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이 맨 먼저 눈에 들어왔다. <새해가 되면 생각나는 그 사람>이라는 주제였다. <장미빛 유년을 선물해 주신 선생님>,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준 아저씨>, <삶의 이정표가 된 읍장님의 장학금> 등의 글은 마치 내 얘기처럼 진솔했다. 글들을 찬찬히 읽으며, 한해의 마지막에 내 지친 어깨를 다독여 준 고마운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시조시인 박기섭 씨의 인터뷰도 인상 깊었다. 40년 넘게 시조를 써오고 있는 그는 시조를 이렇게 말한다.
“시조는 형식에 갇혀 있는 문학이 아니라 형식을 통해 완성되는 시예요. 형식을 지키면서도 얼마든지 새롭고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장르가 시조지요. 이런 ‘정형성 속의 가변성’이 지금껏 저를 시조에 매달리게 한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40쪽)
시인은 1974년 <샘터>에 기고한 시조 덕분에 시조시인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어쩌면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평생토록 걸어간 우직함이 대단하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계속적으로 쓰셔서 많은 이들이 시조의 아름다움을 발견해 나가길 바란다.
<샘터 1월호>에는 새로운 꼭지도 여럿 있었다. <사물에 깃든 이야기>, <휴식의 기술>, <역시 타임캡슐> 등의 글은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케이팝으로 읽는 세상>이 흥미로웠다. 이번 호 주제는 <방탄소년단이 데미안을 만났을 때>였다. 지금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왜 성공할 수 있었는지 글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분명 그들에겐 무언가 ‘다른 것’이 있었다. 한두 마디 말로 설명할 순 없겠지만, 마치 비틀즈와 엘비스 프레슬리가 ‘팝 아이돌’이라고 비난을 받던 초기 시절, 그들 안에 꿈틀거리던 시대 감성이나 날것 그대로의 에너지가 방탄소년단에게도 동일하게 느껴졌다. (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