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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 - 물건을 버리고 삶을 선택한 10인의 미니멀 라이프 도전기
미니멀 라이프 연구회 지음, 김윤경 옮김 / 샘터사 / 2016년 3월
평점 :
사방을 둘러봐도 여러 가지 물건으로 가득차 있다. 이젠 그 수가 너무 많아져, 감히 치울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언젠간 치워야지’하면서도 미루기가 일쑤다.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니리라.
과감히 물건을 정리하고, 행복을 찾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심플한 생활을 통해, 마음과 생각을 정리한다. 소위 말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들의 미니멀 라이프 생활을 담은 책 『아무것도 없는 방에 살고 싶다』를 소개한다. 이 책은 일본에서 실제로 물건을 줄이고, 자신만의 풍요로운 시간으로 채워 가는 열 명의 이야기를 담는다. 오하기 씨는 말한다.
그녀는 예전부터 방 정리가 정말 고역이었다. 지금도 정리하는 데는 서툴지만, 본가에서 살던 시절에는 ‘정리 좀 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그 정도로 방이 지저분했다. (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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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역시 처음에는 넘쳐나는 물건에 치여 여유가 없었다. 차차 물건을 줄여가자는 선택을 한다. 단순히 줄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남긴다. 미니멀한 삶을 살기 시작한 것이다.
옷의 가짓수를 옷장 안에 걸 수 있는 정도의 양으로 제한하고, 매일 조금씩 빨래를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후딱 정리할 수 있다. (16쪽, 유루리 씨)
예전에는 책이 매우 많아서 책장만 해도 몇 개나 갖고 있었지만, 전자화한 후 모두 처분했다. 좋아하는 만화책도 사거나 따로 보관하지는 않는다. (67쪽, 히지 씨)
“저는 책뿐 아니라 옷이나 잡화 등도 새 물건을 사면 오래된 물건 중 하나를 버리기로 원칙을 정하고 철저히 지킼고 있어요.” (156쪽, 오후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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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쭉 읽어가면서,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건이 없으면 그만큼 불편하지 않을까? 이들의 고백을 듣고, 조금씩 마음이 바뀌었다. 직장인 이노우에 씨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물건들로 넘쳐나고 있어요. 더 많은 물건들을 갖는 것과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살아가는 것 중에서 어느 쪽을 택할지는 자신에게 달린 문제죠.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없는 쪽을 선택하는 편이 물건에 지배당하지 않고 마음 편한 나날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121쪽)
열 명의 이야기를 쭉 읽고 나니, 과감하게 미니멀리스트로서의 삶을 선택한 이들의 결심이 대단해 보였다. 물론, 이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똑같이 따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집에 와도 참다운 쉼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 아닌가. 당장 버려도 괜찮을 물건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만 해도 변화의 큰 시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