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범이 말했다 -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스 영어덜트 부문 대상 수상작 스토리잉크
제레미 모로 지음, 이나무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범이 말했다

제레미 모로 지음

<웅진주니어>

 

<표범이 말했다>는 굉장히 화려한 그림책이에요.

세로는 30cm가 넘고 두꺼운 하드보드 표지에 안이 그림들은 보는 즐거움이 있을 정도랍니다.

 

코모도 왕도마뱀이 물소를 잡아먹기 위해 다리를 물자,

물소는 '섬을 구하는 임무 중'인데 물며 어쩌냐고 화를 내요.

 

"임무라고?"

"이 섬을 구하는 중이야."

"무엇으로부터 구한다는 거야?"

"혜성이 이 섬을 향해 달려오고 있어."

 

"널 물었을 때 내 침 속에 있는 독이 네 몸으로 들어갔어! 넌 며칠 안에 죽을 거야!

"죽는다고? 하지만 난 죽을 시간조차 없어. 누가 밀지? 누가 날 대신하지?"

"내가 해 볼게."

 

 

 


 

 


 

 

하지만 혜성이 떨어져도 섬에는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섬을 밀던 물소는 코모도 왕도마뱀의 독에 의해 죽고

물소의 죽음을 기다리던 독수리가 물고를 먹으려 하자

 

코모도 왕도마뱀은 이렇게 외칩니다.

 

"이 물소는 아무도 먹을 수 없어!"

 

 

 


 

 

그러고는 땅에 물소를 묻어 줍니다.

 

이렇게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이 납니다.

 

중학생 아이가 책을 다 읽더니

"엄마, 이 책은 뭐랄까.. 여운이 굉장히 남는 책이에요."

라더군요.

 

여운...

 

그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아이의 말에 공감을 해주었어요.

아이는 책의 마지막 장면을 제게 보여주면 엄마는 원숭이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더라고요.

 

음..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걸 정확히 알아차렸구나 싶었어요.

 

초등 5학년 막내는 읽고는 살짝 어렵다며 왜 이런 내용이냐고 묻더군요.

 

아이들도 읽을 수 있는 글이 적고 그림이 재밌는 그래픽 노블이지만

담고 있는 주제가 어려워 초등 친구들보다는 중고등이나 어른들을 위한 우화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어요.

 

 

 

 

 


 


 


 

 

타조 이야기예요.

 

타조는 항상 얼굴을 땅에 묻고, 다른 동물들을 피해 다닙니다.

 

어느 한 친구에게 못생겼다는 말을 들은 이후부터는 자신의 못생긴 얼굴이 세상에 위험을 줄까 봐

드러내지 못하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날 노을을 보며

세상의 아름답고 온화하며 관대함을 느낀 타조는

남의 말에 상처를 받지 않으며 살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어요.

그러고는 자신에게 상처를 줬던 그 두더지 친구를 찾아갑니다.

 

두더지는 타조를 알아보지 못하고

사랑하는 친구에게 못된 짓을 했다고 얘기해요.

 

"그 친구에게 못생겼다고 말했거든. 날 버리고 떠날까 봐 겁나서 그랬어.

나한테는 멋진 친구였거든."

 

하지만 두더지는 앞을 볼 수 없었어요.

그저 친구인 타조가 곁을 떠날까 봐 무서워서 상처를 준 거지요.

 

그 말을 하는 두더지를 바라보는 타조의 눈빛 그림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깜짝 놀랐어요.

 

그림을 하나하나 자세히 보면 감동을 깊게 느낄 수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이전의 모든 동물들이 한자리에 모여요.

 

물소가 땅속에 묻힌 무덤 주위를 독수리들이 돌며

이런 일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모두가 시체를 땅에 묻는다고 상상해 봐.

그럼, 우리는 뭘 먹고살지?"

 

"소피아, 당신이 이렇게 해도 된다고 허락했나?"

 

검은 표범 소피아는 세상에서 가장 인내심 많고 현명한 존재예요.

 

"죽음은 성스러운 것도, 영광스러운 것도, 감춰야 할 것도 다른 어떤 것도 아닙니다.

죽은 자를 산 자들과의 연결 고리에서 제외하는 날,

죽은 자들의 영광을 위해 궁전을 세워 주는 날,

죽은 자를 위해 복수하는 날, 죽은 자의 위대함을 감추는 날..

세상은 사라질 겁니다."

 

소피아가 말했다.

 


 

하지만 아기 원숭이는 소피아의 말대로 하지 않아요.

죽은 엄마 원숭이와 아기 원숭이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입니다.

아이가 제게 물어본 장면이에요.

"엄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작가 <표범이 말했다>의 작가 제레미 모로는 BBC 다큐멘터리 <Life>를 보고 이 이야기를 그렸다고 해요.

코모도왕도마뱀 한 마리가 물소를 물어뜯고 독이 몸에 퍼져 죽을 때까지 3주를 기다려

마침내 잡아먹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죠.

그는 "어떻게 코모도 왕도마뱀은 그렇게 많은 시간을 희생자와 유대감 없이 보낼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이후 동물을 통해 인간성을 살피기 시작하며 이 <표범이 말했다>를 쓴 거라 해요.

 

살짝 어려운 내용이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만약 동물들의 이야기라면 소피아의 생각이 옳지만

동물들을 빗대어 인간들의 모습을 이야기하는 우화라면

또 달라질 이야기이니까요.

 

그 여운과 주제에 대한 고민은

직접 책을 만나보며 해보는 건 어떨까요?

 

 

<리뷰어스클럽으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어보고 쓴 후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