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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아내
세라 게일리 지음, 안은주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2년 1월
평점 :
서평_일회용 아내_세라 게일리_한스미디어
참, 잘 쓴 SF 소설이다. 상 받을 만하다.
이미 주제부터가 독자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아, 읽어보고 싶다, 마음이 들게 만드는 마력의 소설이랄까.
적어도 이 시대의 현대인들이 관심 가질만한 소재를 절묘하게 SF와 섞어서 쓴 작품이다. 어이없는 개연성으로 털어 재끼는 재미없는 SF 소설에 실망했는데 오랜만에 잘 읽었다.
일단 막연한 우주 판타지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다룬다. 그 속에서 복제인간이라는 흥미로운 과학 소재를 절묘하게 버무렸으며 과학과 미스터리 스릴러를 고루 맛볼 수 있는 마치 종합 선물 세트를 보는 듯한 쾌감을 준다.
거기다 시점이 일관적이고 갑작스러운 장의 바뀜도 없어서 읽기도 편하다.
그리고 섬세하게 묘사된 배경과 캐릭터의 표현만 봐도 작가의 필력과 안목이 보통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가장 공감이 간 건 작가 마음 가는 대로 막 쓴 게 아니라 대중이 흥미를 가질만한 상업적인 것이 무엇인지 잘 아시는 분 같다.
그동안 하도 어이없는 SF 소설을 읽어오며 적지 않게 실망을 했다. 결국 장르 자체에 회의감이 들었는데 덕분에 잘 읽을 수 있었고 소설이 주는 즐거움을 느껴서 좋았다.
얼핏 보면 불륜 소재에 복제인간에 미스터리 스릴러의 조합이 단순해 보일 수 있으나 작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절묘한 반전을 중간에 끼워 넣어서 아이러니의 쇼킹함을 주었다.
거기다 1인칭 시점으로 쓰인 점은 이 소설이 마치 실제 있었던 일처럼 현실감을 느끼게 했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만들어 주었다.
최소한의 등장인물은 혼란스러움을 줄였으며 그 빈 공간은 부가적인 이야기와 회상으로 채워 넣어서 더 공감하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었다.
역시 작가님의 필력 파워가 보였고 그간 휴고상 최종 후보까지 갔던 아쉬움을 이 작품으로 끝내버린 건 같다. 각색을 잘 해서 드라마나 영화화가 된다면 충분히 주목받는 소설이다.
물론 SF는 허구이며 진실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점이 있지만 그것도 그럴싸하게 잘 포장할 줄 알아야 독자들이 이야기에 따라갈 수 있다고 본다.
'일회용 아내'는 그 점에서 충분했다. 앞으로 작가님의 행보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탁월한 SF 소설에 다양한 재미를 기대하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참 소설이다.
p52
여주인공이 남편 네이선의 코트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했다. 근데 유전자 검사 결과 '살아있음'이라고 나오는데 이해가 안 됨. 머리카락은 죽은 세포 아닌가?
p77
법적으로 따지자면 클론은 사람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권리라는 게 없다. 그들은 그저 시험제일 뿐이다. 그들은 대역이자 장기이식을 위한 농장, 혹은 연구 소재일 뿐이다. 잠깐만 살다가 쓸모가 없어지면 생물의학 폐기물이 된다. 그들은 일회용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