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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매 - 어느 사랑 이야기 ㅣ 쏜살 문고
글렌웨이 웨스콧 지음, 정지현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맘에 드는 문장에 줄 긋는게 의미가 없다! 그러다간 한 바닥 전체를 색칠하게 되니까. 처음에 추천 서문이 나오는데 그 부분이 약간 지뢰여서 사놓고 몇 년을 묵힌 책으로 처음부터 쉽게 읽긴 힘들었는데 고지를 넘기니 그때부턴 또 매우 아끼면서 글자를 꼭꼭 씹어 읽어야 했음. 약 100 페이지 남짓으로 분량이 짧은 것에 비해 스토리가 단순하지 않았으며 그 안에서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요것도 다 하는 기막힌 글솜씨가 가히 압권이다. 매..매 라니 우리집 베란다에 매형이 왔어요의 그 매를 데리고서 아니 이런 얘기를?!? 여튼 미소 지으며 생살 할퀴는 심리 묘사 기존쎄고(도파민 돋는다), 매를 그리는 우아한 문장들에 정신이 아득하며(감상 역시 돋고), 잠깐 공원을 산책하면서 만나고 보이는 엑스트라1, 무대 배경2, 경치3, 소품4 등 주변의 사소한 것 하나까지 뻔하지 않은 서사를 부여하며 묘사하는 알뜰함(지루할 틈이 없) 아 이걸 어떻게 대충 삼키냐 어떻게 안 씹어 그렇게 꼭꼭 씹게 해놓고 결국 이 모든 걸 밑밥으로 깔고 그린 큰 그림은 어떤 뻔한 클리셰..(어이없지만 깨닫게 되는 순간 때는 늦었음을 알게됨 어이없다) 라는 것까지ㅋㅋ 진짜 여러가지로 굉장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