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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공룡 ㅣ 돌개바람 34
배봉기 지음, 민경숙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4년 9월
평점 :
"무지무지하게 단단한 뿔이 우뚝 솟은 머리,
그게 바로 내 이름이야."
손톱공룡이라고 해서
아주 작은 공룡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오늘 날씨처럼 살짝 우울한 일을 아이가 겪는 이야기였다.
큰아이가 읽더니 어떻게 티라노가 손톱만하게 된건지에 대해
많이 궁금해했다.
그리고 돈을 뺏는 나쁜 아이를 손톱공룡이 혼내주는 부분을
굉장히 흥미로워하고 재미있어했다.
나는 갑자기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조차 일을 하러 보낸 후
할머니와 살게된 아이의 가여운 상황에 비해
엄마, 아빠의 사랑과 보호를 받는 자기 상황에 감사함같은걸
느끼길 바랬는데
참 생각하는바가 다르다.
그래서 아이에게 책 내용을 다시 짚어주었다.
시골에서 엄마와 둘이 살고 있던 준호는
갑자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중국에서 일하시던 아버지는
엄마의 장례식때에 오셨다.
급한 일때문에 아버지는 몇일만에 할머니손에 준호를 맡기고는
다시 일하러 중국으로 가버리셨다.
갑자기 엄마와 헤어지게 된 준호는 충격으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엄마가 시냇가에서 주워준 아주 작고 둥근 돌을 엄마를 생각하며
손에 꼭 쥐고 있다.
엄마 생각이 나서 눈물이 후두두둑- 떨어지고
푸른 돌을 두 손으로 감싸안았는데
손안이 점점 따뜻해져갔다.
푸른 돌이 부드러운 열기를 내뿜는 것 같았다.
그렇게 있으니까 가슴까지 따스한 느낌이 전해지는 것 같았다.
새로운 학교에 전학을 간 준호는
말을 하지못해서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고
급기야는 나쁜 행실을 하는 아이들에게 맞고 돈까지 뺏기는 상황에 처한다.
마음이 무거운 준호는 두 손으로
푸른 돌을 감싸지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가슴이 서서리 따뜻해졌다.
가슴이 뜨거운 느낌 때문에 잠에서 깼는데
푸른 돌이 '쩍'하며 세조각으로 갈라졌다.
돌이 갈라진 사이에서 벌레도 아닌 처음 보는 파란 무언가가 나왔다.

벌레도 아닌 그 무언가는 말까지 하였다.
꿈인지 알았지만 꿈이 아니였다.
팔팔 뛴 녀석(너무 길어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준호는
그냥 '녀석'으로 불렀다)과 준호는 서로에게 가족이야기 하는 것을 꺼려했다.
낡고 지저분한 할머니 집에 준호가 싫어하는 바퀴벌레가 아주 많았는데
그걸 알고 녀석이 준호를 위해 사냥을 해준다.
끔찍한 바퀴벌레가 나타나자 준호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다.
"저 바퀴 잡아!"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녀석이 달려가는 소리에
"맞다. 두두다!"
녀석은 이제 준호의 친구 두두가 되었다.
친해져간 두두와 준호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야기는 역시 중요해..아들아 우리도 이야기 많이 하자~)
준호는 아빠의 이야기와 엄마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전학 온 학교의 이야기도 했다.
그러자 두두도 아빠 엄마 형들이 죽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빠가 두두를 살리기 위해 어느 동굴로 밀어 넣어고
두두는 동굴 속으로 떨어져서...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 돌에 갇힌 두두를
엄마가 시냇가에서 줍게 되었고 그렇게 준호를 만나게 되었다.

괴물학교라고 하는 준호를 위해 두두가 나서서
같이 학교에 가준다.
패거리를 순식간에 나가떨어지게 했다.
머리를 박치기 하고 가슴을 치고....
강태 패거리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그 무서운 도마뱀, 좀 그만하라고 해."
말했다.
물끄러미 보고 있더 윤서가 다가와 두두에 대해 준호에게 물어보았다.
윤서는 가끔 준호를 도와준 착한 친구였다.
두두와 윤서는 친구가 되었고
어느새 반친구들에게 두두는 재미있는 도마뱀으로 인기를 모았다.
날씨가 추워지자 두두는 추위를 많이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두두가 걱정된 윤서는 준호에게 두두를 보러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할머니와 단둘이 허름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준호는 용기를 내어 말하였다.
그러자 윤서도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나도 엄마랑 둘이 살아. 아빠는 사고로 내가 갓난아이때 돌아가셨어."
준호는 씩씩한 윤서가 부러웠다.
첫눈이 오자 두두는 아예 움직이지 못하고
잠만 자게되었다.
준호와 윤서는 둘이 돈을 모아 털실로 도툼하게 짠 벙어리장갑을 샀다.
벙어리장갑은 두두에게 아주 작고 아늑한 동굴이 되었다.
준호와 윤서는 두두를 꺠웠다.
두두는 이제 엄지손톱 크기로 작아졌다.
준호는 두두를 조심스럽게 벙어리장갑에 넣어주었다.
두두는 따뜻한 봄에 깨어나 준호와 윤서를
태워주겠다고 약속하고
잠이 들었다.

아빠도 멀리가시고 엄마도 돌아가시고..
외롭고 힘든 준호에게 따뜻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던
엄마의 선물인 작은 돌멩이가
깨져서 나온 손톱공룡 두두는 준호를 보살펴주고 지켜주고
친구도 만들어준다.
손톱공룡 두두는 이제 겨울잠에 들었지만 준호는
외롭지않다.
두두덕분에 친구들도 많이 생겼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가까운 친구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큰아들이 말을 막 하기 시작할 무렵
악어 이야기를 하도 많이해서
신랑 퇴근길에 얘기를 해주니
집에 오는길에 마트에 들려 악어 인형을 하나 사다준게 있다.
그게 벌써 7년이 되었는데 항상 잘때 옆에 두고 잔다.
내 친구라며 이불도 덮어주고
아빠가 늦게 퇴근하시는 날에
아빠대신해서 악어인형을 안고 자곤 한다.
그 밑에 두 동생들도 작은 인형들을 하나씩 머리맡에 두고 자곤하는데
이런걸까??
동심을 잊어버린 내게는 그저 솜이 들어있는 악어모양의 인형,
솜이 들어있는 토끼모양의 인형
이런거지만 아이들에게는 친구가 될 수 있는건가?
말을 하면 그 악어인형도 말을 해주나?
잠잘때 지켜주기도 하나?
언제가는 며칠 집을 비울때가 있었는데
큰애와 작은애가 공룡모형들을
현관 앞에 쭉 세워놓더니
우리가 없을때 집을 지켜준다고 얘기를 한적이 있었다.
나는 잊고 있는 그 동화같은 이야기들...
아무튼 다시 책내용을 공유한후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손톱공룡을 읽었을때 나는
준호가 안되었구나..
어머, 윤서어머니가 마트에서 일하시며 윤서를 키우시는구나..
선생님께서 준호에게 자상히 대해주면 좋을텐데...
등등을 느끼는 반면..
큰애는
티라노가 어떻게 손톱만해 질까?
나도 공룡이 나오는 돌멩이를 갖고싶다..
두두가 슉슉 날라차기를 했을거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이야기 했다.
다시 이야기를 해봐도
내가 보는 시점과 아이의 시점은 전혀 달랐다.
책을 읽을때 읽는 사람의 배경지식에 따라
받아들이는게 전혀 달라진다는 어느 글이 떠올랐다.
그래서..
조금 천천히 생각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이 셋을 키우니 나도 아이의 마음을 가져보려 노력해야겠다.
오늘은 내가 악어 인형을 안고 자볼까나?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