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는 토요일 새벽 - 제1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
정덕시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서평_거미는 토요일 새벽_정덕시_은행나무


 거미랑 타란튤라는 같은 거미류이자면 엄연히 다른 종류다. 일단 거미는 크기가 작고 타란튤라는 큰 건 무려 다리 길이까지 30Cm가 되는 것도 있다. 독털도 있으며 수명도 길었다. 주로 곤충류를 먹는 거미와는 달리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쥐나 새, 도마뱀 같은 파충류도 먹이로 먹는 동물이었다. 정확히는 절지 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국내에도 애완 동물로 사육하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건 타란툴라는 손으로 만지며 핸들링하는 동물이라 관상용이다. 아무래도 날카로운 독니가 있어서 공격성도 있고 독털도 날리며 만지려고 하면 사납게 굴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관심받는 애완 동물이라곤 할 수 없다. 그래도 그런 매력때뭔에 일부 매니아들 사이에선 적게는 몇마리에서 수십마리씩 기르는 사람도 있다.

이런 보기 드문 애완동물을 주제로한 소설책이 나왔다는 게 반가웠다. 나도 한 땐 타란튤라를 시작으로 전갈이나 지네도 길러서 관심이 갔기 때문이다. 지네는 국내에도 살지만 크기가 해외 열대 지방의 것들보다 작기에 ‘센티패드’라고 불리는 대형종을 길렀었다. 전갈 역시 한국 자연 생태계에선 살수 없는 사막지방이나 열대 우림에 산다.


 그래서 작가도 하나의 사육자라고 생각을 했지만 마지막에 ‘작가의 말’ 부분을 읽어보니 실제 사육을 한 건 아니었고 절지 동물 사육자들 사이에선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책을 참고하여 썼다고 한다. 실제로 길러본 사람으로서 느낀 점은 사실에 입각하여 잘 썼다. 물론 그 책은 오래되어서 요즘 나오는 절지류 사육 책에 비해선 정보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핵심적인 정보는 변함이 없다.

작가의 이력은 특별할 게 없었다. 이 소설이 데뷔작이며 1회 아르테 문학상을 수상했다니 개인적으로는 비공식적으로 소설을 계속 써온 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문장력이나 전개를 쓰는 실력이 아마추어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소설이었다. 그때문에 가독성도 좋았으며 머릿속에 상상이 잘 되었다. 다만 등장인물에 관한 묘사나 소개글이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아서 처음엔 이 인물이 남자인지 혹은 여자인지 또는 외모가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모른체 읽어나갔다. 그래서 나중엔 남자와 여자의 로맨스인줄 알았는데 동성 연애를 하는 상황이어서 적지않게 당황했다. 이런 부분은 이 소설의 소개글에도 나와있지 않아서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싫어한 분들도 있기에 명확히 언급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물론 개인적인 취향에 대한 얘기일 뿐이다. 퀴어 문학임을 알고선 ‘아르테’출판사가 퀴어 문학 전문 출판사인 줄 알고 인터넷을 찾아보기도 했다.

아무튼 퀴어 문학이긴 해도 이성으로서의 로맨스라고 봐도 이상할 게 없는 서사였다. 주인공의 애인이 여자인 건 그를 ‘이모부’가 아닌 ‘이모’라고 해서 알았다.

이 소설은 거미 이야기에 실존적 서사를 얹은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현실적이면서도 짙은 아름다움이 있었으며 문학상을 수상할 만한 훌륭한 작품이다. 타란튤라를 좋아하는 사육자들에게도 소개하고 싶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며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