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 친구와 웃으며 즐겁게 지내는 것도 필요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의리와 응원하는 마음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 P167
"사람들이 눈을 굴리며 가 버리겠죠. 아니면, 지하철에서 그런일이 생겼다면 모두가 절 쳐다보면서 정말 바보 같고 이상한 여자라고 생각할 테고요." "잘했어요. 아주 잘했어요. 당신이 묘사한 상황은 현실적으로 위리가 다 수용할 만한 시나리오예요. 당신이 누군가에게 질문하고, 그 사람은 눈을 굴리며 가 버린다. 그 사람은 당신이 바보 같다고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걸로 끝이에요. 삶은 계속되죠. 세상에는수많은 사람들이 살아요. 그중 몇몇은 우리를 바보라고 생각하며살 수도 있고, 그래도 괜찮아요." 스테판 교수가 말했다. - P46
아래층으로 다시 내려가 앨리스와 마주 보고 앉았다.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 진행해 나갔다. 그녀는 많은 말을 했지만, 말들이 머리에 제대로 와닿지 않았다. 소리를 듣는 데 1분은 걸리는 듯했다. "당신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에요. 우주의 중심도 아니고요." 그녀가 내게 말했다. 맙소사. 앨리스가 뭘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내 공연 때문에 나만큼 끙끙거리고 괴로워할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는 걸 말하고있었다. 내 생각이 맞았구나. 그녀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내가청중의 반응과 완벽하지 못한 내 능력에 대해 지나치게 많이 걱정하는 건 맞지만, 또 한편으로는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도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게 문제였다. 안 그래도 내가 무대에 설 만한 사람인지, 관객들의 주목을 받을 만한지 자신이없는 상황에서 ‘당신은 특별하지 않다‘는 말까지 들으니 본래 가지고 있던 공포가 배가되는 느낌이었다. - P103
그 말이 맞았다. 친구는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고, 함께 웃고, 조언을 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영감을 주고, 우리 삶을 기쁨으로 채워 준다. 내가 자꾸만 외롭다고 느끼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친한 친구가 없어서였다. 전화를 걸어 지금 만나자고 할 사람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눌 사람도, 가끔 어울려노는 친구 모임도 없었다. 큰 걸 바라는 게 아니었다. 누구에게 보이고 싶은 건 더더욱 아니었다. 그저 내가 싫어하는 사람에게 같이 악담을 퍼부어 줄 친구 몇 명이면 충분했다. 브레네 브라운BrenéBrown 은 이런 친구를 일컬어 ‘시체를 함께 옮겨 줄‘ 친구라고 했다. 그 왜, 뜻하지 않게 사고로 살인을 저질렀을 때 믿고 전화할 그런친구. - P147
때로 새 친구는 내게 연락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의 삶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남이 다 알기는 어렵다. 가족중 누군가가 아플 수도 있고, 모든 에너지를 끌어모아 집중해야 할만큼 큰일을 겪는 중일 수도 있고, 가슴 아픈 일을 겪고 조금씩 회복 중일 수도 있다. 그건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멘토인 레이철도 그렇게 말했다. "진짜 친구가 되기 전까지는 상대방이 내 친구처럼 행동할 거라고 기대해선 안 돼요. 사람은 원래이기적인 존재다, 뭐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사람들이 당신에게 빚을 진 것도 아니잖아요. 그러니 상대가 연락하지 않거나 답장을 하지 않더라도 너무 상처받진 말아야해요." - P180
물론 먼저 말을 꺼내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움직이지 않으면 인생에서는 말 그대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가볍게 차 한 잔 어떠냐고 묻는다고 뭘 잃는 것도 아니었다. 앱에서 나와 문자를 보내기만 해도 일은 훨씬쉬워졌다. 상대가 싫다고 말한대도 상관없었다. 적어도 상대가 나를 만날 생각이 없다는 건 알게 됐으니까. 나 역시 그렇게 알게 됐다. 하룻밤 사이에 스물아홉 명의 여자에게 거절 비슷한 것을 당한 후에. 그래도 죽지 않고 잘 살아 있지 않은가. - P181
일과 관련된 인맥을 쌓고 싶다는 생각에 행사에 나가기 시작했고, 매번 최선을 다해 사람들을 만났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안 되는 일도 있는 법이었다. 그런데도 왜 굳이 계속하느냐고? 아무리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성공 여부는 그가 누구를 아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큰변화는 우리 주위의 아는 사람, 다시 말해 ‘느슨한 연대weak ties‘로부터 시작된다고 밝힌 연구 자료가 있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을 포함하는 ‘강한 연대strong ties‘는 유사한 인맥에 중복된 정보를 가지고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동호회나 인터넷 등을 통해 느슨한 관계로 엮인 사람들은 우리에게 다양한 정보와 조언을 제공하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그들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직업을 얻기도 하고, 뜻하지 않게 영감을 얻거나 제작 의뢰를 받기도 하고, 공동 연구자를 찾기도 한다. 가까운 사람에게서는 얻기 힘든 것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와 약하게 연결된 사람들, 느슨한 연대가 실제로는 우리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연구는 주장한다. - P187
사람들을 만나 할 말이나 행동을 미리 연습해 두는 건 어색하지않냐고 물었더니 리차드도 그렇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맞게적절하게 움직이는 능력이 곧 카리스마라고 설명했다. 장소의 분위기를 판단하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하고 적절하게 응답하는 것, 상대의 에너지에 나를 맞추는 것, 그게 전부라고 했다. - P196
리처드는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일은 사실 매우 쉽고, 몇 가지 간단한 단계만 거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했다. 먼저, (‘네’, ‘아니오’로 대답하는 질문 말고) 개방형 질문을 할 것, 상대의 대답을 귀담아들을 것, 그리고 대답에 맞게 의미 있는 질문을 이어갈 것(그 부분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그건 어떤 것인가요? 무엇 때문에 마음이쓰이는 거죠?), 그래서 내가 상대의 말을 얼마나 주의 깊게 듣고 있는지 보여 줄 것. 그런 다음, 결정적으로 상대의 감정을 인정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 P197
"저는 개 산책 도우미로 일하다 보니 하루 종일 개들과 시간을보내고 있어요." "하는 일은 어때요?" "진짜 좋고 마음에 쏙 들어요. 개들만큼 좋은 동물은 이 세상에없으니까요." "네 그렇죠. 그 일 정말 멋진 것 같네요. 저도 그런 일 하고 싶어요! 당신 정말 대단해요."
이게 다라고? 이게 카리스마라고? - P198
"또한 진정성 있게 대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상대에게 진짜로흥미를 갖고 진심으로 관계 맺기를 해야 해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상대는 위선이라고 느낄 거예요." 그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 P198
리처드는 많은 사람이 일과에 얽매여 좀처럼 여유를 갖고 자기감정을 돌보지 못하고 산다고 말했다. 아니면 서로의 감정에 관해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하고 살거나. 네트워킹이벤트에 온 사람들은 서로를 경계하거나 지나치게 즐거운 척하기마련이었다. 그럴 때 우리가 상대의 감정을 발산할 수 있게 얘기를들어주고, 연민을 갖고 공감해 준다면 진정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거라고 리처드는 말했다. 하지만 대개 이런 만남은 짧은 시간 동안이루어지는 특성이 있어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며 배운 노하우를 기본적으로 적용하되, 최대한 힘껏 속도를 올리라고 했다. - P199
알겠어요. 하지만 내가 우리 집 소파를 정말 정말 떠나고 싶지않을 때는 어떡하죠?
내 고민에 그녀는 이렇게 답해 주었다. "가끔은 넷플릭스와 배달 음식이 정신 건강에 좋을 때도 있죠. 또 가끔은 집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뭔가 새로운 걸 경험하는 게 훨씬 더 건강할 때도있고요."
그러더니 뭔가를 공모하는 듯한 말투로 이런 말을 덧붙였다. "그래도 성격이 소심하고 내향적이라면 파티에 가기 전에 출구 전략을 미리 세워 두는 건 필수 아닐까요?" - P202
이제 나는 안다. 사람들과 진정한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일단 나가서 사람을 만나고, 리처드가 가르쳐 준 조언 - 질문을 하고 의미 있는 대답을 하고, 상대의 감정을 인정해 준다 - 을 되새기며 최선을 다해 내 진심을 전달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그렇게 카리스마의 마력을 쏟아붓다 보면 아무리 어색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그 시기를 잘 견디고 나아가 진짜 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때쯤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도 할 수 있을 터였다. ‘혹시 아는 유령 있어요? 그 유령들,나이는 몇 살이나 됐대요? 당신에게 잘해주나요?‘ - P208
나는 에마에게 이메일을 보내 나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전략을 펴겠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녀의 보내 온 대답은 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솔직히 말해 저는 이런 곳 자체를 피해요. 커다란 명찰을 달고돌아다니는 진부한 네트워킹 이벤트에서 누군가와 제대로 소통을해 본 적이 없거든요. 반면에 새로운 사람들을 소규모로 만나 함께저녁을 먹거나 가볍게 술을 마시는 게 ‘네트워킹‘을 하기에는 최고의 환경이죠. 목적이 있어 사람을 만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런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바로 저만의 비결이에요." - P209
이런 저녁 모임에 나간다고 당장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리처드, 데이지, 에마가 했던 말을 종합해 보면, 결국 그들이하려는 말은 같은 얘기였다.
네트워킹은 천천히 타오르는 모닥불같아서 단시간에 끝낼 수 있는 게임이 아니라는 것. 사냥이라기보다는 땅에 씨를 뿌리고 가꾸는 쪽에 가까웠다. - P212
우리는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른 인간과 연결되는 가장빠른 방법은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 P228
그리고 즉흥 연기의 기본 토대라 할 수 있는 ‘예스, 앤드………’ 개념을 소개했다. 어떤 장면에서 상대가 무슨 말을 하건 우리는 그걸받아들이고(예스) 그런 다음 이야기에 뭔가를 덧붙여 나가야 한다는(앤드…………) 설명이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 P240
나는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못 한다고 주눅 들고 자포자기하면 그건 진짜 별 볼 일 없는 것이다.‘
나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못 한다고 주눅 들고 자포자기하는 사람은 더더욱 되고 싶지 않았다. - P274
- "무대에 오르기 전에 술 한 잔은 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딱 한 잔만이에요. 여러분은 관객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에요."
케이트는 무대에 서는 일에 대해 꼭 이런 식으로 표현했다. 우리는 전쟁터에 나간 것이고, 관객은 우리의 적이다. 우리는상대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그들이 우리에게 저항하면 반드시 제압해라. - P284
자신감 있는 사람인 척 연기를 했더니 어느새 정말로 자신감 있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것이야말로 정말 마법에 가까운 묘기가 아니었을까? - P296
깊이 있는 대화를 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반드시 양방향이 함께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서로가 자기 생각을 드러내고 공유하며, 약한 모습도 기꺼이 보여 줘야 했다. 누군가를 상대로 먼저깊이 있는 대화를 시작해 놓고 자기 속마음은 꺼내 놓지 않는다면, 그건 순진한 사람을 희롱해 극히 개인적인 정보를 말하게 한 것과다름없었다. - P301
언젠가 폴은 내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보통 거절에 대한두려움은 실제보다 더 과장되게 느껴지는 법이야." - P394
외로움은 특히 스스로를 지켜낼 힘이 없을때 몰래 찾아온다 - P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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