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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살인 계획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6월
평점 :



서평_달콤한 살인 계획_김서진_나무옆의자
이를테면 뭐랄까. 아주아주 우울한 클래식 피아노의 선율이 들리는 그런 느낌의 소설이었다. 그렇다고 직접적인 자극을 주는 건 아니었고,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뭔가 깔끔한.
오로지 죽음 하나만을 바라보며 오랜 세월 기다려온 주인공의 행보는 궁금증을 자아냈다.
‘달콤한 살인 계획’
-사람들은 죄다 미쳤다. 미치는 방식이 좀 다를 뿐.
-“저마다의 방법으로 인생을 망친 자들의 발광이 행간을 뒤흔든다.”
-저 여자 뭐지? 뭐긴, 널 죽일 사람이지.
주인공 그녀가 참 매력적이었다. 조금은 어설픈 듯 보이면서도 살인을 위한 설계를 하는 모습은 간절하면서도 계획성 있었다. 정갈한 문장은 주인공이 살아온 인생을 낱낱이 알려주고 있어서 인물에 감정이입하기가 쉬웠다. 그래도 뭔가 감춘 듯한 미스터리함을 주어서 끌려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 장이 바뀌며 화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또한 결핍이 있는 인생이었고 그 속에서 자기 인생을 찾아 나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역시 촘촘하게 짜인 서사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이 사는 방식이 물론 정상적이라고 볼 순 없겠지만 장르물 특유의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좋았다. 제목 그대로 달콤한 살인 계획이었다. 화인의 직업 또한 형사가 아니라 감식반의 모습에서 현장보다는 한 겹 뒤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리고 뭔가 진취적인 모습보다는 신중했고 거기서 더 나아가 세심하고 예민한 인물이었다. 살인이라는 건 결국 어떤 이유로 발생했느냐가 독자에게 궁금증을 갖게 한다. 이 소설은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듯하면서도 인물에 매료되게 하고 살인에 대한 계획을 차차 알아가면서 극단으로 치우치는 그런 스릴러적 재미를 준다.
표지 그림은 붉은색과 분홍색 바탕의 귀여움을 준다. 그렇지만 정육 기술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처럼 생고기 위에 칼이 꼿아져 있는 모습은 섬뜩함을 준다. 이 소설은 충분히 영상화가 되어도 재미있을 같다. 개인적으론 KBS 단막극인 ‘통증의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드라마나 영화가 되어서 독자에게 다시 다가온다면 어떨지 기대가 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