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빛나는 예외 - 일방통행에 들어선 청춘에게
전아론 지음 / 샘터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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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예외인데 빛난다니. 보통 예외는 주류에서 벗어난 것을 의미하지 않나. 그런데, 빛난다? 그 발상이 새로웠다. 그래서 많고 많은 에세이 홍수 속에서 또다시 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우리는 모두 빛나는 예외.

 

저자는 <대학내일> 편집장인 전아론이다. 역시 청년들을 위한 글이 많다. 청년이 겪고 있는 취업 문제에서부터 어른이 된다는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꼰대처럼 어떻게 살아라라고 주문하지 않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식으로 공감한다.

 

조금씩 조금씩, 적당히 어른이 되어도 괜찮다. 어쩌면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자체가 어른이 된다는 것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101)

 

 

특히 시, 소설, 만화, 노래 가사 등 다양한 이 이 책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고 있다. 작가의 체험과 생각과 어우러져 마치 맛있는 음식으로 탄생한 듯하다.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도 곱씹을 만하다.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건 쓰는 행위뿐이니까요. ‘쓰는 행위를 계속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면 직업과 상관없이 그 사람은 쓰는 사람입니다. (128)

 

꼭 순서대로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머리맡에 두고, 자기 전에 몇 장씩 읽어도 좋으리라. 지금 자신의 문제라면, ‘맞아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라며 위로와 격려를 얻을 것이다. 이미 지나왔던 문제라면, ‘내게도 그랬던 시절이 있었지라며 추억을 소환할 수 있지 않을까.

 

왜 내가 이런 글들을 썼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쓰기 위해 썼다는 답뿐이다. 나를 잠식했던 어둠들이, 한 글자 한 글자 적어 내려갈 때마다 조금씩 물러났다. 희미하게나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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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6.4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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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 이웃의 따뜻한 이야기와 다양한 소식이 담겨 있는 <샘터>46주년을 맞이했다. 창간보다는 폐간 소식이 더 많은 잡지계에서 46년을 지켜온 것이다.

46주년 기념호이니만큼 특별하고 다채로운 소식이 많았다. 먼저 엄홍길 대장의 인터뷰가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0년 세계에서 여덟 번 째, 아시아 최초로 8m 14좌를 완등하고, 두 위성봉까지 올라 2007세계 최초 히말라야 8m 16좌 완등을 성공한 엄 대장. 그와 실패라는 단어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성공만 계속됐다면 자만심이 들어 언젠가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그런데 난 다행히 일찍 실패했기 때문에 나를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된 거였죠.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요.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얻는 게 더 많거든요.” (16)

 

그도 성공만큼이나 많은 실패를 맛보았다. 하지만, 실패가 그에겐 끝이 아니었다. 오히려 거기에서 중요한 것을 배우고, 성공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의 인터뷰를 찬찬히 읽어보며, 나는 실패를 통해 무엇을 배워나가고 있는지 돌아보았다.

 

<법률 스님의 마음 공부>도 의미 있었다. <고민이 너무 많은 게 고민입니다>라는 고민의 대답으로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그럴 때는 내가 심사숙고를 해야지하면 생각을 많이 해도 되지만, ‘내가 이러지 말고 단순해야지할 때에는 그냥 행동을 먼저 해버리면 된다 이 말이에요. 자기가 원칙을 정했으니까요. (21)

 

나 역시 어떤 행동을 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하곤 한다. 고민 전에 먼저 행동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매달 유용한 글쓰기팁을 주는 <서민의 글쓰기>. 이번 호에는 독서의 중요함을 말한다.

 

독서의 효과는 단순히 문장이 매끄러워지는 데 그치는 게 아닙니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을 인용하면 글이 한층 더 격조 있어집니다. (51)

 

서민 교수는 하루에 한두 시간만이라도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으라고 주문한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일단 스마트폰을 내려놓아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이외에도 <김용택의 섬진강 편지>, <이해인 수녀의 흰구름 러브레터>, <공원국의 춘추천국>, <박수밀의 옛사람의 마음> 등 곱씹어야 할 글이 많았다. 이런 좋은 글들이 있기에 46년간 독자의 사랑을 받았으리라.

 

앞으로도 따뜻한 글과 소식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좋은 잡지로 남았으면 한다. <샘터>의 이 표어처럼. 내가 만드는 행복, 함께 나누는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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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한 10인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지음, 김윤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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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을 둘러봐도 여러 가지 물건으로 가득차 있다. 이젠 그 수가 너무 많아져, 감히 치울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언젠간 치워야지하면서도 미루기가 일쑤다.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리라.

 

과감히 물건을 정리하고, 행복을 찾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심플한 생활을 통해, 마음과 생각을 정리한다. 소위 말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들의 미니멀 라이프 생활을 담은 책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를 소개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 실제로 물건을 줄이고, 자신만의 풍요로운 시간으로 채워 가는 열 명의 이야기를 담는다. 오하기 씨는 말한다.


그녀는 예전부터 방 정리가 정말 고역이었다. 지금도 정리하는 데는 서툴지만, 본가에서 살던 시절에는 정리 좀 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그 정도로 방이 지저분했다. (31)

 

 

이들 역시 처음에는 넘쳐나는 물건에 치여 여유가 없었다. 차차 물건을 줄여가자는 선택을 한다. 단순히 줄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남긴다. 미니멀한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옷의 가짓수를 옷장 안에 걸 수 있는 정도의 양으로 제한하고, 매일 조금씩 빨래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후딱 정리할 수 있다. (16, 유루리 씨)

 

예전에는 책이 매우 많아서 책장만 해도 몇 개나 갖고 있었지만, 전자화한 후 모두 처분했다. 좋아하는 만화책도 사거나 따로 보관하지는 않는다. (67, 히지 씨)

 

저는 책뿐 아니라 옷이나 잡화 등도 새 물건을 사면 오래된 물건 중 하나를 버리기로 원칙을 정하고 철저히 지킼고 있어요.” (156, 오후미 씨)

 

책을 쭉 읽어가면서,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이 없으면 그만큼 불편하지 않을까? 이들의 고백을 듣고, 조금씩 마음이 바뀌었다. 직장인 이노우에 씨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물건들로 넘쳐나고 있어요. 더 많은 물건들을 갖는 것과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죠.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 물건에 지배당하지 않고 마음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121)

 

열 명의 이야기를 쭉 읽고 나니, 과감하게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삶을 선택한 이들의 결심이 대단해 보였다. 물론,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똑같이 따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집에 와도 참다운 쉼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 아닌가. 당장 버려도 괜찮을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만 해도 변화의 큰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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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 민들레 국수집 주인장 서영남 에세이
서영남 지음, 이강훈 사진 / 샘터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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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정보없이 읽었다. ‘민들레 국수집이라? 이름 그대로 한 식당의 창업 스토리를 예상하고 읽어 내려갔다. 전혀 아니었다. 노숙인들을 먹이기 위한 식당이 민들레 국수집이었다. 단순히 먹는 것만을 책임지는 건 아니었다. 어르신에게 옷가지와 생필품을 지원해 주기도 하고,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단돈 300만 원으로 시작한 민들레국수집이 13년이나 지났고, 현재는 민들레꿈 어린이공부방, 민들레꿈 어린이밥집, 민들레책들레 도서관, 민들레희망센터, 민들레 진료소, 민들레 가게를 운영 중이다.

 

나와 아무런 인연이 없던 사람들이 형제로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리는 다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민들레 식구는 바로 이런 삶을 지향합니다. (39)

 

서영남 대표는 노숙인 한 명 한 명을 그냥 보고 넘기지 않았다. 각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필요를 채워주려 애쓴 것이다. 도움을 받은 사람이 나중에는 봉사자로 함께하는 경우가 많다. 서 대표의 사랑이 그들에게 전해진 것이리라.

 

민들레 국수집만의 특징이 있다. 다른 구호 시설이나 무료 급식봉사소에선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당연한 모습이리라. 하지만, 이곳에선 다르다. 줄을 서지 않고, 제일 배고픈 사람부터 들어가서 밥을 먹는다. 좀 의아했다. 그래도 줄을 서야 질서 있고, 빨리 봉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서 대표의 말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

 

노숙하시는 분들이나 우리 사회의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인 약자들은 모두 세상의 줄에서 가장 맨 끝에 있는 이들입니다. 줄 서기 경쟁에서 밀려 뒤로 처진 이들입니다. 너무 착해서, 너무 욕심이 없어서 줄 서기 경쟁에서 밀려 밥 한 그릇 맘껏 드실 수 없는 손님들을 대접하는 곳에서 또다시 줄을 세워 경쟁에서 이긴 사람부터 식사하게 해드린다는 것은 옳지 않기 때문입니다. (25)

 

 

서영남 대표의 눈은 더 먼 곳으로 향했다. 2014년에는 필리핀으로 건너가 가난한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필리핀 민들레 국수집도 열었다. 필리핀 다문화가족모임, 필리핀 엄마들을 위한 한글교실도 열고 있다. 더구나 도움을 주어서는 안 될 것 같은 이들에게도 사랑의 손길을 뻗쳤다. 바로 교도소 수감자들. 서 대표는 이들에게 비누와 치약을 건넸고, 교도소 내 빵가게에서 빵을 사소 재소자 전원에게 나누었다. 경찰서 유치장도 방문해 쌀을 나누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보답할 길이 없는 이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것은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지요! (165)

 

눈물이 핑 돌기도 하고, 입가에 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밑바닥까지 내몰린 사람들의 상황이 안타까웠다. 그런 그들이 도움을 받아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모습은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일깨워 주었다. 이해인 수녀의 시 <함께 가요, 우리>가 작가의 마음을, 독자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다.

 

서로 먼저 격려하며

함께 살아요, 우리

함께 나누어요, 우리

 

함께 살아야겠다. 함께 나누어야겠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고, 그것이 바로 기적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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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 나쁜 문장 살림지식총서 376
송준호 지음 / 살림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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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면, 맞춤법 틀린 자막이 종종 나온다. 제작진의 실수도 있지만, 일부러 틀린 문장을 내보내기도 한다. 문제는 청소년들이 아무 생각없이 그 틀린 문장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조건 줄이고 보는 줄임말, 도통 뜻을 알 수 없는 외계어들이 널려 있다.

 

살림지식총서 좋은 문장 나쁜 문장은 우리가 실생활에서 잘못 쓰고 있는 문장을 소개한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야 좋은 글, 좋은 문장을 쓸 수 있는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글은 살아가면서 얻은 생각과 느낌을 정리해서 표현하는 중요한 방식이다. 다양하고 풍부하게 느끼고 체계적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진정 인간다운 삶은 글쓰기에서 비롯된다. (3)

 

작가의 말처럼 글쓰기는 이제 어느 누군가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 잘못된 글쓰기 방식을 돌아보았다. 특히 자꾸 멋부리려고 하고, 비슷한 의미의 단어를 계속 사용하는 내 습관을 볼 수 있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뜻이나 모양이 같은 말을 반복해서 쓰는 건 전달하려는 바를 필요 이상 강조하거나 문장에 멋을 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26)

 

외에도 <정확한 단어 정확한 문장>, <군살없는 S라인 문장>, <단어들이 조화된 문장>, <참신한 단어 세련된 문장>, <자연스럽게 연결한 문장>, <읽기 좋고 맛깔스러운 문장>, <문장부호와 띄어쓰기의 활용>을 통해 좋은 문장의 기본을 성실히 배울 수 있었다.

 

민족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데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말과 글일 것이다. 자꾸 오염되어 가고, 변질되어 가는 우리말. 넋 놓고 체념하지만 말고 나부터 좋은 말 좋은 문장을 쓰도록 노력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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