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70만 부 기념 리커버)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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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같기도 에세이 같기도 한 독특한 형식의 연애담으로 이런 페이크 다큐 같은 글이 무슨 재밀까 싶었지만 그냥 흔해빠진 남의 연애사라기엔 뭔가 죄송스럽게? 아주 지적인 글이었고 또 꽤 재밌었다. 그리고 약간 쓸쓸…ㅋ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이란 책을 읽었을 때는 방울방울한 추억의 끝을 잡고 기분이 조크든요 언니들과 함께 이불킼 파티라도 열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비슷한 결의 이 책은 왜 아무도 초대하고 싶지 않고 촛불 켜고 혼자 있고 싶고ㅋㅋ 막 그랬을까 왜? ….문득 왜 나는 너(희)를 사랑했을까 생각해 봤다. 20대의 나의 너에겐 내가 너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막상 떠올려 보자니 특별한 게 생각나진 않는다. 혹시 분명한 포인트가 있었을까. 늙은이답게 곧 집중력을 잃고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그냥 그때 마침 네가 거기 있었기 때문이겠지. 나는 언제부턴가 항상 이렇게 생각하고 말아 왔는데, 아니 아마도 진짜 어쩌면 존재 외엔 이유랄게 없던 너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나, 나는 그런 내 모습과 그 순간을 사랑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 그래서 나에게 고백하던 지난날 누군가의 사랑도 결국은 마찬가지라는 걸 남작의 시선으로 마주하게 되고 인정하게 되면서 그러면서 나는 잠깐 쓸쓸했던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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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매 - 어느 사랑 이야기 쏜살 문고
글렌웨이 웨스콧 지음, 정지현 옮김 / 민음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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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드는 문장에 줄 긋는게 의미가 없다! 그러다간 한 바닥 전체를 색칠하게 되니까. 처음에 추천 서문이 나오는데 그 부분이 약간 지뢰여서 사놓고 몇 년을 묵힌 책으로 처음부터 쉽게 읽긴 힘들었는데 고지를 넘기니 그때부턴 또 매우 아끼면서 글자를 꼭꼭 씹어 읽어야 했음. 약 100 페이지 남짓으로 분량이 짧은 것에 비해 스토리가 단순하지 않았으며 그 안에서 이것도 저것도 그것도 요것도 다 하는 기막힌 글솜씨가 가히 압권이다. 매..매 라니 우리집 베란다에 매형이 왔어요의 그 매를 데리고서 아니 이런 얘기를?!? 여튼 미소 지으며 생살 할퀴는 심리 묘사 기존쎄고(도파민 돋는다), 매를 그리는 우아한 문장들에 정신이 아득하며(감상 역시 돋고), 잠깐 공원을 산책하면서 만나고 보이는 엑스트라1, 무대 배경2, 경치3, 소품4 등 주변의 사소한 것 하나까지 뻔하지 않은 서사를 부여하며 묘사하는 알뜰함(지루할 틈이 없) 아 이걸 어떻게 대충 삼키냐 어떻게 안 씹어 그렇게 꼭꼭 씹게 해놓고 결국 이 모든 걸 밑밥으로 깔고 그린 큰 그림은 어떤 뻔한 클리셰..(어이없지만 깨닫게 되는 순간 때는 늦었음을 알게됨 어이없다) 라는 것까지ㅋㅋ 진짜 여러가지로 굉장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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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의 법칙 -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유일한 차이
그랜트 카돈 지음, 최은아 옮김 / 부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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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위해 노력함에 있어 피해자 행세는 그만두라는 말을 하기 위해 궂이 “don’t be a lttle bitch” (번역은 <*병신*처럼 굴지 마라> 인데 역자가 멕인걸까, 다른 의미의 같은 부류일까?) 라는 표현을 쓰는 21세기의 8000억 자산가, 어때? 심지어 ‘인류의 절반은 될 bitch들이 맘에 들어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본인은 ‘이 표현이 몹시 맘에 들어 어딘가 꼭 쓰고 싶었다‘며 확인자폭까지 하는 상스러움을 보면 자산과 품위의 무게는 전혀 다른 소리다. 별로 놀랍지도 않은게 자신에겐 ‘성공(돈)이 윤리’라고 중의적? 고백?을 또 궂이 자랑스럽게 하고 또 한다. 전반적인 파이팅 뭔지는 알겠고 돈도 좋지만 안타깝게도 성인지 감수성 업데이트 안된 부자 양늙남의 자의식이 지긋지긋하게 이어지니 비위가 약하다면 주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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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7
최진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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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쾌락을 넘어선 죽음을 향한 갈망이 인간에게 있고 그 죽음충동 때문에 강렬한 삶충동인 반복강박이 일어난다고 했다. 사랑하는 네가 죽고 죽은 너를 먹어서 세상 끝까지 너를 담고 살아남겠다는 열망은 결국 스스로도 죽음을 갈망해 마지않는 무기력한 오만 아닐런지. 죽음이 구와 담을 막을 수 없는가, 아니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느끼는 강력한 불안. 그리고 이것을 떨쳐내고자 파괴적인 성애의 환영에 집착해 뵈는게 좀 미련스럽달까. 이 잔인한 틀딱은 이제 요런 쁘띠 사디즘도 견뎌낼 에너지가 없어서 이 증명 겨우 읽음 아니 읽어냄 늙은 내가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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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점집 문화 답사기 - 수상하지만 솔깃한 어둠 속 인생 상담
한동원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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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평소 미신에 대해 불호인 (ex)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도 그저 날 좋을 때 사찰에 단풍놀이 가듯 점이라는 기복 신앙을 문화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기행문 같은 책 되시겠다. 신점부터 타로까지 직접 답사한 곳의 분위기며 보살?선생?의 인상, 점사의 정확도까지 깐족미 넘치는 코믹한 글빨로 풀고 있어서 거부감 없이 각종 점치기 종목을 간접 체험 해볼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으로 인생의 나침반 아웃소싱 하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이 책의 깨알재미(아니 어쩌면 핵심)을 놓치지 마시라. 그것은 마지막장에 붙어있는 비밀의 별책부록으로써, 봉인된 점선을 가르면 그 안에 답사 점집 상호명과 전화번호가..ㅋㅋ 동자님 오신다 쏴라랄라랄라 선녀님 내려온다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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