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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 요리를 하는 순간 살인이 시작된다
최정원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1년 7월
평점 :
서평_레시피_최정원_아프로스미디어
레시피.
음식을 만드는 방법.
표지디자인을 보면 빨간색 배경색이 강렬하다. 거기에 중앙엔 흰 접시가 놓여있고 오른쪽 옆엔 따뜻한 커피가 잔에 담겨있다. 윗쪽으로부터 두 손이 뻗어나와 있는데 포크와 나이프를 쥐었다. 아래쪽엔 섬뜩한 식칼이 있으며 손 하나가 그걸 쥐려고 하는 듯하다. 꽤나 상징성을 가지고 있는 예술적인 디자인이다.
작가님은 장르 소설의 성지라 일컬어지는 국내 최고의 웹소설 플랫폼 '브릿G'에 연재를 했으며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에도 작품이 실린 실력이 검증된 분이셨다. 여담으로 공모를 통해 선발을 하는데 예상 외로 까다롭고 쉽지않아서 웬만한 글 솜씨로는 당선되기가 어렵다. 그래서 믿고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었고 개인적으로 심리 스릴러를 좋아하기에 더 기대를 했다. 어찌보면 가장 난해한 장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자칫 신선미와 독창성을 잃고 자기애적 창작에 심취해서 공감 받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레.시.피.'
목차가 음식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독특하다. 첫인상은 음식에 관련 된 소설일 것이라 당연히 생각했는데 역시 내용에 음식이 나온다. 단순히 나온다, 가 아니라 맛있게 쓰여 있어서 당장 냉장고를 열어서 요리를 하고 싶을 정도였다. 거기에 미스터리 스릴러가 아주 맛깔나게 버무려져 있고 심리적인 요소가 메인 요리가 되어 있었다.
사람이 선하면 어디까지 선할 수 있고, 악하면 어디까지 악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외면적으론 누구에게나 선할 수 있고, 좋게만 보일 수 있겠지만 우리 무의식의 어느 귀퉁이엔 아주 지독하게 악마적인 본능도 있었다. 바로 이 소설에선 내면의 맑음과 흐림 사이에 묘한 심리적 공포가 스며있었다.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거짓인지 애매한 상황에서 살인을 통해 암묵적인 살인이 더해진다는 것. 그 인간의 심리적인 면이 잘 드러나 있었다. 그래서 이 소설은 한편으론 불편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런 것들 또한 우리가 의식하지 않는 곳에 자리 잡혀 있다고 생각하니까 소름이 끼쳤다. 뭔가 덮혀져 있던 치부가 드러난 것 같아서 말이다. 어찌보면 '레시피'라는 제목도 심리 공포의 상징성 내포하고 있는 듯하다. 이 여름이 절정에 치닫고 있지만 이 소설은 참 서늘했다. 그 공포적 매력을 느끼고픈 독자들은 이 소설을 읽어보길 바란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