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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테의 고백
조영미 지음 / SISO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서평_샤를로테의 고백_조영미_시소
보석 같은 소설이었다. 그 세대이면 공감할 수 있는 것들. 근데 그 세대가 아니라면 과연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싶기도 했지만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도 전 연령층에서 큰 인기를 얻지 않았나.
이 소설도 마찬가지도 매력이 있다.
일단은 2002 년 한일 월드컵을 겪은 대학생들이라면 딱 맞는 나이인 것 같다. 싸이월드, 폴더폰, 블로그.. 등 이제는 낡은 오래된 추억들이라 할 수 있는데 마음 한구석이 뜨거우면서도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했다. 지나간 시간들을 떠올리면 소설 속 여주인공 영지의 감정선이 왜 이리 공감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 시절 서울의 번화가의 모습과 지금은 또 다르지만 나는 그때를 기억하기에 반가움이 있다. 이 소설은 그런 추억놀이를 하며 읽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 같다. 장황하게 어린 시절부터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가장 예쁘고 아름다웠던 대학 시절을 엿볼 수 있어서 싱그러움을 느꼈다.
'이런 게 바로 청춘이고, 청춘 한 거지.'
연작소설의 느낌도 있고 액자식 전개도 보이며 소설 자체도 자극적인 사건보다는 그 시절의 추억을 더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었다. 하나하나 섬세하게 묘사되는 장소들이 머릿속에 잘 그려졌다. 여주인공은 블로그를 주로 사용했지만 사실 나는 블로그보다는 싸이월드를 더 이용하기도 했고 싸이월드 카페와 네이버 카페는 자주 들렀다. 영지에게 블로그는 또 하나의 자아처럼 느껴졌고 내면의 공간으로 보였다. 다른 사람들과 일상을 공유하지만 그것이 온라인을 벗어나 현실에서 언급이 되면 조금은 당황스러워하며 부끄러워하는, 자의식 많은 예민한 여자 같다. 오히려 그런 조신함에 내 마음을 투영해 보기도 했다. 사실 영지의 심리적 고민 속에 내가 있었다. 외롭고, 또 외로운.
밝고 명랑하게 뛰어놀고도 한편으론 또 쓸쓸해지는 그런 마음 말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내면 또한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나만이 겪는 고민이라지만 알고 보면 누구나 겪는 마음의 상처들은 사실 특별함은 없었다. 다만 공개되는 게 부끄럽기 때문이다. 점점 변화되어 가는 영지의 모습을 보며 그 독자들은 또 함께 추억하기도 하고 문학적 대리만족을 재미를 느낄 것 같다. 그래서 드라마 '응답하라',를 대하 듯 '샤를로테의 고백'도 마음의 여운이 남는 소설로 독자에게 다가갔으면 좋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