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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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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소설을 왜 이제야 읽었는지 후회 막심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책은 진짜 간만에 읽어본 듯 하다.
이 작품은 20세기 초 격동의 러시아의 시대에서 모스크바의 한 호텔에 종신 연금형을 받고 30여년을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백작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프 에 대한 이야기이다. 러시아, (구)소련 의 1922년 볼셰비키 혁명 직후, 구시대의 귀족이라고 치부하여 수많은 귀족들이 혁명이라는 이름하에 몰락하고 처형당하고 수용소로 가게 되는데, 우리의 로스토프 백작은 어떠한 사건으로 호텔의 종신 연금형에 처하게 된다. 혁명이전에는 그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거주했었지만 이젠 호텔의 다락방에서 평생을 살아가야만 한다. 백작은 평생 노동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는데 자신의 전 재산을 몰수당한채 이 호텔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서는 안된다. 그래서 그는 이 호텔의 웨이터 주임으로써 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작품은 미국 작가가 썼지만 러시아 혁명이후의 러시아의 이야기를 소설 속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여놓았고, 몰락한 높은 귀족 출신의 젊은 남자가 자신의 품위를 지켜가면서 어떻게 그 열악한 환경을 버티며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속에 등장하는 모스크바의 호텔은 레닌,스탈린 같은 인물들이 거처한 클렘린 궁 맞은편에 있다. 그러다보니 혁명이후의 수많은 권력자들이 이 호텔을 거쳐가게 된다. 그러면서 호텔의 밖에서는 혁명과 전쟁, 권력의 숙청들이 벌어지면서, 약육강식의 시대적인 이야기가 흘러간다. 하지만 호텔 안에서의 시간은 백작이 만든 자신만의 시간의 흐름데로 흘러가는 느낌이다. 과거의 부와 권력, 영광을 누리던 백작이 한 순간에 죄인으로 전락했지만, 우리의 백작은 그것을 억울해하고 복수심에 불타지 않고 자신의 처지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 현실에 충실히 살아가는 모습에서 읽는 이로 하여금 안타깝지만 그런 백작이 너무나 귀족스럽고 멋있게 보인다. 그동안에 소설에서 보던 귀족들 중에서 탑클래스 귀족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전에 조금씩 백작이 준비하던 것이 빵~ 하고 터지면서 정말 숨가쁘게 페이지를 넘길 수 밖에 없었다. 700페이지가 넘는 벽돌책이지만 페이지가 사라져 가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재미와 의미를 주었던 작품이다. 어떠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적으로 만들고, 그 환경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삶을 살아간다면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까지 품위와 품격을 지키고, 인정받으면서 살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갖게 해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