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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사랑일지도 - 야마카와 마사오 소설선
야마카와 마사오 지음, 이현욱 외 옮김 / 위북 / 2021년 12월
평점 :
서평_아마 사랑일지도_야마카와 마사오_위북
읽는 내내 감탄했다.
아마 사랑일지도,라는 제목은 작품을 다 읽고서야 이해를 할 수 있었다.
과연 초 단편소설의 대가라고 하는 분이 맞았다. 물론 일반적인 상업 소설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이 소설은 분명 순문학이기에 읽는 이에 따라선 불편하고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문학계의 보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일본의 권위적인 문학 상인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4번이나 올랐음에도 수상을 못한 건 순전히 작품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니라 시대가 소설을 선택하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내게는 다시 또 읽고 싶은 작품성 있는 순문학 소설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도 왠지 좋아하셨을 것 같다. 작풍이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마 사랑일지도'의 말미에 가면 제목을 '상실의 시대'라고 하고 싶을 정도였다.
소설이 풍기는 정서가 우리나라하고는 다르다고 해야 할까? 섬세한 감정 표현과 자기 독백에서 오는 철학적 사유,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은 특별했다.
60년대 쓰인 소설이지만 지금 봐도 세련된 문장과 표현은 매력적이었다.
이 소설은 서사에 따른 사건 전개 위주의 구성보다는 주인공 중심으로 쓰이며 그 감정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p60
나에게는 항상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 타인과 함께 있으면서 타인과 다른 세계에 있는 것. 아무래도 그것이 나의 '안정'이다. 그리고 표면적으로는 정상인 척 상대와 사귀면서도 완전히 무책임하게, 나에 대한 관심만 증대하는 것. 이렇게 나에게 간섭하지 않는, 단지 물건화한 타인과 함께 있는 것이 나의 이상일지도 모른다.
내가 느낀 주제라고 할 수 있는데 긴 소설을 어떻게 이렇게 훌륭하게 함축한 건지 그저 감탄이 나왔다,
작가는 저마다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뒤편에 작가 후기에서도 언급을 했지만 야마카와 마사오 작가님은 초단편 소설의 대가가 맞다.
습관적으로 찾은 작가님의 사진을 찾아보게 되었는데 아내와 찍은 사진도 있고 우수에 찬 눈빛은 무언가를 담고 있는 듯했다. 짧은 그의 인생이었지만 야속하게도 하늘이 먼저 그를 알아보고 데려가 버린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의 팬들도 이 소설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왠지 한국에도 이 작가님의 고정 독자층이 생길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꽤 많은 작품들이 있던데 출판사에서 앞으로도 계속 번역을 해서 더 소개를 해줬으면 좋겠다. 아예 전집도 나오면 더 좋을 텐데, 내 작은 욕심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