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2 : 진중권 + 정재승 - 은밀한 욕망을 엿보는 크로스 2
진중권.정재승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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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분토론에서만 보았던 진중권을 여기서 또 보게될줄이야! 진보적인 논평으로 매번 화제를 모으던 진중권의 글을 이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어 매우 좋았다. 또한 인문학자의 글과 더불어 정재승이라는 과학적 논평의 대가를 만나보게 된 것 또한 매우 큰 보람이라 생각한다.

 

 크로스 시즌1은 무슨 주제를 다뤘는지 모르겠지만, 이 시즌2는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이슈들과 두 글쟁이들이 (무슨 근거로 정한 주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한 주제들을 다룬다. 마치 두 학자들이 서로 다른 분야의 생각과 논리로 각자의 생각을 나눠보고 대비를 해보는 자리에 내가 서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탁자를 놓고 서로 마주보며 공통된 주제로 대화를 하는데 내가 그 옆에서 사회를 보는 느낌이랄까? "자, 이번엔 인문학자 진중권씨가 말씀하시지요. 기회는 딱 3분입니다."

 

 나는 꼼수다와 더불어 아이들의 뽀통령 뽀로로, 트랜스포머, 자살 등과 같은 요즘 너무 핫하다 못해 이건 좀 아니잖냐 싶을 정도로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주제들은 현실감각 없는 젊은이들, 특히나 요즘 이슈들에 대해 한번쯤 고찰해보고 생각하기를 원했던 사회인들에게 매우 유익한 내용이 아닐까싶다. 누구나 다 대충 들어는 본 내용인지라 생각을 정리하는 정도로 읽을만한 거리가 필요할진데, 이 책이 그것을 충족시켜준다. 신문과 뉴스만으로는 뭔가 아쉬운 사회인들에게 부가적으로 영양을 공급해주는 영양소느낌이 물씬 든다.

 

 또한 위에서 말했다시피, 탁상공론을 하는 도중 서로 핫한 이슈들을 꺼내다가 소재고갈의 위기가 왔을때 "어떤 주제를 하지? 이야깃거리가 다 떨어졌는데.."하며 서로 당황해할 쯤 "이거 어때?" 하며 우연히 언급됬 듯한 주제들. 즉 라디오, 학교 짱, 고현정, 컵라면과 같은 옛 향수를 느끼게 하면서 의외로 파급효과가 큰 주제들을 다룰때는 뭔가 소소한 재미가 불쑥불쑥 느껴지곤 했다. (내가 태어나기 전의 역사, 사회모습을 볼 수도 있어 굉장히 흥미로웠다.)

 

 로또에 대한 과학적 접근은 '나도 이번 기회에 로또를?..'

 종말론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은 '종말은 세상의 변화가 아닌 사회의 변화?'라는 새로운 발상을.

 자살에 대한 역발상적인 접근은 '자살도 개인의 권리..?'

 

 이런식으로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논리가 사방에서 튀어나온다는 점이 이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나 동시다발적으로 좌측에서는 인문학, 우측에서는 과학이 공격을 가해오므로 '너무 재미있고 흥미가 생겨'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 누구나 다 입에 담을 만한 요즘의 이슈들을 다른 방법으로 생각해보고, 또한 전문가적인 내용을 한번 접해보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아야 할 것이다. 나만 읽기는 너무 아깝잖아?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책인데, 솔직히 1~2년후에 읽으면 쫌 쌩뚱맞고 어색한 기분이 들 것 같으므로 왠만하면 올해 안해 읽어보시길 바란다. (최근 이슈들은 확확 바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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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콘서트
김승욱 지음 / 법문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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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콘서트

 

 다문화의 범주는 넓다.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우리 사이를 다문화라 말하고,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여러 나라(대륙)의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다문화이다. 또한 굳이 사람이 섞이지 않더라도 문화컨텐츠, 유행, 전자제품 등으로도 다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글로벌한 요즘 시대에 다문화가 공존하지 않는 분야는 없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다문화라면 다른 나라 사람들이, 내가(혹은 우리가) 사는 곳에 거주하며 같이 사는 것을 뜻한다. 반대로 우리가 외국으로 나가서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지만, 어쨌든 다른나라의 사람과 같이 어울려 사는 것 자체를 다문화사회로 인식하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나라가 다르고 생김새의 특징이 다르다는 이유로 외국인을 경계한다. 역사적으로 수백년동안 외세의 침입에 시달려왔던(?) 우리로서는 당연한 일이 아니겠느냐 할지 모르겠으나, 유독 우리나라에 그런 보편적 인식이 흔한 것 같다. 특히나 백인들에 비해 흑인, 혹은 다른 아시아권 나라 사람들에 대한 차별은 아직도 매우 심하다. 하지만 이 차별이 매우 심각한 이유는, 단순한 다문화적 차별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낮춰생각한다는 점에 있다. 한때 저개발국이라는 이유로 업신여김받던 세월을 기억 못하고, 우리가 당하던 그대로의 모습을 똑같이 재현해내고 있다.

 

다문화 콘서트 속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연주를 한 지휘자는 오바마였다. 흑인으로서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는 점은 참 신기한 일이다. 그런데 그가 놀라운 이유는 흑인으로서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 보다는 자신을 낳아준 부모, 특히 아버지를 용서했다는 것이다.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용서하는 그의 모습은 인간미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만약 그가 평생 아버지를 원망하는 인생만 살았더라면 결코 대통령이 되는 명예를 누릴 수 없었을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를 극복하기 이전에 그는 이미 내면적인 성인이 되어있었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를 내면적 성장으로 마련한 것이다.

 

 이렇게 오바마의 넬라판타지아가 사막속의 오아시스처럼 기적을 연상케 했다면, 맨유의 성공비밀은 단순히 보여주기 식의 마케팅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왜 오바마에 대한 찬사만 늘어놓느냐 반문한다면 나는 맨유보다 오바마의 이야기에 더 감명을 받았으며, 오바마는 사회적으로 다문화 편견을 극복한 사람이지만 맨유는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다문화를 이용하였기 때문이다.

 

 맨유가 다문화 경영을 통해 성공을 이룩하였고 다문화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부분은 매우 크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인 이득’, ‘브랜드 가치 상승이라는 기업경영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아스날이 박주영을 영입한 것도 사실은 영입이 아닌 고용이었듯이 세계 축구 클럽에서 아시아로 눈을 돌리는 것은 단순히 팀 전력 강화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사업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맨유의 다문화 경영은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에서도 비슷하게 활용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국내 공장들에서 영입(스카우트)하고, 그들에게 돈을 지불한다. 그들이 그라운드에서 뛴 만큼 돈이 나가고, 도중에 부상을 당하면 주전자리를 박탈당한다. 그리고 벤치멤버를 맴돌다가(치료비도 못받다가) 결국 기존의 연봉협상도 결렬되어 고국으로 방출된다.

 

 위와 같은 내용은 다소 극단적인 생각이라 할 수 있지만, 실상 곳곳에서 벌어지는 현실이라 마음이 아프다. 이 책에서도 다문화 이주민들의 긍정적인 모습들, 극복해야 할 국내 이주민들의 문제-아픔들을 언급하고 있다. 결국 식상한 말이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인식변화인데, 외국인 범죄가 심각하다는 이유와 그들과 섞이기 싫다는 이유 등으로 다문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그런데 정작 우리가 해외에 나가서 다문화를 이루는 것은 전혀 게의치 않는다. 그야말로 자기 중심적인 사고이다. 우리가 아무리 외국인들과 어울리기 싫어도 시대의 흐름이 다문화를 요구하고 있고 저임금 노동인력으로 공장을 이끌어 생산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외국인 노동자의 힘을 빌려야 한다. 무작정 다문화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기본적인 사회 시스템이 정지할 수 밖에 없다. 다문화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더더욱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왕 받아들여야 하는 거 무덤덤하게,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책에서도 콘서트, 즉 오케스트라를 연상시키며 다문화를 언급한 것도 이때문이 아닐까. 교향곡 한 곡을 연주하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악기를 통해 호흡을 맞춘다. 그 악기들은 생김새, 소리가 전부 다르지만 결국 하나로 어우러져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낸다. 그러니 우리도 다른소리만 내지 말고 그들과 함께 훌륭한 교향곡을 연주해야 하지 않을까. 하루빨리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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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읽다 - 마광수 인생론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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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멘토를 읽다

 

 

 광수. TV프로그램에 나오는 재미있는 배우의 이름과도 비슷하고, 얼핏 광수생각의 작가도 생각나게 하는 이름이다. 하지만 멘토를 읽다의 작가는 마광수. 한 때 야한발언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던 그 유명한 마광수의 산문집이다. 청소년들을 위한 교수들의 메시지는 자칫 지루할 수 있는데 '멘토를 읽다' 이 책은 그가 그린 그림들과 경험담, 주관이 뚜렷한 생각들이 거침없이 쓰여있어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무언가를 꺼리지도 않고 시원시원하게 자신의 주장을 당당히 어필하기 때문에 배울점도 무척 많았던 작품이다.

 

 10가지 주제를 담고있는 이 책에서 사실 1~2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공감이 되고 가슴속을 파고드는 내용들이었다. 특히나 굉장히 민감한 부분인 '종교', '사랑' 부분에 있어서 자신만의 생각을 재미있게 표현한 점은 나와 의견이 일치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무척 감명깊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가 아닌 부모의 섹스를 통해 태어난 존재이다 라는 말은 무작정 효를 강요하지 말라는 그의 주장이 담겨있고, 남녀간의 사랑은 결혼이 아닌 권태 라는 말은 결혼에 대해 보다 더 신중하라는 조언이 담겨있다. 단순히 툭 뱉은 말들 같지만 알고 보면 굵은 뼈가 담긴 말들이다.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가 청춘들에게 충고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사랑'은 육체적인 사랑이 주된 목적이고, '결혼'은 권태일 뿐이며, '우정'은 파괴되기 쉽다. 또한 '종교'는 믿지 않고, '행복' 또한 3개의 욕구(성욕, 식욕, 수면욕)를 일컬으며, '일과 놀이'는 서로 융합되어야 한다. '정치'는 우리가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알아야 하고, '죽음'이란 자고로 짧고 굵게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략 위와 같은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말 그대로 시원시원하다. 짧고 강렬하게, 보다 더 와닿는 그림들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청춘들에게 전파한다. 역시 솔직함의 오리지널답다.

 

 사실 너무나 직설적인 모습에 처음에는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청춘들에게 있어서 이것만큼 좋은 멘토링이 어디있나 싶다. 이성에 관심이 많고 현실 세계를 접하기 시작하는 청춘들에게 포장된 말들만 하는 것 보다는 다소 '직구'이긴 해도 뼈와 살이 되는 과감한 충고들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물론 이러한 느낌의 조언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을 수 있기에 위의 말들은 지극히 내 생각일 뿐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이 책을 읽는데 솔직히 1시간도 안 걸린 것 같다. 오래 읽는 것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최고의 멘토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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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람이 먼저다 : 문재인의 힘 - 문재인의 힘
문재인 지음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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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제목이 참 끌렸던 작품이다. 요즘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의 행보가 큰 관심을 끈다. 박근혜 후보는 벌써부터 민심잡기에 열심이고 문재인 후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전승행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안철수 후보도 곧 대선에 출마할지 여부를 판가름 중이다. 올해 말 대선은 앞으로 이 국가의 5년을 책임질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므로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데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단 한 장의 투표권을 사용하는 것이지만, 정말 뜻 깊게 사용하고 싶다. 그래서 민주당 출마후보가 유력한 문재인의 책을 선뜻 집어 들었다.

 

 몇 년 전 안타깝게 세상을 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소위 오른팔이었던 문재인이 앞으로의 목표, 포부를 밝힌 책이다. 그의 가치관, 전 정부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더불어 참여정부 계승을 통한 정책실현의 의지가 담겨있다. 문재인은 부산출신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너무나도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경남지역 출신이면서도 민주당에서 정치생활을 하고, 부산의 민심을 잡고 있으며, 참여정부의 뜻을 같이 한 사이. (특히나 변호사였던 점 까지) 참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간혹 노무현2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 생각에 문재인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려면 노무현2가 아닌 기존의 참여정부를 능가할만한 모습을 어필해야할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는 기존의 참여정부를 뛰어넘기 위한 포부가 담겨있다.

 

 그는 참여정부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했다. 정치적인 면에서는 참여정부가 민주주의 발전을 가져왔으며 경제적인 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언급하였는데, 크게 윤곽을 잡아본다면 정치, 경제 두 파트로 내용이 나뉜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참여정부에서는 경제적인 면에서 아쉬웠던 점이 많았기에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한 대략적인 계획이 나온다. 그런데 하나 독특한 점이 있다면 그는 '복지'라는 개념을 투자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많은 유럽사회가 경제위기에 봉착해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복지'에 너무 큰 세출이 투여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문재인은 이러한 말들이 사실이 아니며 '복지'가 제대로 된 나라들은 오히려 굳건한 성장률을 아직도 보이고 있다 언급하였다. 요즘 가장 큰 이슈가 '복지'인데 이 복지에 대한 생각을 '투자'로 이해하려 한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IMF이후 중산층이 무너지고 피라미드 모양의 계층화가 이루어진 우리나라에서 어차피 복지는 싫든 좋든 실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복지가 투자'라는 그의 생각은 큰 긍정적 시너지효과를 불러일으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이 먼저다 라는 제목이 이를 의미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복지에 대한 그의 포부는 책을 덮는 그 순간까지 계속된다. 여성과 아이들이 미래이기에 그에 대한 정책계획들, 기존의 정부와 다른 개혁의 의지.. 많은 생각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노무현의 향수가 그리운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읽고 많은 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략 간략히 이 책을 소개한다면 문후보는 '개선된 참여정부'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실현하고, 성과가 미미했던 부분을 수정하여 민심을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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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김희준 지음 / 생각의힘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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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

 

 철학과 과학의 묘한 섞임이 주는 그 신비감이 참 좋다. 사실 철학과 과학 장르의 책들을 몇 번 접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읽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얼마 전 읽은 '존재하는 신' 등과 같은 서적에서도 철학과 과학의 공존 및 대립을 다루는 모습이 많이 나타난다. 두 분야는 안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많은 부분 관계가 얽혀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제목에서처럼 철학이 질문을 던지면 과학이 대답을 하고, 반대로 과학이 던진 의문을 철학이 풀어내기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아마 이 책을 쓰면서, 철학적으로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들을 과학을 통해 이해하게끔 하려는 의도를 가졌을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질문들은 사실 철학적으로 굉장히 오묘한 질문인데, 이를 과학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 참 재미있고 거침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서 지구는 어떻게 생겨났고, 그에 더해 우주는? 은하는? 이라는 질문으로 세분화되면서 과학은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철학적 질문에 접근하게 된다. 과학에 대해 문외한 이거나 문과계열을 공부했던 사람들이라면 자칫 이해가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했는데 천천히 부담 없이 읽는다면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생각을 해보았다. 사람은 우주입장에서는 아주 하찮은 크기의 '지구'라는 행성에서 기생하고 있는 한 생명체일 뿐이다. 극히 미미하고 영향력 없는 존재. 우주에 속한 은하들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이와 관련하여 별들도 정말 많다. 우리는 이렇게 우주입장에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먼지보다도 작은 존재임에도 우주라는 것 자체를 갈망하고 끊임없이 연구하며 때로는 철학을 통해 논하기도 한다. 인간인 내가 생각해도 참 대단하고, 다르게 생각하면 참 건방진 것 같은데, 우주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별의 반짝임을 통해서 우주의 나이, 행성의 나이를 파악하는 것. 그리고 다양한 과학자 및 철학자들을 통한 다양한 상식으로의 접근. 이 모든 것들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 그 기회가 바로 이 책 '철학적 질문 과학적 대답'을 읽은 것이다. 다 읽고 나서도 100%이해하지 못한 내 자신이 조금은 부끄럽지만, 한편으로는 대견하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서 과학과 철학적 지식을 동시에 습득했다.

 

 철학이란 참 애매하고 어려운 학문이다. 생각의 깊이에 따라 그 의미와 결과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리고 과학도 마찬가지로 어렵다. 하지만 과학은 어렵긴 하지만 꼼꼼히 파악하며 들어가 보면 이해가 되고 사실입증이 가능한 학문이다. 이렇게 두 분야가 서로 상반된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진정한 '공존'이 가능한 것이다. (물론 둘이 대립할 때도 충분히 매력적이긴 하지만) 나는 이 둘의 '공존' 및 '대립'을 다룬 책들을 앞으로도 꾸준히 읽어볼 생각이다. 하지만 그 책들을 읽을 때마다 이 책이 두고두고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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