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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너희 세상에도
남유하 지음 / 고블 / 2023년 3월
평점 :



서평_부디 너희 세상에서도_남유하_고블
OTT 시장의 도래로 장르 문학은 말 그대로 빅뱅을 맞이했다. 메마른 사막 한 가운데 오아시스가 터져서 물이 거꾸로 콸콸 솟을 정도로 많은 작품이 쏟아지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그 중에는 최고도 있고 최악도 있기 마련이다. 지금 이 시대는 다양한 정보를 아주 신속하게 찾아 낼 수 있기에 독자도 이젠 현명해졌다.
'부디 너희 세상에서도. 의문의 재앙이 해체하는 현대 사회의 민낯. 남유하의 초현실적 디스토피아.'
아마도 작가님은 소설집에 쓰일 표지 그림에 많은 공을 들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푸른색 배경은 온 세상이 어둡다. 그 속에서 기괴하게 보이는 인간이 알몸으로 줄지어 서 있고 앞쪽에 있는 일부는 마치 나를 보는 듯 바라본다. 큰 거미도 보이고 둥글 게 모여 앉은 어린이도 있다. 어쩌면 이 표지 그림이 소설의 내용에 대해 알려주는 것 같다.
뒷 쪽 표지 그림은 마치 세계적인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처럼 보였다. 한 여인이 파도가 그려진 그림을 보고 있다. 얼굴 표정은 볼 수 없고 전체적으로 회색 톤인데 뭔가 우울한 느낌이다. 디자이너 연유진님의 작품인데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고블'은 '들녘'출판사에 속해 있는 장르 문학 전문 브랜드였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작품이 기대 된다.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디스토피아적인 느낌이었다. 평범한 일상에서 예측 불허의 상황이 닥치며 세상을 헤쳐나간다. 한 없이 우울하고 끝없이 어두우며 극단적이면서도 아주 잔인했다. 호러와 미스터리적 매력을 동시에 갖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장황한 묘사 없이 즉각적으로 돌변하는 전개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사실 이게 단편 소설이 주는 또 다른 특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작가가 그리는 이 암울한 세상에서 암묵적으로 우리에게 닥친 현실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지만 말이다. 만약에 이 소설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면 어떨지 궁금하다. 물론 각색의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기대가 된다. 남유하 작가의 '부디 너희 세상에도.'는 좀비물을 좋아하는 독자도 재미있게 볼 뛰어난 작품으로서 꼭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