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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데바 - 삶 죽음 그리고 꿈에 관한 열 가지 기담
이스안 지음 / 토이필북스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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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카데바_이스안_토이필북스
카데바.
해부학 실습에 사용하는 시체.
표지엔 시체가 아닌 달이 있다. 컴컴한 어둠 속에 외로이 빛나는 보름달.
삶과 죽음 그리고 꿈에 관한 열 가지 기담 중 타이틀 이야기가 '카데바'인 것 같다. 사실 무슨 뜻인지 처음에는 몰라서 카사노바 뭐 그런 건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달리 뭔가 음침한 느낌을 줬고. 해부용으로 쓰이는 시체를 뜻했다. 솔직히 카데바라고 해서 시체 그림을 표지로 쓸 순 없으니 보름달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한 게 맞는 듯하다.
소설은 잘 읽혔다. 전문용어나 어려운 단어가 거의 없었고 단문과 대사의 비중이 커서 편하게 읽었다. 심리 호러의 특성답게 현실과 비현실을 아우르는 구조가 흥미로웠다. 등장인물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다가, 주인공이 움직이고, 그러다가 인물에 대해 알려주다가 다시 상황 전개가 이어지고. 결국은 꿈에서 깨는 주인공.
섬세하게 표현된 심리 표현이 이 소설의 매력으로 보였다. 주인공의 행동 하나하나가 생각을 느끼게 한다고 해야 할까. 거기에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호러적 상황은 어색함이 없었다. 아무런 무감정의 시체가 마치 살아 숨 쉬는 것처럼 감정이입이 되었고, 슬픔마저 내 마음에 스며들었다. 더불어 시체와 인연이 되어버린 주인공의 안타까움도 그랬다.
꿈은 실존하는 또 다른 세계를 엿보는 경험.
삶, 죽음, 그리고 꿈.
차갑게 흐르는 공포감과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꿈. 그리고 슬픔을 비롯한 인간의 여러 감정들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세련되면서도 삶이 녹아들어 마음속에 머무는 듯한 소설이었다. 단순히 썰고 자르고 찌르는 자극적인 공포가 아니라 인간적인 여운이 남는다. '카데바'는 바로 이런 점에서 여타의 일반적인 공포 소설과는 구분이 되었다. 어쩌면 우리 내면에 머물고 있기도 한 잔인함이기도 하고 일상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드러나기도 하는 그런 교집합의 영역에 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손에서 어떻게 이런 작품성 있는 공포 소설이 탄생한 건지 그저 놀라웠고 앞으로 나올 신작이 기대가 된다. 깊어가는 가을, 마지막까지 서늘한 공포를 느끼고픈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