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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 기도할 때
고바야시 유카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0월
평점 :



서평_ 죄인이 기도할 때_ 고바야시 유카_소미미디어
학교 폭력 소재는 흔했다. 근데 그 뻔한 것을 어떻게 작가가 잘 썼느냐, 에 따라 재미와 감동이 있을 것인데 ’죄인이 기도할 때‘는 충분히 매력이 있는 소설이었다.
표지를 보면 검은색 바탕에 주황색으로 대비 된 그림이 상징적으로 보였다.
내용에 등장하는 풍선과 철창에 어떤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기도를 하는 모습이다.
’죄인이 기도할 때.’
소설을 읽으며 느낀 것이지만 일본도 청소년들의 학교 폭력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나 보다. 특히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비밀스럽게 협박과 정보 공유를 하는 행위는 나름의 특이성이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이 문제는 오래전부터 문제가 됐던 것들이라 정말 많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들이 소재로 쓰였다, 그래서 정말 독특하게 잘 써야만 읽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고바야시 유카 작가는 일본에서도 그 실력이 입증된 주목을 받고 있었다. 거기다 소설가이기 이전에 시나리오를 썼던 이력이 있어서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른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역시 기대했던 대로 좋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적절한 묘사가 일품이었고 배경 장소와 인물들의 모습들이 생생하게 보였다.
대개 어려운 단어들과 전문적인 용어들 때문에 글이 잘 읽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웹 소설을 읽는 듯한 속도감이 있었다, 이는 작가의 필력도 뛰어났지만 훌륭하게 번역을 해준 번역가분의 능력이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뻔한 듯하면서도 뻔하지 않은 소설. 이 이야기는 두 명의 인물에서 장이 바뀌며 나중엔 하나로 통합되는 전개를 보였다. 소년과 중년 남자의 우정이 돋보였고 결정적인 순간 눈물을 자아내는 장면 묘사가 여운이 남는다. 작가는 얄밉게도 반전에 가기까지 단 하나의 단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것 같다. 속임수라면 속임수겠지만 예상치 못했던 인물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한편으론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그랬기에 더 극적인 드라마를 느낄 수 있었다. 주인공인 소년과 아들을 잃은 중년 남자를 비롯해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대부분이 외로움과 슬픔 그리고 좋지 않은 가정사를 갖고 있었다. 그럼 에도 작가는 눈물 짜내는 신파극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미스터리 스릴러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만큼 서스펜스를 잘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 이 소설이 흡인력이 있었고 시간을 내어서 끝까지 읽을 수 있게 하였다. 결론적으론 잘 쓴 소설이다. 물론 따지고 따지면 어색한 부분을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가 봤을 댄 군더더기 없이 잘 짜낸 플롯이었다. 즉흥적으로 써나간 글과 체계적인 계획으로 쓰인 글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걸 독자들은 잘 알 것이다.
다만 개연성 확보를 위해 재판 과정까지 상세히 나간 건 조금은 과한 감이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소설의 주제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겠지만 작가가 이 소설을 쓰기 위한 노력을 존중했다. 사실 지루함은 없었다, 인물과 인물 간의 갈등을 잘 엮어서 풀어나간 부분은 초보 작가들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만한 부분인 것 같다. 일단 이 소설은 후회하지 않는다.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좋은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