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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땅끝으로 - 로마에서 산티아고 3,018km 순례길
정양권 지음 / 선한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서평_세상에서 땅끝으로_정양권_선한북스
나는 무신론자인데. 어쩌다 이 책을 보게 되었을까, 싶지만 문득 순례길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뭔가 종교적 신성함이 은근슬쩍 느껴지기도 했다. 고난의 행군, 같은 것 말이다. 일반적인 여행책과는 달랐다. 역시 느낌적인 느낌.
책 표지가 정말 여백의 미를 살렸다.
'이렇게 단순 명료할 수가 있나?'
로마에서 산티아고 3,018km 순례길.
세상에서 땅끝으로.
그리고 자그마한 이모티콘 같은 그림과 3,018km의 숫자가 규칙적으로 섞여있다. 그리고 꾸밈없는 연 아이보리 배경색이다.
색감이 뭔가 엄숙하고 종교적인 느낌도 들고, 편안했다.
이 책을 보면서 과연 나는 인생의 순례길을 잘 걸어오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고난이면 고난이고 그래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어와서 건강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 누구나, 인생의 책이 있겠지만, 그럼에도 특별하고 싶다.
내용을 볼 때 비종교인들에겐 다소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순례길 자체가 종교이기에 단순히 여행책이라고 생각하면 안 될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저자는 분명하게 얘기를 했다. 종교적 성찰을 위해서랄까? 책은 생각보다도 진지했다. 순례길에서 만난 인연들에 대해 얘기하며 나름의 고찰을 하고, 사진으로 남기며 순간을 기록했다. 그런데 사진이 아주 멋지다. 아마추어가 찍은 느낌이 아니다. 대충 보정을 하고 올렸다기엔 깊이가 있었고 자연의 감성이 마음속으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 고요함, 평화로운, 있는 그대로의 자연. 내가 책을 읽으면서 종교 신성함에 스며들었다. 그래도 결국은 타지에서의 이국적인 느낌이 좋았다.
사실 나는 앞으로도 떠날 것 같지 않다. 언어 문제도 그렇고 자신이 없다. 그래서 여행 관련 책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 이 책은 여행이 아닌 종교의 순례길을 떠나며 일상을 기록한 저자의 영혼이 녹아든 책이다. 진지함과 신성함을 느끼며 읽으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정화되기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