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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도시
토르벤 쿨만 지음, 이원경 옮김 / 가람어린이 / 2025년 11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회색 도시_토르벤 쿨만_가람어린이
이 그림책의 매력은 바로 큰 사이즈에서 느껴지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표지 그림을 보면 회색빛 도시 안에서 어린아이가 집 창을 열고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특별한 점은 그 아이만 노란색 옷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사회와 외로운 싸움을 하는 모습처럼 보인다.
이 책의 작가 토르벤 쿨만은 독일 출신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사실적이고 섬세한 그림체와 상상력 넘치는 이야기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데뷔작은 2014년에 출간된 린드버그–하늘을 나는 생쥐이며, 이 작품으로 2015년 나미콩쿠르 골든 아일랜드 상을 수상했다.
주인공 로빈은 아빠와 함께 새로운 도시로 이사 온다. 그곳은 모든 것이 회색으로 통제된 세계로, 색깔이 완전히 사라진 삭막한 도시였다. 로빈은 홀로 노란 비옷을 입고 다니며 친구 얼러니와 함께 사라진 색을 찾아 모험을 떠난다. 작가 특유의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그림은 환상적이다. 회색은 단순히 색의 부재가 아니라 자연과의 단절, 꿈의 소실, 인간미가 없는 세계를 상징한다. 그 가운데 작은 씨앗 같은 로빈의 여정은 희망과 변화를 담고 있다.
이 동화책은 단순히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린이에게는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른에게는 삭막한 회색 도시 속에서 희망을 꽃피우는 어린이의 모습에서 감동을 준다. 또한 현대 사회의 이면을 상징하기에 내적 공감도 생긴다.
굳이 단점을 꼽자면, 6세 이하 어린이가 읽기에는 글이 많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림체가 아름다워 어린이들이 좋아할 것이고, 컬러풀한 주인공 로빈의 모습은 귀여움을 느끼게 한다. 오히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장문 동화책을 접하기에 충분한 작품이기에 추천할 만하다.
요즘처럼 삭막한 세상에서 자기 개성과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떠나는 주인공의 모습은 충분히 감정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바로 이런 점이 동화책만의 매력이라고 생각하며,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