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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나온 여자 - 양선희 작품집
양선희 지음 / 독서일가 / 2021년 12월
평점 :
서평_이대 나온 여자_양선희_독서일가
오랜만에 재미있게 읽은 단편 소설이었다.
'이대 나온 여자.'
특이한 무늬의 분홍색이 가득한 표지가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림 없이 단순함에서 오는 화려함 이랄까.
뭐 그런 첫인상이다.
어떤 소설일까, 참 궁금했다. 작가님 역시 이대를 나오신 분이셨고 현역 기자로 오랫동안 활동하셨으며 2011년에 등단하셨다.
다른 소설은 둘째치고 '이대 나온 여자'는 오랜만에 몰입하며 빠져들었다.
문장부터가 단문의 군더더기 없는 전개여서 물 흐르듯이 읽혔고 배경 장소 또한 장황함이 없어서 읽다가 끊긴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니까 잘 썼다는 말이다.
비교하자면 단막 드라마로 보기엔 좀 짧은 듯했고 웹드라마 정도의 길이로 느껴졌다.
'그래, 이대 나온 주인공은 분명 콧대가 높거나 자존심을 내세우거나, 대단한 어떤 걸 보여주겠지, 하는 그런 생각으로 차있던 나였는데 의외로 담담하면서도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 긴장감도 과하지 않은 적당함이 있었고 자연스러운 전개는 개연성도 충분해서 읽으면서도 무릎을 탁 치며 공감했다.
주인공의 행동이나 말에도 감정이입을 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과감하게 자기 변화를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사실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내가 주인공이 살아오던 삶이랑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자신의 처지를 보며 슬퍼하던 모습에서 나도 슬픔을 느꼈다. 비참함과 함께 다음 어떻게 행동할지 궁금하게 되었다.
이대를 나왔다고 해서 권위적이고 우월감이 있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돌싱녀로서의 궁핍함과 딸을 걱정하고 위하는 엄마로서의 인간적인 면은 아름다워 보였다.
그것이 꼭 외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새침한 듯하면서도 엄마를 위했던 사춘기의 딸과 엄마의 모정도 그랬다.
역시 탁월함이 보였고 기대하게 했으며 평범한 듯하면서도 일상 속에 느껴지는 인간관계적 환희가 좋았던 소설이었다.
자극적이지 않고, 잔인하지 않고도 재미있게 소설을 읽었다는 것이 좋았다.
아마도 문학적 즐거움은 바로 이 소설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닐지, 생각에 된다.
얼른 작가님의 다음 소설도 읽어봐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