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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새의 일일 - 이 망할 게으름이 나를 구원할 거야
큐새 지음 / 비에이블 / 2025년 5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큐새의 일일_큐새_비에이블
나는 내가 나이가 들어서 만사가 귀찮아진 줄로만 알았는데. 어쩌면 유튜브 쇼츠 영상에 익숙해진 악영향 때문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조금만 길어도 지루해 하고 포기하게 돼버리는 그런 심리 말이다. 근본적으론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현실에서 해결책을 딱히 못 찾고 있는 현실이다. 이 얘기를 굳이 하는 이유는 큐새 작가가 그린 큐새의 일일이 마치 유튜브 쇼츠 영상을 보는 듯한 느낌 같았다. 물론 물리적인 책이라는 존재는 어쨌든 내가 읽고 상상해야 하지만 길지 않아서 좋았다.
큐새 작가는 선천적 회피형 인간에서 만성적 회피형 인간이 되어버린 인간이라고 한다. 게으름을 원동력 삼아 얼렁뚱땅 어떻게든 나아간다. 오늘도 성실함조차 노력 없이 얻고 싶은 느긋한 메일을 꿈꾼다.
아담한 크기의 책에 작가만의 개성이 가득한 그림이 괜스레 웃음 짓게 만든다. 큐새 작가는 딸아이가 있는 아이 엄마였으며 그녀의 개인 SNS에 들어가 보면 전시회도 한 적이 있으며 짧은 만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만화 자체는 뭔가 심플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깊으면서도 웃음 짓게 만들고 때로는 시원하게 슬프게도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내용 또한 길지 않기에 굳이 처음부터 볼 필요 없이 목차를 보고 끌리는 제목을 찾아보기만 하면 된다. 거기엔 작가가 겪은 다양한 이야기가 만화에 녹아 있어서 공감도 된다.
적어도 요즘 만화는 이런 재미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난해하지도,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으며 길지 않은 이런 만화가 좋다. 뭔가 따분하고 심심할 때 딱 펼쳐보면 웃을 수 있는 그런.
그래서 더 추천하고 싶은 만화다. 사실 작가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서 전시회를 가지 못했는데 나중에 또 열게 되면 한 번 가볼 생각이다. 작가는 삶의 경험을 통해서도 이 만화를 그렸겠지만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을지 하는 생각이 또 든다. 세상을 너무 복잡하게만 사는 것도 마냥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때로는 가가 얘기하는 ‘이 망할 게으름이 나를 구원할 거야’라는 것처럼 혹은 ‘미루는 인생이 선사하는 느긋한 기쁨에 관하여’처럼 단순하고 천천히 갈 필요도 있다. 이 책을 통해 크게 웃으며 스트레스도 풀고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줄 참이다. 그래서 더 추천하고 싶은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