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 흔들리는 어른을 위한 단단한 심리학의 말
구마시로 도루 지음, 정혜주 옮김 / 샘터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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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예전에는 40세 넘으신 어른을 보면, 대단해 보였다. 뭔가 안정되어 보였고, 자기 일과 가정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불혹’이라는 말과 잘 어울렸다. 그렇지만, 내가 40이 되어 보니, 그렇지 않았다. 완전해 보이는 다른 40대와 나는 무엇이 다른 걸까? 고민도 했었다.

 

 

나같은 40대를 위한 책이 나와 반가웠다. 『마흔에는 어른이 될 줄 알았다』. 제목부터 공감 간다. 정말 마흔에는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이 책을 쓴 일본의 정신과 의사 구마시로 도루는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제가 나이 들고 새삼스레 알게 된 것은 어른의 ‘형태’는 다양하고, 어른의 책임과 의무는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른이란 청년이 상상하는 모습보다 훨씬 다양하고, 심리 발달 교과서에 나오는 전형적인 이미지와는 상당히 멀다고, 지금의 저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11쪽)

어쩌면 나도 TV나 드라마, 책에 나오는 40대의 모습을 보고, 그것을 정형화시키지는 않았나 돌아보았다. 그렇기에 내가 그런 모습이 안 되면, 나는 실패한(혹은 잘못된) 모습이었다고 쉽게 자책했었다. 저자는 이 사회가 어른이 되는 것을 방해한다고도 말한다.

오늘날 사회에서는 어른을 실천하고 실감하기 위한 장소가 사실상 쟁탈의 장이 되어버렸습니다. 다시 말해 인생의 의자 뺏기 게임에서 이긴 자만이 어른을 시작할 수 있는, 그런 시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59쪽)

언뜻 이해가 되진 않지만, 점점 결혼하기 어려워지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어려워지는 시대 속에서 참된 어른으로 살아가기가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예전에는 어른이 자연스럽게 됐는데, 이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함을 새삼 느낀다.

저자가 말한 일본의 현 모습이 우리나라와 비슷해 많은 부분이 공감이 갔다. 그중 내 머리에 오래도록 남을 내용이 있었다.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 중년이 된다는 것을요. 그리고 이번에는 내가 어린 사람들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윗사람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심판대에 서게 되는 것입니다. (21쪽)

쉽게 읽고 끝낼 내용이 아니다. 예전에는 어른답지 못한 어른을 보며 손가락질하기에 바빴다. 그렇지만, 내가 이제 그 손가락질을 받을만한 위치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 위치에 있다면, 얼마나 나의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할까.

그동안 어른에 대한 여러 책을 읽어 왔다. 40대라는 특정한 시기를 겨냥한 책도 여러 권 읽었다. 이 책은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어른이 된다는 것을 설명해 주어 도움이 되었다.

특히 <연애와 결혼>, <후배나 부모를 대할 때>, <취미와 함께하는 삶>, <나이 듦의 허무함을 극복하기 위해> 등 40대 중년의 사람이 극히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지적해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어른의 지침서라는 느낌도 든다.

단순히 읽고 치워버리는 책이 아니라, 어른으로서 힘들고, 흔들릴 때마다 다시 읽고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어른은 한 번 되는 게 아니라, 계속 되어지는 것 같다. 계속 성장할 우리들의 40대를 응원한다.

https://m.post.naver.com/my/series/detail.nhn?seriesNo=513718&memberNo=1256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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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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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아쉬운 만남을 뒤로하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달이다. <샘터 3월호>가 새로 시작하는 이들을 축하하듯 찾아왔다.

배우 김승현 씨의 인터뷰가 눈에 들어왔다. 청춘스타로 인기를 얻던 중, 20대 초반, 아이의 아빠라는 것이 밝혀지며, 연예계 생활을 접어야 했었다. 그의 스토리가 궁금했다.

 

 

“전에는 겉모습이나 외모에 열광했다면 이제는 제 삶과 꿈을 마음 깊이 응원해주는 팬들이 많아졌어요. 그분들과 SNS로 소통하다 보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좋은 아빠, 실력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게 성원에 보답하는 길이겠죠?” (21쪽)

그의 말을 들으니,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치는 여유로운 모습이 이해됐다. 어쩌면, 싱글대디라는 것이 사회에서 손가락질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 진정성과 실력으로 점점 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그의 모습이 대견하다. 앞으로도 밝은 모습으로 연기해 나갈 그의 모습을 응원한다.

 

요즘 매너 있는 사람을 찾기 힘든데, 특집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가 공감이 된다. <편의점에서 만난 미소 천사>, <여행길에서 만난 북경 청년의 친절>, <눈길을 걱정해주던 등산객> 등의 글이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그들이 받은 매너를 보며, 나 역시 그런 매너를 갖고 있나 돌아볼 수 있었다. 아직도 세상은 살 만한가 보다.

영화 특수효과 감독인 정도안 씨의 인터뷰도 의미 있었다. 그가 대표로 있는 데몰리션 특수효과팀은 <무사>, <살인의 추억>, <부산행> 등의 영화를 담당했고, 꾸준히 상업 영화에서 특수효과를 담당하고 있다.

“가령 감독이 100을 원하면 저는 항상 120을 준비해간다는 마음으로 일합니다. 남보다 많이 공부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만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니까요.” (42쪽)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알 수 있었다. 한 편의 영화를 위해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앞으로도 그의 손길이 닿은 재미있는 영화를 기대해 본다.

이외에도 샘터 3월호는 특별하고 의미있는 이야기로 가득차있다. <사물에 깃든 이야기>, <날씨 이야기>, <역사 타임캡슐>, <내 인생의 한 사람>.... 조금씩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다. 봄이 오는 것 같다. <샘터>와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해 나갈 모두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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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혜, 듣기 아우름 33
서정록 지음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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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면, 너도 나도 스마트폰 삼매경이다. 책 읽는 풍경은 이제 옛날 신문에서나 봄직하다. 각종 SNS와 뉴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상세히 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디언들의 삶을 공부하고 있는 서정록 씨는 『잃어버린 지혜. 듣기』를 통해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듣기의 비밀을 전한다. 

 

 

수천 년 동안 귀는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으로 알려져 왔다. 물론 눈과 귀 중 어느 하나라도 없으면 우리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불편을 겪는다. 자연 상태에서는 생존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따라서 양자는 서로 보완 관계에 있다. 그러나 영적인 문화권에서는 귀와 소리를 중시했고, 문명권에서는 대체로 눈과 시각적인 문화를 발전시켰다. (18쪽)

저자는 듣기의 비밀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전한다. 1부는 원주민 사회와 전통 사회의 듣기 문화에 대해서, 2부는 태교를 다룬다. 특히 저자는 인디언 사회의 듣기에 대해 강조한다.

인디언들은 그렇게 일상의 모든 행위에서 자연 존재의 이야기와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그것이야말로 생명을 공경하는 것이라고. 또 다른 존재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사람은 이런 침묵과 듣기를 통해 성숙한다. 그리고 투명해진다. (64쪽)

동물과 식물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인디언들은 자연과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는가.

또한, 저자는 침묵과 듣기를 잃는 순간. “나를 앞세우고 남을 지배하려고 한다(65쪽)”고 말한다. 멀리 가지 않더라도 항상 나부터 생각하는 나의 모습을 본다.

저자는 불교와 그리스도교에서도 듣기의 모습을 찾아낸다. 많은 종교계가 요즘은 욕을 많이 먹고 있다. 그 이유가 듣기를 잃어버린 데서 오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태교에 있어서도, 아이의 성장 과정에 있어서도 듣기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이렇듯 인디언 아이의 생활은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나 태어나서도 이야기와 노래로 가득 차 있다.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를 따라 배우는 동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내적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다. (129쪽)

 

 

우리 아이들의 모습은 어떤지 돌아본다. 글을 깨우칠 때부터 학원에 보내야만 하는 사회. 그 속에서 아이들의 감정과 욕망은 뒷전이고, 지식만이 강조된다. 그런 부담 없이 마음껏 뛰노는 아이들의 삶이 부러워진다.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잃어버린 것들을 일깨워준다. 한편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조언한다. 어쩌면 우리는 그 답을 이미 알고 있는지 모른다. 나부터 듣기의 삶을 시작해야겠다.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단은, TV와 스마트폰, 노트북부터 멀리하자. 멀리하는 만큼, 새롭게 들리는 것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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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2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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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은지 열흘이 지났다. 아직 2019년이란 것이 실감이 나지 않지만, 새해가 주는 설렘이 있다. <샘터 2월호>가 찾아왔다. 표지에 그려진 오색빛 꽃신이 새해의 설렘을 더해준다.

맨 처음 눈에 띈 것은 기상캐스터 배혜지의 인터뷰였다. 천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기상캐스터가 된 그녀는 ‘기상 기사 자격증’까지 날씨 예측에 정확성을 기하게 됐다.

“심각한 사건 사고가 많은 날이었는데 날씨가 맑다고 해서 명랑한 표정으로 예보할 순 없잖아요? 그런 날은 대본도 너무 튀지 않게 작성하고 차분한 톤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20쪽)

기상캐스터는 날씨에 대한 정보만 전하는 직업으로 생각했는데, 그녀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앞으로 뉴스 일기예보를 조금 더 자세히 볼 것 같다. 이 기사 때문인지 평소에는 넘겨 버렸을 <날씨 인문학> 코너도 주의 깊게 읽었다. 우리 조상들에게도 자연의 때를 아는 것이 중요했음을 새삼 깨닫는다.

축구해설가 한준희 씨의 인터뷰도 인상 깊었다.

“제 눈으로 직접 팀의 전술, 전략, 선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해야 순간순간 매끄러운 해설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경기가 열릴 때는 출전 선수들뿐만 아니라 관중석에 앉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신상정보까지 꿰고 있어야 합니다.” (42쪽)

그는 축구 관련 서적을 번역 출간하기까지 했다. 대표적인 학구파 해설위원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그는 축구 경기를 챙겨 보다 아침에 병원 응급실에 갔다 왔다. 앞으로도 건강한 모습으로 축구의 생생한 열기와 정보를 오래도록 전달해 주었으면 한다.

<마을로 가는 길>에 소개한 충남 부여의 그림책 마을도 내 눈을 사로잡았다. 송정리에 위치한 이 마을은 23명의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2년 전 마을 홍보를 위해 그림책을 한 권씩 펴냈다고 한다. 세상에서 한 권밖에 없는 그림책인 셈이다. 이 마을에 있는 그림책찾집, 송정야학장, 송정 저수지 등을 나중에 꼭 찾아가고 싶다.

이외에도 이번 호에는 <지구별 우체통>, <희망 나누기>, <보통의 조그만 나날들>, <케이팝으로 읽는 세상>, <역사 타임캡슐> 등 알찬 기사들이 넘쳐난다.

새해의 설렘이 아직도 남아있는 지금, 샘터를 읽으며, 2019년 새해를 매일매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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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9.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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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며칠 있으면 끝이 난다. 아쉬움 속에 2019년 샘터 1월호가 찾아왔다. 겉표지가 새로워졌다. 쓰다 남은색색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든 조각보 모양이 마치 설빔을 입은 것처럼 예쁘다. 겉표지만큼 속의 내용도 더욱 알차고 새로워졌다.

특집이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새해가 되면 생각나는 그 사람>이라는 주제였다. <장미빛 유년을 선물해 주신 선생님>,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준 아저씨>, <삶의 이정표가 된 읍장님의 장학금> 등의 글은 마치 내 얘기처럼 진솔했다. 글들을 찬찬히 읽으며, 한해의 마지막에 내 지친 어깨를 다독여 준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시조시인 박기섭 씨의 인터뷰도 인상 깊었다. 40년 넘게 시조를 써오고 있는 그는 시조를 이렇게 말한다.

“시조는 형식에 갇혀 있는 문학이 아니라 형식을 통해 완성되는 시예요. 형식을 지키면서도 얼마든지 새롭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장르가 시조지요. 이런 ‘정형성 속의 가변성’이 지금껏 저를 시조에 매달리게 한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40쪽)

시인은 1974년 <샘터>에 기고한 시조 덕분에 시조시인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어쩌면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평생토록 걸어간 우직함이 대단하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계속적으로 쓰셔서 많은 이들이 시조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가길 바란다.

<샘터 1월호>에는 새로운 꼭지도 여럿 있었다. <사물에 깃든 이야기>, <휴식의 기술>, <역시 타임캡슐> 등의 글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케이팝으로 읽는 세상>이 흥미로웠다. 이번 호 주제는 <방탄소년단이 데미안을 만났을 때>였다. 지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글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분명 그들에겐 무언가 ‘다른 것’이 있었다. 한두 마디 말로 설명할 순 없겠지만, 마치 비틀즈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팝 아이돌’이라고 비난을 받던 초기 시절, 그들 안에 꿈틀거리던 시대 감성이나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가 방탄소년단에게도 동일하게 느껴졌다. (61쪽)

 

이외에도 기존의 연재기사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희망 나누기>, <모두의 디자인>, <보통의 조그만 나날들> 등의 여전히 따뜻하고 알찬 이야기들이 추운 날씨를 견디게 한다.

이제 며칠 있으면 1월이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겠지만, 샘터가 매월 전해주는 따스한 온기처럼, 올 한해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길 소망한다.

* 샘터 네이버 공식 포스트 http://post.naver.com/isamt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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