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 Belief of Flower
김윤호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서평_파피루스_김윤호_바른북스


독특한 소설이었다. 파. 피. 루. 스.

첫 느낌은 마치 그 유명한 철학자 니체가 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가 생각났다.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 그리스 희극에 나오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허나 소설의 배경은 미래 사회의 2160년대 지구라는 의외성이 있다. 과연 그 미래의 세상은 어떨까, 궁금하기도 했다. 작가의 의도였는지 모르겠지만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한국 이름이었으면 더 친숙했을 것 같다.


세계관이 독특했다. 철학적이면서 SF 소설이다. 훨씬 자동화된 기계가 지배하다시피 한 세상. 그리고 인간미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 간의 심리적 단절 관계는 왠지 모를 삭막함이 있었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몽환적인 전개도 특이했다.


'이유가 뭘까?' 하며 나 자신에게 물었다. 그리고 곳곳에서 스멀스멀 나오는 인간 실존에 관한 독백과 질문들은 읽으면서도 생각에 빠져들게 했다.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기엔 이 세상은 참 빨리도 돌아가는 것 같다.

미스터리한 여주인공 에쉬. 소녀였지만 삶에 대한 나름의 통찰과 고민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사실 평범해 보이진 않았다. 아이들과 어울리며 신나게 놀고, 발랄해야 할 때인데 한없이 성숙해 보였다. 그리고 독립적이며 스스로 행동하고 판단을 한다. 또 가족들과 함께 있는 모습에서 어떤 단절된 심리를 느꼈다.


특히 에쉬가 식사 자리에서 어떤 특이한 병에 걸렸는데 아빠는 식사를 먼저 하고 얘기하자는 부분도 그랬고, 아프고 안 아프고를 떠나서 놀라며 걱정하는 모습들이 보이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어쩌면 혈연관계가 아닌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메마른 듯한 에쉬의 행동해서 어떤 익숙함이 보였다. 고통과 특이성이 있는 몸 상태는 앞으로 다가올 상황들에 대한 복선으로 보였고 이는 마치 어떤 긴 여정을 예고하는 것 같다. 물 흐른 듯 흐르는 문장들과 에쉬가 이끌고 가는 전개는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어떤 철학적인 면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재미와 작품성을 동시에 갖춘 훌륭한 소설이었다.


파피루스는 어쩌면 내 안에 있는 하나의 상징성처럼 보인다. 그 깊은 의미를 찾기 위해 이 책으로 사유해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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