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 거장의 재발견, 윌리엄 해즐릿 국내 첫 에세이집
윌리엄 해즐릿 지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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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혐오의 즐거움에 대하여_윌리엄 해즐릿_아티초크


 어떻게 혐오를 즐거워할 수 있을까.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삶은 늘 힘겨우며 내가 이상한 건지 혹은 세상이 나를 싫어하는 건지 조금은 헷갈려 하며 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만난 이 책은 어쩌면 위로를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줬다. 사실은 내가 세상을 혐오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현재는.

 1778년 영국 메이드스톤에서 급진적인 유니테리언 목사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윌리엄 해즐릿 작가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였다. 에세이스트로서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는 유명 작가였지만 진보 성향의 행동 때문에 주위에 사람이 없었다. 세상과 타협하지 못해 외로웠던 사람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문학 비평과 인간사에 대한 방대한 글을 남겼다. 알아보니 아버지의 종교가 일반적인 기독교와는 다른 특이한 종교여서 다양한 학문을 접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를 파멸의 길로 이끈 건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은 불륜녀에 대한 소설 때문이었는데, 그를 비난할 수 있는 작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다른 작가의 에세이가 첫 부분에 실려있었다. 바로 버지니아 울프가 쓴 윌리엄 해즐릿에 대한 글이었는데 그의 방대한 작품을 모두 읽고 썼다고 한다. 그리고 장강명 작가의 추천사도 있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는 제목 그대로 혐오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쓴 글이었다. 이런 면이 다소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내 감정과 연결 지어 보면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았다. 그냥 혐오에 관한 즐거움으로 꽉 차 있었으며 사람, 상황, 세상에 관한 그런 면에 대해 특별히 어떻게 해결해야겠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작가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며 때로는 난해하면서도 그가 직조한 불편함은 오히려 공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 것 같았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뛰어난 에세이로 칭송받으며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가의 다른 글도 읽고 싶게 만드는 끌림이 있다.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

 -죽음의 공포에 관하여

 -질투에 관하여

 -비위에 거슬리는 사람들에 관하여

 -학자들의 무지에 관하여

 -맨주먹 권투


 제목이 반사회적인 느낌이 들지만 사실 누구나 무의식 안에 있을 법한 감정의 모음 같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내 진심을 들켜버린 듯한 착각이 들었다.

 디만 이 책에 관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번역 책이다 보니 직역과 의역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직역체로 쓰여서 그런지 한국어로 읽혔을 때 불필요한 단어와 다소 상징적인 문장의 나열이 보여서 가독성이 떨어졌다. 거기다 한눈에 이해되지 않는 문장과 문단이 큰 덩어리가 되어 버리니 다 읽어도 무슨 내용인지 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이면적인 감정에 대한 혐오의 표현은 훌륭했고 염세적일 수 있는 죽음에 관한 내용도 일부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어서 방치만 할 건 아니기에 추천하는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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