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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볼펜 ㅣ 상상 동시집 27
신민규 지음 / 상상 / 2024년 5월
평점 :



서평_나이지리아 볼펜_신민규_상상
참 특이한 시집이다. 물론 긍정적인 면에서 말이다. 제목부터가 ‘나이지리아 볼펜’이었다. 일본도 아니고 중국도 아니고 머나먼 미국도 아닌 나이지리아 라니. 거기다 표지 그림까지 독특했다. 마치 유튜브 로고를 상징하는 듯한 그림과 이집트의 상형문자를 보는 듯한 그림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제목이 타이틀 작품인 것 같아서 찾아봤다. 역시 있었지만 이게 뭘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일반적인 글자만 쓰여 있는 게 아니라 카톡 화면이었다. 의문에 의문이 드는 상황이었는데 랩 음악인지 들어보라고 큐알 코드까지 있었다. 내용을 한 번 살펴본 다음에 인식시키니까 유튜브 영상이 나온다. 어떤 래퍼가 랩을 하는데 ‘나이지리아 볼펜’을 부르고 있었다. 음악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나름 느낌 있었다. 들어가 보니 강좌도 하시는 프로 래퍼였다. 안 그래도 관심이 많았는데 덕분에 랩도 배우게 됐다.
‘앗! 중요한 건 시를 읽는 것인데 하다 보니 랩 영상을 보게 되었네’ 그거는 그거고 시도 골라가면서 읽었다. 내용 자체는 동시 같아 보여도 모든 연령층이 다 봐도 좋을 시였다. 어렵지도 않았다. 그런데 또 놀라운 건 시인이 시만 쓴 게 아니라 그림까지 다 그렸다니 정말 다재다능한 분이셨다. 그림도 어설픈 게 아니라 전문 디자이너가 그린 듯한 섬세함이 느껴져서 요즘은 시인도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설하고 신민규 시인의 시는 재미있다. 그리고 기발했다. 단순 명료하고 군더더기 없는 표현에서 나오는 깊은 느낌과 재미는 다른 시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개성과 매력이 있었다. 7년 만에 나온 시집이라는데 그동안 얼마나 만은 노력을 했는지 가슴에 와닿았다. 가장 눈에 띄었던 시는 ‘피에로 인형’이었다. 이 짧은 시에 서사가 다 녹아있었다. 그리고 미스터리 특유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흥미를 돋우는 뛰어난 시였다. 개인적으로 이런 시를 쓰고 싶었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
무려 하드커버 양장본으로 나온 데다가 시와 그림과 영상 콘텐츠까지 참 풍성한 시집이었다. 그래서 더 많은 독자분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적극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