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_레이디스_퍼트리샤 하이스미스_북하우스


하이스미스 작가가 쓴 단편소설은 묘사가 치밀했다. 그렇다고 복잡하진 않았다. 주인공이 살아가는 단순한 삶 속에 뜻이 있었다. 초기작이라서 그런지 완벽한 결말로 끝나기 보다는 실험적인 시도가 보였다. 개인적으로 더 자극적이거나 극적인 반전을 주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개가 돋보였다. 작은 행동 하나도 상징적이었다. 그런 점에서 기대감이 있었고 위험 상황에 대해 예상하게 했다. 문장이 대체로 길었지만, 음미하며 읽다 보면 허투루 쓰인 게 없었다. 결국 이야기 자체가 주제였고, 상황 묘사에 쓰인 단어에도 함축적이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런 게 하이스미스 작가가 가지고 있는 특징으로 보였다. 그래서 현대적 감각으로 쓰인 소설처럼 이해하기보다는, 매력적인 고전 작품으로 봤다.

지하철에서 시작되는 작품인 <미지의 보물>. 초록색 가방을 발견한 장애인이 겪는 이야기였다. 그걸 가져가려고 눈여겨봤지만, 어느 불청객이 등장해서 뺏기게 되고 다시 쫓아가게 된다. 밖은 하염없이 비가 내려서 축축했고 어두운 도시 거리를 걷는 주인공은 절박했다.. 결말이 허무했음에도 섬세한 묘사와 감정 표현이 그림처럼 느껴졌다. 거기에 촘촘한 단계적 전개가 일품이었다.

‘하이스미스는 최면을 거는 문장으로 서스펜스를 한껏 끌어올리는 최고의 작가다.’

-더 타임스-

‘리플리 시리즈와’ 『캐롤』의 작가 하이스미스 세계를 쏘아 올린 첫 신호. 작가 탄생 100주년 기념 최초 공개.

‘에드거 앨런 포 상, 오 헨리 상, 미국 추리작가협회 특별상.’

소설엔 인생에 실패한 사람도 등장하지만 때 묻지 않은 귀여운 어린이도 있었다. 주인공에겐 꿈과 희망이기도 했고, 누구에겐 소유하고자 하는 대상이 됐다.

‘악, 탐욕 시기, 사랑, 증오, 이상한 욕망, 정신과 현실의 적들, 기억의 무리. 이 모두가 부디 나의 평화를 망치기를.’

하이스미스 작품은 날 것처럼 강렬함이 있다. 망치라는 부정 표현이 오히려 매력적이다. 그런데도 피가 터지거나 폭탄이 폭발하는 격한 장면 없이 충분히 재미를 줬던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