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인생 - 쓰레기장에서 찾은 일기장 148권
알렉산더 마스터스 지음, 김희진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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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폐기된 인생_알렉산더 마스터스_문학동네

마음이 아프다. 제목이 ‘폐기된 인생’이라니.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도 기적과도 같은 일인데 말이다. 하물며 사지 멀쩡히 숨 쉬며 살아가는 것 또한 인생에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내 삶이 소중하다는 뜻이다. 물론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것도 아니요 죽고 싶다고 목숨을 끊으려는 시도조차 이 사회가 허락하지 않는다. 하물며 내 온몸의 세포 또한 본능적으로 살려고 하지 죽으려고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시간에 걸쳐서 살아간 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인 것 같다.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지금 이 순간조차도 유의미하기에 어떻게든 열심히 살아야 한다.

저자 알렉산더 마스터스는 영국의 작가이자 노숙인 활동가. 1965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영국의 킹스칼리지런던에서 물리학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수학과 양자역학을 공부했다. 첫 작품인 <스튜어트: 거꾸로 가는 인생(2005)>은 케임브리지의 노숙인 숙소에서 일하던 중 집필한 전기로, 스튜어트 소터라는 노숙인의 인생을 그린다. 이 작품은 다양한 상을 수상했고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폐기된 인생(2016)>은 작가가 발표한 세 번째 전기로 쓰레기 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148권의 일기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엄청난 학력을 가진 작가가 노숙인이라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노숙인이라고 불린 건 오해였다. 그가 쓴 책 때문에 노숙인을 만나서 인터뷰했던 것이 와전이 되었던 것이다. 그만큼 그의 삶은 우리 삶에서 극단의 아래라고 할 수 있는 노숙인과 맞닿아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건 아닐까.

아무튼 이 책은 여타의 수필집이나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 책에 나오는 일기장의 주인공은 유명인도 아니었고 부자는 더더욱 아닌 평범한 일반인이었다. 하지만 자기 인생에서 무려 148권이나 되는 일기를 남기고 떠났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점이 하나의 미스터리가 되어 그녀가 누구인지를 알아내려는 작가의 다큐멘터리적 전개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그렇다고 드라마틱 하게 상황이 전개된다거나 하는 건 없다. 오히려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봤다간 실망만 생길 것이다. 이 작가가 주목한 건 주인공의 필체와 살아가던 인생의 발자취 그 자체였다. 어찌 보면 이런 면을 파고든 게 섬세한 면도 있지만 동시에 사람이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 준 책이었다. 이 각박한 세상에서 독서를 하며 다시 내 인생을 되돌아본다는 건 정말 소중한 순간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을 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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