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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아침을 - Breakfast On The Moon ㅣ 스토리잉크
이수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6년 4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달에서 아침을_이수연_웅진주니어
정신없이 인생을 살다 보면 가끔은 일탈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물론 그것이 물리적인 여행처럼 직접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것은 심리적 일탈이다. 이때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라고 생각한다. 특히 그림책이 좋았다.
이수연 작가의 《달에서 아침을》은 첫 표지 그림부터 신비로운 달을 바라보며 손을 내밀고 있는 토끼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여기서 작가의 프로다운 면모를 느낀 것은 밤하늘의 색을 완전히 검게 그린 것이 아니라 파란 톤으로 적절히 표현한 부분이었다. 너무 어둡지도, 너무 밝지도 않은 푸른색. 이 색은 심리적으로 우울함을 담고 있다고도 하는데, 책 속에서 주인공 곰 학생의 친구인 토끼가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토끼는 이 책을 읽는 ‘나’일 수도 있고, 내 친구일 수도 있으며, 누구를 대상으로 해도 상관없다. 오롯이 작가의 책을 내가 읽고 느끼는 것이니까.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을 보면, 우연히 접한 기사 속 한 학생의 마지막 편지가 이 책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십대 시절, 자신도 토끼였고 곰이었으며 고양이였던 작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 책을 만들 수 있게 해 준 것에 고맙다고.
이수연 작가는 깊은 감정과 치유, 성장의 순간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다. 영국 Camberwell College of Arts에서 Illustration 석사를 공부했으며, 현재 한겨레 교육과 청강대에서 그림책과 그래픽노블을 강의하고 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비가 내리고 풀은 자란다》, 《나를 감싸는 향기》가 있으며, 《내 어깨 위 두 친구》로 2023 White Raven에 선정되었고, 《어쩌다 보니 가구를 팝니다》로 2025 APCC 일러스트레이터 갤러리에 이름을 올렸다.
125쪽 분량의 그림책은 생각보다도 내용이 길다. 그림책을 만들어 본 나로서는 작가의 제작 능력에 존경을 표한다. 그림 하나를 그리는 것도 기획 단계에서 시작해 스케치를 하고 색을 입히며 글씨를 삽입하기까지 많은 노고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영국에서 공부한 작가답게 그림의 수준 또한 상당했다. 오롯이 그림과 간단한 글만으로 깊은 감동을 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그림책은 충분히 그런 울림을 전해 주었다. 외로움 속에서도 자유롭게 살아가는 동물 형상의 학생들을 보며 학창 시절을 떠올렸다. 물론 그때와 지금의 학생들은 시대적·문화적 차이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감성은 비슷할 것이다.
이 그림책에서 토끼 학생은 왕따를 당한다. 자신들과 결이 달라 보이는 행동과 모습만으로도 소외되는 것이다. 곰 학생은 그런 토끼와 눈에 띄지 않게 어울리지만, 겉과 속이 다른 듯한 행동을 한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는 토끼와의 친분을 숨기고, 둘만 있을 때는 친하게 지낸다. 여기서 현대 사회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이중적인 면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삶을 융통성 있게 살아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래도 사람은 흔들림 없는 순수함으로 상대를 대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토끼 학생이 바라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달과 함께 누비는 몽환적인 환상일까? 아니면 현실적 일탈일까? 마지막으로 자유였을까? 판단은 독자들의 몫이다. 이 그림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알려지길 바라며, 작가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