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나의 그대 일본문학 컬렉션 6
다니자키 준이치로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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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안녕 나의 그대_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외 6명_작가와 비평


소설집 제목이 왠지 모르게 아련한 느낌이 든다. 그립고 추억되며 사랑스럽다. 책 표지의 문장은 주제를 관통한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스쳐 지나가고 엇갈리는 그 여자 그 남자의 이야기’

보랏빛으로 꽉 찬 표지 그림은 산과 숲과 넓은 하늘 아래 강물이 있다. 대지엔 남녀가 돌아서 있는데 연인이라면 마냥 사랑하는 감정은 아닌 듯하다.

이 책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버무려진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놀라운 건 세상에 발표된 지 100여 년이나 된 소설임에도 큰 이질감 없이 읽혔다. 물론 구시대적인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사랑에 대한 감정은 세월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사랑 그 자체에 대한 것보다는 감정의 다양성에 맞추어진 듯한 느낌이었다.

다나타키 준이치로의 ‘문신’은 작가에 대한 소개 글에서처럼 탐미주의적 소설이었으면서도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문신을 새기는 자가 오랜 숙원인 미녀의 몸에 문신을 새겨 예술적 완성에 이르려는 욕망을 그렸다. 그 상징적 행동은 마치 문신이 새겨지는 과정 같다. 바늘 찌르는 고통 후에 이어지는 아름다운 발색의 향연 속에서 등장인물의 이성적인 감정과 판단은 배제되어 있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굿바이’는 한 남자의 불륜 이야기이면서도 양심적 행동을 통해 자연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가 흥미로웠다. 심각할 수 있는 주제를 코미디적 요소와 함께 잘 섞었고 미완성 작품임에도 강렬한 재미가 있었다. 고사카이 후보쿠의 ‘연애 곡선’은 의학 전문가면서 추리 작가 특유의 전개와 섬세한 묘사가 좋았다. 이별과 상실에 대한 감정을 가졌던 여자의 심장과 주인공의 감정을 실은 혈액이 주입되었을 때 변화가 궁금했다. 긍정적이거나 부정적 완성이 될 수도 있는 특별한 소설이었다. 이 밖에도 오카모토 가노코의 ‘여름밤의 꿈’에서는 몽환적이고 감성적인 밤 풍경의 묘사가 아름다웠다.

이 밖에도 다양한 작품을 읽으며 일본 단편 소설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보석 같은 작품집이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설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모든 작품이 수상작이라고 할 수 없지만 ‘작가와 비평’ 출판사를 통해 엄격히 선택되어 선보이는 작품들 같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주제로 소설집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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