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
마크 펫.게리 루빈스타인 지음, 노경실 옮김 / 두레아이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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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

 

나에게는 아들이 셋이 있다.

그런데 나는 유독 한아이에 실수를 관대히 넘어가지를 못한다.

그건 바로 내게 첫째라는 아이이다.

 

타고난 성격인지 그아이는 원리원칙에 매우 충실하다.

하물며

 펴져있는 이불의 모퉁이가 접혀있는것도 보지못하고 바로 펴놓는다.

 

아이였을때는 잘 알지 못했었는데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가 아이를 살펴보니

자기가 하지 못하거나 실패할것같은 일에는

쉽게 도전을 하지 못하는것을 알게 되었다.

 

세 아들들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레고만들기만 봐도

둘째아이는 만들려는 레고부품이 없으면 다른 모델의 같은 부품을 가져와서

만드는데 첫째아이는 만들기를 중단하고 부품을 찾다가 찾다가

못찾으면 그 모델의 레고는 상자안에 고스란히 넣어만 둔다.

 

 

유치원에서는 소극적이여서 걱정했는데

집에서 동생들과는 적극적으로 노는 모습을 보고는

선생님께 상담을 해보니

자기가 자신있는 영역에서는 굉장히 승부욕이 있다는 말을 듣고

또한번 놀랜적도 있었다.

 

자기가 자신없는 영역의 놀이에서는

행여 실수나 잘못할까봐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였다.

 

여기 우리 아들과 같은 친구가 또 한명있다.

바로 베아트리체이다.

 

 

 

 

 

 

 

 

마을 사람들은 대부분 베아트리체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한다.

그 대신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라고 부른다.

베아트리체가 실수하는 모습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베아트리체는 하루중 실수 할 뻔한 일이 있었으면

하루종일 그 일로 시무룩해한다.

얼음판위에서 스테이트를 타고싶어도 실수할까봐

두려워 같이 놀지를 못한다.

 

학교 강당에서 장기자랑시간에

베아트리체의 시간이 되었다.

 "바로 그애야.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

그러나 베아트리체는 처음으로 사람들 앞에서 실수를 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큰 실수를.

 

베아트리체는 어쩔 줄을 몰랐다.

울어버릴까? 무대뒤로 숨어버릴까?

그러나 베아트리체는 웃었다.

모든 사람들도 따라 웃었다.

모든 사람들은 왜 웃었는지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모두들 즐겁게 웃었다.

 

그날밤 베아트리체는 여느 때보다 훨씬 깊고 편안하게 잠들었다.

 

베아트리체는 이제 엉뚱한 행동을 시작했다.

엉뚱하게 만든 빵은 훨씬 맛이 좋았고

넘어져도 또 넘어져도 그만큼 베아트리체는 즐거웠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베아트리체를

'절대로 실수하지 않는 아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냥 "베아트리체"라고 부른다.

 

 

고대 로마 명언에

"실수는 인단다운일"잘못은 인간이 하는 것이며, 실수는 인간적이다"란

말이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에 지나치게 나무라지 말아야하고,

실수한 사람 스스로도 자신을 괴롭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지난주

큰아이와 어울려 노는 또래 친구 둘까지 셋이서

두발 자전거를 배웠다.

 

그동안 타던 네발자전거의 보조바퀴를 떼고

세집 엄마,아빠가 모두 나와 함께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런데 우리 아이만 절대 넘어지려고 하지 않으려고

페달을 밟다가 바로 두발로 땅을 짚는것이다.

 

다른 아이들의 다리는 멍이들어갔지만

얼추 균형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 큰애의 다리는 새하얗고 상처하나 없지만

균형을 잡기는 커녕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늦어져서 친구들과 헤어지고

아빠와 동생둘을 집으로 보내놓고

피곤해하는 큰아이를 붙잡고 인내하며 연습을 했다

 

큰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답답해하는 나의 눈빛이

부담스러웠는지 아님 무서웠는지

결국 큰아이가 울어버렸다.

 

큰아이의 자전거를 대신 끌고오며

"자전거는 넘어지면서 다치는거야..

크게 다치는건 위험하지만 배우다보면 무릎은 까지곤해

그게 무서우면 큰걸 얻지를 못하지..."

답답한 마음으로 얘기해주고

화난마음에 아이아빠에게 부탁하고 나는 자버렸다.

 

그런 큰애가

다음날 자전거를 타러 가겠다고 나서는게 아닌가.

얼추 혼자서도 잘타기 시작하는 친구들을 보고 자극을 받았나?

몇번을 넘어지고 멍이 들어도 무서워않고

노력하는 아들을 보니 대견했다.

그래.. 넘어져봐야 달릴수 있는거야..

넘어지는게 부끄러운게 아니지...

 

삼일째

엄마의 도움없이 두발로 달리기 시작했다.

쌩쌩달리는 동네 형들과 누나들에 비하면

아직 서툴지만

보조바퀴없이 속도를 내며 바람을 느끼는 기분이

제법 좋은걸 알았나보다.

 

속도를 내다 넘어져서 애타는 마음으로 조심히 타라고

타박을 했더니 이녀석이 웃으며

"넘어지면서 타는거라고 했잖아요"라고 말한다.

 

그래!!!!!

넘어져도 보고 멍도 들어보고~

한걸음 한걸음씩 나아가보자

 

혼자서 비틀비틀 균형을 잡아가며 타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고 코끝이 찡해져왔다.

 

그래...

이 엄마야~ 애들은 실수하면서 자라는거야..

내가 항상 완벽한걸 바라고 그 기대감이 큰아이의 어깨를 눌러

큰아이가 쉽게 도전해보지 못하는 거였다.

내 아이도 아직 어린아이인데~

 

아이들이 무언가 실수했을 때에 기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다

"와~ 우리 아들이 사람답게 성장해가는구나!"

 

 

 

<이 글은 서평단에 응모하여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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