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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새 - 나는 잠이 들면 살인자를 만난다
김은채 지음 / 델피노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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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지하실의 새_김은채_델피노
한국에도 이런 감성의 소설을 쓰는 작가님이 계셨다니 놀라웠다. 개인적으로 일본 미스터리를 참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심리 스릴러는 단연코 매력적이다.
‘지하실의 새’
-나는 잠이 들면 살인자를 만난다
-지퍼를 내리듯 날카로운 칼로 목에서 배꼽까지 한 번에 그었다
와... 이 정도만 해도 이 소설은 일명 꾸금 소설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처음부터 꿈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살인 장면은 소름 끼칠 정도였다. 그런 면 때문인지 몰라도 몰입될 수밖에 없었다. 전개는 조금 느린 듯했지만 고도의 심리적인 서스펜스는 긴장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런 섬세한 면을 쓰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 작가님의 필력도 좋지만 이런 의학적인 면과 현실적인 묘사를 어떻게 상상하신 건지 궁금했다.
주인공은 처음부터 큰 결핍이 있었다. 기억 상실증 중에서도 야경증은 실로 경악할 정도였다.
‘야경증’
-야경증은 비렘(NREM) 수면 각성장애 중 하나로, 비렘수면기 중 수면 초반 1/3 앞쪽에서 가장 흔하며, 주로 소아에서 갑자기 잠에서 깨어 비명을 지르며 공황상태를 보이는 질환이다.
처음부터 등장하는 변호사를 보면 마치 법정 스릴러로 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 뒤에 이어지는 의사의 정신병 진단은 왠지 모를 메디컬 스릴러로 가는 건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주인공의 심리였다. 야경증 때문에 벌어지는 꿈은 특별했다. 시시각각 기면증처럼 나타나는 꿈 현상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실제로도 일어날 수 있는 상황 같았다. 특히 이 소설의 제목처럼 ‘지하실의 새’는 바로 주인공 ‘김하인’이었다. 변호사 상담사와의 만남에서부터 발생하는 꿈의 상황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이 이야기의 주제를 관통하는 중요한 상황인 듯했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미스터리한 인물의 등장과 시체를 먹는 새가 된 주인공이 어떤 관계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피가 낭자하며 고어적인 장면은 소설로서는 상상할 수 있겠지만 영상화가 된다면 쉽게 찍어내기 어려울 듯했다. 이 소설은 주인공의 정신병적 상황을 통해 벌어지는 살인극을 벌이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갈등 상황과 미스터리적 매력을 잘 표현한 소설이었다. 그래서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는 분께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