 김주희 옮김 / 시공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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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페리 #우주는어디에서왔을까 #시공사 #양자물리학과천문학으로읽는우주탄생 #우주과학


< 시공사 출판사로부터 도서 제공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


우주에 대한 질문은 늘 크고 멀게 느껴진다. 빅뱅, 블랙홀, 은하의 끝 같은 말들은 듣기만 해도 장엄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일상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바로 그 거리감부터 좁히기 위해 가장 작은 세계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양자물리학자 크리스 페리와 천체물리학자 게라인트 F. 루이스가 함께 썼다. 서로 다른 분야에 서 있는 두 과학자는 공통된 태도를 공유한다. 설명을 억지로 쉽게 만드는 대신, 이해할 수 있는 직관을 만들어 주자는 것. 그래서 이 책은 교과서처럼 답을 쌓아 올리는 대신 질문 하나를 던지고, 그 질문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지도록 자연스럽게 흐른다.


우주는 이렇게나 거대한데, 출발은 왜 이렇게 미세했을까? 저자들은 이 질문을 ‘양자 요동’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광대한 우주는 사실 완벽히 고요한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는 진공조차도,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늘 미세하게 흔들린다. 에너지는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완전한 정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들은 바로 이 작디작은 불안정성이 별을 만들고, 은하를 낳고, 지금의 우주 구조까지 이어졌다고 말한다. 묘하게 감성적인 설명이다.


우주는 처음부터 완성된 설계도가 아니었고, 아주 작은 흔들림을 안고 스스로를 키워온 존재였다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으로 이어진다. 우리 역시 우연과 불완전함 위에서 지금의 자리에 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조용히 남는다.


가장 작은 세계의 법칙이 가장 큰 우주를 만들었다면, 우리의 사소한 생각과 선택도 지금의 삶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일지 모른다. 거대한 답을 찾기 위해 꼭 거대한 출발이 필요한 건 아니듯이. 책을 덮고 나면 우주는 여전히 멀고, 여전히 크다. 하지만 더 이상 막막하지는 않다. 이해할 수 없는 신비가 아니라,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 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우주를 향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우리 자신을 향하고 있다.


과학이 궁금하지만 수식 앞에서 늘 멈칫했던 사람에게, 우주를 좋아하지만 경외감만 남아 있었던 사람에게, 이 책은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된다. 가장 작은 흔들림에서 시작된 우주처럼, 이 책 역시 조용한 질문 하나로 생각을 흔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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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 오늘의 젊은 작가 48
박대겸 지음 / 민음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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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독자단으로 민음사출판사에서 도서 제공받아 쓴 서평 입니다>


지구멸망에 대해 지구에 빌붙어 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알지못하고 결론도 없는 질문과 대답들이 난무하기도 하다. 누군가에는 정설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종교가 되고 누군가에는 무관심이 되는.

박대겸작가의 소설은 적어도 내게는 항상 몇 페이지 만에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무언가를 던진다. 이번 소설도 그 신선함을 기억하기에 바로 펼칠 수 있었다. 화자의 주변인들과 같은 인물들이 내 주변에도 있을 것이다. 꿈이라도 사과나무를 심을 사람. 실제로 심을 사람. 오늘의 세끼를 위해 일을 할 사람. 그리고 지구를 구하기 위해 어떤 무엇이라도 하려는 사람.

‘너는 그 중에 어떤 사람이야?’ 내게 질문을 던지기도 하며 읽었다.

박대겸 작가는 일상에서 벗어나지 않은채 이야기를 끌어간다. 다른 인물들이 미지의 보퉁이를 들고와서 풀어헤치고 또 다른 인물이 다른 차원에서 또다른 보퉁이를 이고지고 온다. 그것들이 현재의 화자와 어우러지며 전개되는 이야기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 같다. 둔탁하지 않은 소리가 읽는내내 기분좋게 가볍게 울린다.

“나는 배운다. 고로 존재한다.”

정말 그렇지. 스포에 관대한 편이지만 SF와 스릴러, 탐정물에 대한 스포는 죄라고 생각한다. 엮어내고 배치한 작가에 대한 존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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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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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파만파독서모임 #벽파만파 #벽돌책읽는모임 #에이모토울스 #모스크바의신사

일단 이 소설을 왜 이제야 읽었는지 후회 막심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책은 진짜 간만에 읽어본 듯 하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 격동의 러시아의 시대에서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 종신 연금형을 받고 30여년을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백작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에 대한 이야기이다. 러시아, (구)소련 의 1922년 볼셰비키 혁명 직후, 구시대의 귀족이라고 치부하여 수많은 귀족들이 혁명이라는 이름하에 몰락하고 처형당하고 수용소로 가게 되는데, 우리의 로스토프 백작은 어떠한 사건으로 호텔의 종신 연금형에 처하게 된다. 혁명이전에는 그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거주했었지만 이젠 호텔의 다락방에서 평생을 살아가야만 한다. 백작은 평생 노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데 자신의 전 재산을 몰수당한채 이 호텔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서는 안된다. 그래서 그는 이 호텔의 웨이터 주임으로써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미국 작가가 썼지만 러시아 혁명이후의 러시아의 이야기를 소설 속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여놓았고, 몰락한 높은 귀족 출신의 젊은 남자가 자신의 품위를 지켜가면서 어떻게 그 열악한 환경을 버티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모스크바의 호텔은 레닌,스탈린 같은 인물들이 거처한 클렘린 궁 맞은편에 있다. 그러다보니 혁명이후의 수많은 권력자들이 이 호텔을 거쳐가게 된다. 그러면서 호텔의 밖에서는 혁명과 전쟁, 권력의 숙청들이 벌어지면서, 약육강식의 시대적인 이야기가 흘러간다. 하지만 호텔 안에서의 시간은 백작이 만든 자신만의 시간의 흐름데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과거의 부와 권력, 영광을 누리던 백작이 한 순간에 죄인으로 전락했지만, 우리의 백작은 그것을 억울해하고 복수심에 불타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현실에 충실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읽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지만 그런 백작이 너무나 귀족스럽고 멋있게 보인다. 그동안에 소설에서 보던 귀족들 중에서 탑클래스 귀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전에 조금씩 백작이 준비하던 것이 빵~ 하고 터지면서 정말 숨가쁘게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지만 페이지가 사라져 가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재미와 의미를 주었던 작품이다. 어떠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들고, 그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삶을 살아간다면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까지 품위와 품격을 지키고, 인정받으면서 살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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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숲 ANGST
김인숙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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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숲 #김인숙 #북다 #한국문학 #2023이효석문학상

<북다 출판사로부터 일파만파독서모임에 도서지원 받아서 쓴 서평입니다>

김인숙작가는 한국문학의 중견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국내 문학상을 수상을 했고 최근에는 2023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그때의 단편 작품을 이번에 장편작품으로 탈바꿈시킨 소설이다. 그리고 이번에 북다 출판사에서 새로운 시리즈 <앙스트>가 나오는데 그 두번째 작품이다. 앙스트시리즈는 한국문단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공포'를 기반으로 한 장편소설로, 한국문단에서 주목받는 여성 작가들로 구성해서 시리즈가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읽기전 이 작품을 공포소설로 알았지만 그건 크나큰 실수였다. 읽어보면 알것이다. 이 작품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런 '공포'의 의미가 아니라 한 가족의 비밀스러운 서사에서 그 속에서 삶을 버티며 살아가는 여성의 시간과 서사가 축적된 이야기 이다. 공포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고딕소설이라는 것이 맞을 듯하다. 초자연적이고 미스터리한 요소가 결합된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이다. 이 작품의 도서 분류가 '공포,호러'로 분류가 되어있는데 이건 좀 수정해야 할 듯하다. 이 때문에 오해하며 읽는 독자가 없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이 소설은 쓰레기를 모으는 쓰레기 '호더' 할머니와 그녀의 유일한 상속자인 손녀의 이야기이다. 어느날 쓰레기 집에서 쓰레기 더미에 깔려서 죽은 할머니를 우연치 않게 발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그 집구성에서 생존해 있던 의문의 한 인물, 그리고 쥐똥나무 아래에 뭍혀있는 유골까지. 이 마을 사람들에게는 이 쓰레기집과 할머니에 대한 내력이야기가 마치 전설처럼 소문이 무성하다. 그 쓰레기더미가 집보다 더 많이 쌓여있던 집의 소유자는 원래 일제시대 때부터 굉장한 부자였고, 지금도 소설속 지역인 산1번지의 거의 모든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을사람들의 소문을 더 크게 만든다. 쓰레기가 가득한 쓰레기 무덤에서 발견된 뼈들에 얽힌 사연들, 쓰레기 더미들이 쓰러질 듯 말듯 한 그 속에서 그 안에서 살아가야 했던 이들의 파편적인 이야기들이 작품의 후반부에 가서는 모든것이 허무하게 무너지게 된다. 쓰레기 무덤의 비밀처럼 사람의 이야기 속에 얽힌 비밀들도 하나씩 드러나면서 집에 쌓인 쓰레기처럼 폐기되지 않고 각자의 이야기 속에 점점 질식하며 쌓여간다. 어떤 비밀이 단절되지 않고 끝없이 대물림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 이 소설은 이렇듯 추리적 기법을 사용해 염소가 포식자를 피해 절벽을 요리조리 다니듯, 쓰레기 더미 속 염소의 길로 다녀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좁은 곳을 헤메이듯 거짓을 지우며 진실에 다가간다. 할머니가 쓰레기 더미에서 깔려 죽은 것이 과연 단순한 사고였을지, 아니면 누군가 의도적으로 계획한 범죄일지를 소설의 마지막 까지 소설속 인물들을 의심해가며 찾아가는 소설이다.

한국 문학에서 고딕소설은 흔히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장르의 특이점이 분명히 장점이 되는 작품이다. 단편의 내용에서는 그것이 매우 임팩트있게 느껴졌었는데, 이번 장편에서는 좀 단점이 되는 점도 있다. 작가의 글솜씨는 매우 훌륭하다, 작품의 소재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한가지 아쉬웠던것은 사건의 흐름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빠르게 진척이 안나간다. 후반부의 진실이 밝혀질때까지 소설 속 모든 인물들의 수상한 점을 이끌고 나가려고 했던 것은 알겠는데, 소설의 전체적인 맥락의 부제와 스토리의 속도감이 없다보니까 이 고딕 소설의 쫄깃함이 없던 것이 아쉬웠다. 좀더 빠른 산건진행과 그 속에서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깊은 이야기가 발현이 되었다면 더 좋은 작품이었으리라 생각했던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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