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우치다테 마키코 지음, 이지수 옮김 / 서교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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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

서교 책방

책의 표지가 눈에 띄어 책 소개하는 글을 찾아보니 내용도 흥미로워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에요.

하루하루가 정신없이 바쁜 요즘 '쉼'이 필요했는데

'쉼'에 '재미'까지 얹어준 '오시 하나, 내 멋대로 산다'였습니다.

나이 듦이 느껴지는 요즘, 하지 않던 화장도 꺼내 하게 되었고,

20대 때 뚫어 막혀있던 귀도 뚫었다 막혔다를 반복하다 그냥 내버려뒀는데

어디서 귀걸이를 하면 하지 않았을 때보다 0.5배 예뻐 보인다는 글을 읽고 다시... 뚫...

책 속에 '오시 하나'가 말한 것처럼 사람의 퇴화를 늦출 수 있는 건

운동과 식사, 그리고 외모 가꾸기라는 말에 공감!

나이를 잊고 사는 건 본인이 잊는 게 아니라 남들이 잊게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도 완전 공감!




언제나 함께하고 사랑했다고 믿어왔던 남편의 죽음.

그리고 그의 유일한 취미라고 생각했던 종이접기를 정리하던 중 발견된 유서.

유서는 절대 남기지 않겠다는 말과는 다르게 아주 오래전에 작성된 유서에는

온 가족이 놀랄만한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맥주를 마시던 중 갑자기 쓰러진 남편 이와조는 병원에서 경막하혈종이라고 들어요.

경막하혈종은 넘어지거나 해서 머리를 세게 부딪친 사람이 한 달이나 두 달 뒤에

증세를 보이는 경우로 혹시 한두 달 사이에 넘어진 적이 있냐고 의사가 묻습니다.

그러고 보니 넘어진 적이 있었지만 머리를 부딪혔다는 말고 어떻게 다쳤다는 얘기도 없던 이와조.

사실은 유언장에 적힌 내연녀를 만나러 가는 길에 넘어졌었던 거죠.




"다음 사람은 유언자 오시 이와조와 모리 가오루 사이의 자식이다."

유언장에 적힌 이 글에 놀란 하나와 아들과 딸.

장례식장에 찾아온 모리 가오루라는 남자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모리 가오루는 이와조의 내연녀였으며 찾아온 훈남은 바로 그들의 아들이었던 거예요.

뿐만 아니라 그들의 아들의 이름은 이와타로.

이와조와 같은 한자를 딴 데다가 장남을 뜻하는 '타로'를 붙였다는 건

바로 이와타로가 이와조의 장남이란 뜻이 될 수도 있었다는 거죠.



갑작스럽게 죽은 남편 그리고 밝혀지는 남편의 비밀.

멋지게 사후 이혼을 해버리는 하나, 그리고 가오루에게 사후 이혼을 할 테니

'사후 독신'인 이와조에 입적해서 떳떳하게 부부로 살라고 한 방 먹입니다.

손주 둘과 함께 내연녀와 그의 아들을 한 방 먹이는 장면도 유쾌, 통쾌!

왜냐면 이 행동 후 오시 하나는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나는 지금 나의 존엄을 되찾았다고 분명히 생각했다. 이제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리고 다시 오시 하나를 찾아온 이와타로와 자신의 아들이 하나를 만났다는 사실에

급하게 하나를 찾아온 내연녀 모리 가오루.

자신의 사정을 이야기하는 이와타로의 얘기를 듣고는 오시 하나는

그 모자를 미워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또 할 말은 다 하는 멋진 오시 하나, 여기에 지킬건 또 지키는 멋까지.

오시 하나의 딸은 엄마를 볼 때마다 가끔 엄마의 얼굴이 부처, 보살이 되어간다는 말을 해요.

그건 처음에는 놀랍고 분노했던 상황을 이제 받아들이며 지혜롭게 해결해 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아들네 가게에 선술집을 겸하기로 하고 오픈 전날 밤 가게를 둘러보고 있는 하나.

그런데 누군가 셔터를 톡톡 두들깁니다.

누구세요?

이와타로입니다.

자신의 엄마 때문에 미루고 있던 캄보디아 이주를 결정했다고 얘기해 주는 이와타로.

그런 이와타로에게 손님으로 들어오라 하며 술을 건네고 건배를 해줍니다.

술을 단숨에 마신 이와타로 그리고 다시 눈물을 훔치는데

그건 단지 고추냉이 때문이었을까.... 눈물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하며 끝을 맺습니다.

멋쟁이 오시 하나(멋쟁이 할머니 오시 하나라고 소개하지 않을래요.)가

멋대로 아니 멋있게 사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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