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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ㅣ 일본문학 베스트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성림원북스 / 2022년 3월
평점 :



서평_사양_다자이 오사무_성림원북스
행복이란 비애의 강물 속에 가라앉아 있는, 희미하게 빛나는 사금 같은 것이 아닐까. 슬픔의 끝을 지나 묘하면서도 아스라한 기분, 그것이 행복이라면, 폐하도 어머니도 그리고 나도 지금 분명 행복한 것이리라.
'사양' 중
페미니즘 소설이라...
일부 그런 면이 있는데 남동생을 더 좋아하는 어머니에 대한 여주인공의 질투와 일부 남성 위주로 흘러가는 전개가 그랬던 것 같은데.
아무튼 거부감 없이 읽혔다.
그보다 염세주의가 농후한 소설이어서 주의해서 읽을 필요는 있어 보였다.
결국은 귀족사회의 몰락이 가져온 가족의 비극적 생활을 그렸다고 볼 수 있는데 당시 일본의 시대 상황이 잘 드러났다.
이 소설의 매력은 오래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적 감각이 돋보였던 것이었다. 지금 읽어도 어색함이 없었으며 세련된 문장과 가독성 있는 전개는 다른 고전 소설들과 구분되었다.
즉, 올드햄이 없었다는 것이다.
다자이 오사무 작가의 필력과 함께 훌륭한 번역도 칭찬해 주고 싶다.
그런데 온 통 어둡고 우울하고 비극적인 이 소설을 왜 읽게 되는 것일까?
역시 문학성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섬세하게 묘사된 당시 일본의 상황과 유부남을 사랑하는 여주인공의 로맨스도 매력적이었고 1인칭으로 쓰인 문장도 현실감 있게 느껴졌다.
어떻게 남성 작가가 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심리를 매혹적으로 표현해냈는지 그저 감탄했다.
여주인공이 쓴 장문의 편지는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부도덕한 면보다도 애틋함이 더 했다.
그럼에도 답장이 없었던 건 안타까움에 슬퍼 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현대 로맨스 소설의 구성에 비교하자면 비상업적이긴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글쎄 모르겠다.
페미니즘?
그보다는 문학의 미적 매력이 더 아름답게 보였다.
'사양'은 소설적 재미와 함께 까다롭게 굴던 내가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염세주의적인 소설이지만 시대가 상징하는 점에 집중을 하면 왜 그런 면이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특히 주인공의 남동생은 작가 다자이 오사무처럼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역시 고전 문학의 감동은 독자들의 가슴에 언제나 머물 것 같다.
정말 소설로 오랜만에 즐거웠다.
파괴는 처량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것이다.
p133
본 서평은 네이버카페 문화충전200%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