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잠깐만요 - 소심하게 제안하는 숨겨진 행복 찾기 그리고 사소한 만들기 놀이
김고은 지음 / 레디셋고 / 201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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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개하는 것을 보니

"소심하게 제안하는 숨겨진 행복 찾기. 그리고 사소한 만들기 놀이"랍니다.

"내일도 바쁜 걸음을 재촉할 당신을 부르는 소심한 메시지"

3월이 되니 몸도 바빠지고 마음도 조급해졌습니다.

매일 바쁘고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제 한일도 기억을 못하고,

방금 전 무슨일을 해야지 생각하고 돌아서서 잊어버리곤 했답니다.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생각하다고 보니 머리용량이 꽉차 버린것일까요?

아님 나이가 너무 들어버린 것일까요?

그것도 아님 내가 수용할 수 있는 그 이상의 일들이 내게 일어나서 일까요?

이럴때 잠깐 쉬면 되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더라고요.

레디셋고 <저기요, 잠깐만요>가 저를 부르네요.

잠깐만이라고 해서 멈춰봤습니다.

그리고 들여다 보았습니다.

빨간 구두를 신은...단발머리 소녀가 빼꼼히 고양이를 보고 있네요.

빨간 구드와 단발머리.. 아~ 저도 해보고 싶네요.

그럼 기분전환 될 것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안쪽 표지에도 귀여운 고양이들의 그림이 많아요.

천천히 한마리한마리의 모습들을 보게 되네요.

이 책을 한장 한장 넘길때도 천천히 넘겨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천천히 넘기다 보니 자연스레 책을 꼼꼼히 보게되고 숨어있는 재미도 찾을 수가 있어요.


책은 묻네요.

​"항상 만나고 싶지만 자주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과연 누가 있나요?"

연필을 들고 곰곰히 생각해봅니다.

천천히 나의 사람들을 떠올려 봅니다.

1. 엄마.. 시집을 너무 멀리와서 한번 만나러 나가기가 힘이 들어요.

예전에 핸드폰 통화가 지금처럼 무료가 아니고 비쌌을 때 세명의 친구를 묶는 요금제가 있었어요.

그 중 한명이 엄마였어요. 결혼하기전 같이 살때도 수시로 통화를 했기에..할인은 필수로 받아야했거든요. 지금도 여전히 하루에도 여러번 통화를 하지만 참 그립더라고요.

2. 고등학교 친구들.. 이과반이여서 2년을 같은 반에서 생활했던 친구들이에요.

9시까지 야자를 끝내면.. 하루에 12시간 넘게 함께 지냈던 친구들이랍니다.

각자 너무 멀리들 살아서 일년에 몇번 보는게 고작.

만나도 아이들때문에 또 오래 못보는 친구들...

아.. 또 쓰다보니 많이 그립네요..

이렇게 부담없이 쉬운 질문을 받고,

저는 한참을 생각하며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오호. 접으래요~ 접었어요.

오호~ 다시 오리래요~​

 

아.. 접은 종이를 다시 원위치했어야 했네요.

전 오린 종이뒤로 친구의 모습이 보여서 제대로 한줄 알았더니...​

접어볼까? 물어보내요~ 네!

신나네요. 매일 곤충접고, 공룡접고...아들들 키우면서 색종이를 박스채 사놓고 항상 무언가를

접긴했지만 제 놀이가 아니였잖아요.

제 놀이를 하니 재미있네요.

아.. 소중하고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과의 간격을 항상 들여다보래요..

짧은 문장이 긴 시간을 두고 생각하게 만드네요.



나를 짜증나게하는 것들을 물어보내요.

그때는 생각나지 않았던 것들이 더 떠오르네요.

1. 아들들 삼시세끼 밥!! 급식먹고 오면 뭐하나요. 집에와 다시 밥먹는걸...

2. 제 충치...으~

3. 족저근막염...지긋지긋

4. 아이들 치과치료.. 치과치료도 싫지만 치과갈때 운전도 짜증나...

5. 둘째의 이교정...

6. 큰아이의 비염...

아~ 써도써도 끝없이 나올 것 같은데요..



두 손바닥으로 곱게 눌러~ 어깨에 힘주고 던져버립니다~



우와~ 마음껏 색칠하래요~

​예쁘게 해야지~신이나서 거실에 누워 색칠하려는데

둘째랑 셋째가 함께하자고 하네요.

엄마랑 같이 색칠하니 아이들이 신이났어요.

큰아이는 소파에서 책을 읽고, 남편은 기사를 보고 있어요.

대학 졸업후 푹 빠진 J-POP을 잔잔히 켜놓고 흥얼거리며 저도 색칠했어요.

저를 빼닮은 둘째가 함께 따라 흥얼거리네요.

순간.. 평화롭던 그 저녁시간이 너무 행복했어요.

아무말도 안하고 사각사각 색연필 소리와 잔잔한 노래소리..책넘기는 소리..

​중간중간 들리는 아이의 웃음소리...

이게 행복인데..왜 모르고 살았을까요?

한박자 쉬고보니 파랑새가 제 눈앞에 날아다니는게 보이네요.

​아침부터 일어나 아이들에게 "빨리빨리"라고 말합니다.

빨리 일어나.

빨리 씻어.

빨리 먹어.

빨리 나가자.

아이들이 돌아오면

빨리 숙제해.

빨리 준비해.

빨리 빨리 빨리.....

잠들기 전까지...

그 빨리의 주문에 제 머릿속이 걸렸었네요.

너무 빨리 살다보니 소중한것을 잊고

소중한 것을 잊고 살다보니 외로워지고...

레디셋고의 <저기요, 잠깐만요>는

일상 속에 두고 온 작은 행복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해줍니다. ​

​내일도 바쁜 걸음을 재촉할 당신을 부르는 소심한 메시지...

​라고 써있지만 바쁘게 살고 있는 저를 쉬게 해주는 따뜻한 메시지이네요.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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