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
마쓰다 아오코 지음, 권서경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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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지속가능한 영혼의 이용_마쓰다 아오코_한스미디어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이건 일본 SF 장르의 미래를 이끌어 갈 작가님들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서 블록버스터급 할리우드 SF의 아성을 무너뜨릴 작품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더더군다나 넷플릭스나 웨이브 같은 OTT가 주목받는 시대에 드디어 장르 문학 작가님들에게도 더 다양한 도전을 하며 좋은 대우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그동안 한정적인 소재를 벗어나 자유롭게 쓰고 싶은 대로 쓰는 작가님들이 부쩍 늘어난 추세인 듯 보인다. 정말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그런 현상들이 누구에겐 반갑기도 하고 아무개에겐 걱정하게 하지만 좀 더 진보적인 성향이 지금 시대에는 맞는다고 본다.

문장의 느낌이나 구성 또한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잘 쓰인 이 소설집은 밥상 위에 잘 차려진 오색빛깔 반찬처럼 맛있게 읽혔다. 요즘 소설은 이래야 잘 팔리고 인기를 얻는 듯 보인다. 물론 순문학의 전통성과 순수성을 지켜나가려는 시도들도 있지만 대중을 생각해서 작가님들도 진지하게 고민하며 쓰실 것 같다.


이 소설은 정말 보석 그 자체였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표지 디자인이 특이했고 지속 가능한 영혼의 이용이라 쓰인 제목의 조화가 잘 어울렸다.


'지속 가능한 영혼의 이용'

-여섯 아이돌을 사랑하는 30대 여성의 열정이 세상의 절망을 분쇄할 것이다.-


사실 큰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이 되었다. 개연성을 크게 따지는 한국 독자에게 페미니즘 SF는 정말 쉽지 않은 장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대를 생각한다면 이런 도전이 결코 무모하다곤 보지 않는다. 국내는 그렇다 쳐도 해외는 또 이런 걸 선호하는 독자층이 꽤나 많다.

참신한 발상과 블랙코미디적 불편함을 동시에 느꼈다. 작가님만의 노련함이 느껴졌으며 마치 일반 소설같이 보이면서도 아이러니를 교묘하게 비껴갔다. 역시 감동을 전해주는 소설이다.

이 소설이 드라마화되었으면 좋겠으며 영상에선 어떻게 보일지 기대를 해본다.



본 서평은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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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일본문학 베스트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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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사양_다자이 오사무_성림원북스


행복이란 비애의 강물 속에 가라앉아 있는, 희미하게 빛나는 사금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의 끝을 지나 묘하면서도 아스라한 기분, 그것이 행복이라면, 폐하도 어머니도 그리고 나도 지금 분명 행복한 것이리라.

'사양' 중


페미니즘 소설이라...

일부 그런 면이 있는데 남동생을 더 좋아하는 어머니에 대한 여주인공의 질투와 일부 남성 위주로 흘러가는 전개가 그랬던 것 같은데.

아무튼 거부감 없이 읽혔다.

그보다 염세주의가 농후한 소설이어서 주의해서 읽을 필요는 있어 보였다.


결국은 귀족사회의 몰락이 가져온 가족의 비극적 생활을 그렸다고 볼 수 있는데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이 잘 드러났다.

이 소설의 매력은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감각이 돋보였던 것이었다. 지금 읽어도 어색함이 없었으며 세련된 문장과 가독성 있는 전개는 다른 고전 소설들과 구분되었다.

즉, 올드햄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필력과 함께 훌륭한 번역도 칭찬해 주고 싶다.

그런데 온 통 어둡고 우울하고 비극적인 이 소설을 왜 읽게 되는 것일까?

역시 문학성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섬세하게 묘사된 당시 일본의 상황과 유부남을 사랑하는 여주인공의 로맨스도 매력적이었고 1인칭으로 쓰인 문장도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어떻게 남성 작가가 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심리를 매혹적으로 표현해냈는지 그저 감탄했다.

여주인공이 쓴 장문의 편지는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부도덕한 면보다도 애틋함이 더 했다. 


그럼에도 답장이 없었던 건 안타까움에 슬퍼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현대 로맨스 소설의 구성에 비교하자면 비상업적이긴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글쎄 모르겠다. 


페미니즘?

그보다는 문학의 미적 매력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사양'은 소설적 재미와 함께 까다롭게 굴던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염세주의적인 소설이지만 시대가 상징하는 점에 집중을 하면 왜 그런 면이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특히 주인공의 남동생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처럼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역시 고전 문학의 감동은 독자들의 가슴에 언제나 머물 것 같다.

정말 소설로 오랜만에 즐거웠다.

파괴는 처량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것이다.

p133


본 서평은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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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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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의 종합 선물 세트를 보는 듯한 이 작품을 독자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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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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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재즈 느와르 인 도쿄_이종학_파람북


마치 와인 같다고나 할까?

품위 있으면서도 에로틱한 느낌의 묘한 감정이 든다. 일반적인 소설과는 좀 다른 다양한 매력이 있었다.

여행, 사랑, 한일 관계, 정치, 미스터리 등.


작품에서 작가님의 노고가 느껴졌는데 소설이 마치 퇴적암이 쌓여 거대한 바위산이 된 것처럼 탄탄했다. 역사 자료 조사 이 외에 권위 있는 각종 정보들을 통해 개연성도 충분히 확보되었다. 다만 이런 솔직함 때문에 국내에서 영상화되는 건 모르겠다. 아무래도 일본 성인 영상물에 대한 주인공의 취미를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받아들이긴 힘들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공영 방송에 국한되는 것이고 OTT 시대인 지금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론 장편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재미있을 것 같다. 작가님의 오랜 해외여행 경험과 방대한 음악적 지식은 그 부분만 읽고 싶을 만큼 탁월함이 있고 전문적이어서 놀랬다.


'재즈 느와르 인 도쿄'

-긴장, 전율, 반전의 롤러코스터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 현실 추리극-

그랬다.

첫 장부터 펼쳐지는 주인공과 아내의 일본 여행은 섬세한 묘사와 함께 맛 좋은 음식이 있는 핫플레이스를 소개했고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머릿속에 그대로 떠오를 정도로 아름다웠다.


거기다 재즈 음악을 연주하는 클럽 공연 또한 감각의 다양성을 일깨우는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거기에 AV 배우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는 주인공의 광적인 행동은 미스터리적 긴장감을 느끼게 하며 가독성을 높였던 것 같다.


과연 그녀는 누구일까? 과거의 사랑했던 여자랑 닮은 듯하지만 끌림이 있던 여자. 서로 마주하는 순간조차도 길게 이어지지 않던 절단 신공은 읽는 이를 애타게 했다. 가정과 일까지 뒤로하며 찾아 나서는 교수의 성적 판타지의 끝은 어디일지 너무 궁금하게 했던 소설이었다. 다소 성적인 장면이 많아서 일부 독자들은 거북해 할 수도 있겠으나 전체적인 맥락의 관점에서 이해되었다. 인간 내면의 본능을 과감하게 겉으로 드러낸 작가님의 도전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미스터리의 종합 선물 세트를 보는 듯한 이 작품을 독자님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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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불변의 법칙 - 신인작가를 위한 이야기 창작 완벽 가이드
필립 워맥 지음, 이현숙 옮김 / 토트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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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스토리텔링 불변의 법칙_필립 원맥_토트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세상 모든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 안에 다 있다고.

그러니 내가, 나만의,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하는 것도 결국 그 틀 안에 다 있는 이야기라고 했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몰랐을 땐 뭔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피아노로 치자면 도레 미레도, 이렇게 치는 것도 이미 예전에 다 나온 멜로디,라고 하니까 허무함이 든다.

물론 잠시 그런 억울함이 있었지만 정말 중요한 건 이미 나온 걸 가지고 어떻게 개성 있게 만드는 건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토리텔링 불변의 법칙'

마치 대한민국 헌법 제1조 1항 같이 딱 박힌 의미로 보인다.


'신인작가를 위한 이야기 창작 완벽 가이드'

'신화 속 내러티브와 영감을 작품으로 완성하는 실전 글쓰기 비법 공개'

'세상의 모두 이야기는 신화에 빚지고 있다.'


오...

빚이라고 하면 좀 자극적이긴 하지만 강력한 문장이다.

이 책은 기존의 작법 책과 비교했을 때 핵심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만 유명한 신화를 토대로 어떻게 이야기가 쓰이는지 분석을 하면서 동시에 직접 써볼 수 있었다.


아예 연습장을 만들어 놔서 부담 갖지 말고 쓰라고 한다.

그러나 모범답안 같은 건 없으니 무조건 틀린 것도 없고 완전히 맞는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없지만 그만큼 학습자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것 같아서 부담은 없었다.

근데 개인적으로 책 자체에 쓰는 걸 좋아하지는 않아서 따로 연습장에 쓸 생각이다.


사실 그리스 신화를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각 이야기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름이 적응이 좀 안되었다.

그리고 판타지여서 나에겐 좀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 이야기의 핵심을 봤을 때 영화의 스토리와 비슷한 면을 찾을 수 있었다.

몸에 좋은 건 쓰다는 말도 있듯이 어느 것이건 쉽게 얻어지는 건 없었다. 아무래도 입문자들보다는 한 작품을 완성해 본 분이라면 이해가 좀 더 수월할 것 같다.


결국 내용의 핵심은 비슷하겠지만 그리스 신화를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읽는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좋은 작법서가 될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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