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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가 되어
김아직 지음 / 사계절 / 2024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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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먼지가 되어_김아직_밀리의 서재
소설이지만 뛰어난 기자가 쓴 신문 기사를 읽는 듯한 깔끔한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자질구레한 꾸밈없이 잘 짜인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처음엔 끌리지 않았다. 마치 외국 작가가 쓴 소설의 번역본을 읽는 듯하면서 어떤 이야기인지 바로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건 순전히 이해력의 문제이지 내용 자체가 이상했다는 건 아니다. 첫 페이지 로어노크 섬 사건과 폴 젠킨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결국은 주제를 관통하는 프롤로그 같았고 핵심은 주인공 강유어가 동생의 실종 사건을 겪으며 풀어가는 이야기였다.
‘먼지가 되어’
-디스토피아에서도 한바탕 축제를 벌이는 이 시대 평범한 청년들의 이야기!
짧은 분량의 아담한 크기의 책에 표지 그림은 한 여성이 스포티한 옷차림으로 가방을 메고 있으며 제법 큰 물총을 들고 서 있다. 우스갯말이지만 제목을 보면 마치 가수 김광석의 노래 제목인 ‘먼지가 되어’가 생각났다. 물론 내용과는 다른 것이지만. 코믹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리고 미스터리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특히 현시대를 사는 장녀의 고충에 관한 이야기가 스며있어서 인간적인 매력도 있었다. 사실 이런 부분 때문에 중요 사건에 대한 전개가 끊기는 느낌이 들긴 했다. 마치 나는 사건이 어떻게 되어가는지 알고 싶지만 뭔가 방해되는 부가적인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 느낌. 그럼에도 각 인물에 대한 설명이라고 생각한다면 보다 탄탄한 이야기가 돼서 이해하기로 했다. 이런 면이 막연한 SF가 좀 더 현실 이야기인 것 같아서 오히려 장점이라고 봤다.
설정이 독특했다. 가만히 보면 여러 가지 장르적 요소가 섞여 있다. 미스터리, 호러, 코믹, 디스토피아 드라마 같은 느낌이다. 특히 입맞춤을 통해 병이 전파되는 점은 마치 좀비물 같아 보였고 바이러스에 감염된 인간이 고개를 젖히고 입김을 내뿜는 부분은 기괴한 공포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그러면서도 순간 드러나는 코믹한 상황은 무서우면서도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세계관이 국내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전 세계로 퍼지면서 디스토피아적 상황을 그려낸다. 그러나 너무 전문적이거나 과학지를 보는 듯한 느낌보다는 주인공의 감정적 갈등을 통해 섬세한 재미도 이끌어서 하드 SF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도 SF는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늘어지지 않는 서스펜스도 중요하며 너무 사이버틱한 배경은 어려워서 오히려 드라마틱한 구성이 좋았다. 작가님은 정말 글을 잘 쓰신다. 군더더기 없고 탄탄하며 사건과 휴머니즘을 잘 버무려서 흥미롭게 독자를 이끈다. 그래서 SF 마니아를 비롯해 일반 독자가 읽어도 좋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상화가 된다면 그 입김을 뿜는 부분이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해진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