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김이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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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위대한 유산_김이수_지식과감성

오랜만에 유쾌하게 읽은 소설이다.


지루한 소설은 아직도 읽은 게 이 정도인가, 하며 시간이 안 가서 힘들어했던 경우가 많았는데 '위대한 유산'은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었다. 근데 제목으로 오해를 좀 받겠다. 유산이라는 단어가 아이를 잃은 임산부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동명의 영화 제목이나 소설도 꽤 많다. 근데 아무렴 어떨까, 싶다. 나는 읽으면 되는 것이고 제목 자체는 표절 같은 것도 없으니 말이다.

'위대한 유산' 은 잔잔함과 담백함이 있는 저자극의 가족 소설이었고, 그 속에 유머가 녹아들어 있었다. 만화를 좋아하는 막내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일본의 슈퍼 코믹 도시. 이와는 달리 현실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장례 절차를 밟는 가족들의 모습에서 묘한 느낌이 있었다. 어쩌면 이게 가족들의 내면적 진실인지도 모르겠다. 슬픔과 인간의 욕망이 대립되는 것을 보며 그걸 나쁘게만 바라봐야 하는 건지, 그렇다고 좋게 볼 수도 없는 것이지만 독자들의 마음 한구석을 뜨끔하게 하는 건 맞는 것 같다. 주인공조차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버지가 남긴 작은 유산을 가족들 몰래 빼돌리려는 것이었으니까, 말이다. 특히 병실에 누워있는 아버지 옆에서 티브이를 켜놓고 자다가 엄마한테 들키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키득댔다. 타이밍이 절묘하게도 염불이 나왔고, 그것 때문에 신앙이 오염되었다고 다시 기도를 해야 한다는 엄마의 꾸지람이 있었다. 황급히 도망가듯 나가는 아들은 상상만 해도 웃게된다.

근데 그 분위기에 웃어야 되는 게 맞을까, 하며 마음 한구석에선 양심이 찔렸다. 독자인데도 말이다.

단편소설이지만 아껴가며 읽었다. 문장도 군더더기 없었고, 자질구레한 인물 설명이나 묘사도 없으며 쓸데없는 등장인물도 안 보여서 조화롭다. 장례의 분위기와 유쾌한 상황가 상반되어 있는 게 오히려 소설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고 이면적인 가족의 심리와 사회성까지 내포되어 있어서 작품성도 있는 소설이었다. 독자지만 내가 공모 심사위원이라면 이 소설에 상을 주고 싶다. 장근석 배우가 제작자로서 영화화 시켰다는데 이쯤이면 영화도 참 궁금하다.

각 소설의 마지막엔 작가의 이야기가 있다. 위대한 유산도 실제 상황에서 쓰인 소설이어서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 책의 끝에 김이수 작가님의 소설 창작론이 짧게나마 쓰여있는데 작가 지망생들에겐 보다 현실적인 조언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김이수 작가님도 초고를 쓰고 수정을 하며 등단까지 하신 회사원 작가님이셨다. 거기다 정식으로 소설 창작 수업을 배웠다고 말씀하셨다. 중요한 건 의지와 열정이었던 것 같다. 특히 합평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끝까지 살아남은 10명의 문학 친구들 대부분이 등단을 하고 현역 작가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거기에 소설을 쓰며 얻은 수입에 대한 현실적인 얘기를 보며 작가님 또한 이 작품이 끝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현재 진행 중이심을 알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좋은 소설, 유쾌한 재미를 주는 소설 '위대한 유산'을 독자들께 추천한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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