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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김미조 지음 / 수미랑 / 2026년 1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하루_김미조_수미랑
최근 삶과 죽음이란 걸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장소를 갔다. 바로 시화방조제 부근의 ‘슬로프’라는 곳이었다. 그곳은 바다로 직접 이어지는 경사로가 몇 군데 설치되어 있다. 이 구조물은 콘크리트로 단순하게 이어진 내리막길 형태이다. 원래 관리 선박이나 소형 어선이 진입해서 정박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다만 공식적인 항구 시설은 아니다. 일반인의 출입을 엄격히 막아놓지 않아 관광객이나 낚시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래서 사고의 위험이 있는 곳이다.
나는 슬로프로 내려가서 바다와 맞닿은 곳에 서 있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강하게 불었고. 바로 앞은 파도가 출렁이고 있었다. 내 뒤쪽으로 멀리 차량 안에서 아버지와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죽을 생각으로 내려간 것도 아니고 그저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내려갔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서 죽음은 내 가까이에 있었고 삶 또한 바다에 맞닿은 콘크리트 경사로처럼 마찬가지였다.
김미조 작가의 장편소설 ‘하루’는 그런 죽음이라는 주제를 환상적인 요소로 파고든다. 그녀는 소설과 인문서를 넘나들며 사회적 문제와 인간의 고독을 깊이 탐구한다 소설뿐만 아니라 인문서와 에세이, 번역, 뮤지컬 대본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왔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 소설은 불편함을 준다. 처음엔 작가가 왜 이렇게 소설을 쓴 건지 묻고 싶을 정도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한마디로 난해함의 극을 달렸는데 읽고 보니 왠지 의도적인 설정으로 보였다. 그리고 인간의 삶이란 것이 어찌 보면 소설 ‘히루’처럼 난해하지 않은가. 정답이란 것도 없고 내가 생각한 것이 맞는 건지, 틀린 건지조차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결국 죽음은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결과이며 무심함의 축적이 가장 잔인하다. 이 소설은 나의 감정을 강요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인간의 존엄을 지켜내려는 문체로 깊은 성찰을 하게 했다. 하루 동안 되돌려진 죽음들은 결국 살아 있을 때 서로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결코 쉽게 볼 내용이 아니었다. 읽는 것조차 진지하게 접근해야 성찰이 그만큼 큰 소설이다. 그랬기에 인간 존재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하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