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같기도 에세이 같기도 한 독특한 형식의 연애담으로 이런 페이크 다큐 같은 글이 무슨 재밀까 싶었지만 그냥 흔해빠진 남의 연애사라기엔 뭔가 죄송스럽게? 아주 지적인 글이었고 또 꽤 재밌었다. 그리고 약간 쓸쓸…ㅋ <사랑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 이란 책을 읽었을 때는 방울방울한 추억의 끝을 잡고 기분이 조크든요 언니들과 함께 이불킼 파티라도 열고 싶은 심정이었는데, 비슷한 결의 이 책은 왜 아무도 초대하고 싶지 않고 촛불 켜고 혼자 있고 싶고ㅋㅋ 막 그랬을까 왜? ….문득 왜 나는 너(희)를 사랑했을까 생각해 봤다. 20대의 나의 너에겐 내가 너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수많은 이유가 있었겠지만, 막상 떠올려 보자니 특별한 게 생각나진 않는다. 혹시 분명한 포인트가 있었을까. 늙은이답게 곧 집중력을 잃고 더 이상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한다. 그냥 그때 마침 네가 거기 있었기 때문이겠지. 나는 언제부턴가 항상 이렇게 생각하고 말아 왔는데, 아니 아마도 진짜 어쩌면 존재 외엔 이유랄게 없던 너를 미치도록 사랑하는 나, 나는 그런 내 모습과 그 순간을 사랑했던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 그래서 나에게 고백하던 지난날 누군가의 사랑도 결국은 마찬가지라는 걸 남작의 시선으로 마주하게 되고 인정하게 되면서 그러면서 나는 잠깐 쓸쓸했던 것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