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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떠도는 작은 섬 - 첫사랑에도 빛깔이 있을까
박철 지음 / 렛츠북 / 2021년 12월
평점 :
서평_하늘을 떠도는 작은 섬_박철_렛츠 북
내게는 이 소설이 하늘을 떠도는 작은 섬이었다.
제목부터가 뭔가 깊고 심오한 철학적 향기가 느껴졌기에 특별해 보였다.
거기에 첫사랑 이야기는 잠시 설렘을 주어서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장르는 로맨스인가?
아니다, 딱히 정할 수 없었다.
그러면 미스터리 스릴러인가?
그것도 아니었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공간적 소설이라고 하면 될까?
마치 갖가지 산해진미 해물이 혼합된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소설이었다. 놀라운 건 작가님의 이력이었다.
신춘문예 등단이나 기타 권위적인 문학상을 수상한 화려함 없이 평범했다.
'평범'
이 오만한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
이로써 사람으로 글을 판단하는 게 아니라 소설을 읽고 작가님을 바라보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을 떠도는 작은 섬'
표지 디자인을 보면 차분한 느낌이 든다. 평온한 일상을 맞이한다고나 할까?
어두운 방 안에 고요한 빛이 흐르는 창문을 바라본 다는 건 마음속에 여유를 주는 것 같다.
'첫사랑에도 빛깔이 있을까?'
첫사랑이 삶의 모든 것이라 믿었던 주인공.
주인공을 둘러싼 여러 첫사랑의 아릿함이 그려진다.
아릿함......
그랬다. 이 소설은 아릿했다. 평범한 듯한 일상 속에서의 계피 향 같은 그런 아릿함을 주었다.
소설의 구성이 독특했다. 일반적인 장편이 아니라 액자식의 연작 소설이다.
결코 밝다고는 볼 수 없는 회색 계통의 무채색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그런데 또렷하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만큼 상세하게 표현된 묘사는 정말 배워보고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거기엔 음악도 있고 그림도 있고 향도 맡을 수 있었다. 한마디로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짜릿함이 있었다.
그러고 보면 작가님은 왠지 굉장히 섬세하신 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감정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산뜻한 표현으로 단어가 맛깔나게 꾸며져 있어서 장면을 상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꿈과 현실을 오가며 전해주는 비현실적 환상 또한 특별했다.
이 문학적 아름다움은 소설을 다시 읽어도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