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_쓰는 사람_이은정_포르체 마치 일기를 읽는 것처럼 작가님의 세계에 스며드는 느낌이었다. 흰 쌀밥을 씹을 때 느껴지는 담백함 끝의 달달함이 있었다. 고요한 바닷가의 풍경이 그려지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은정 작가님의 집이 있었다. 그리고 함께 사는 이웃들. 젊은이들 보다, 고령의 노인들이 많던 곳. 그러나 인간미가 풍부하게 있는 사람 사는 맛이 있는 동네였다. 넉넉한 인심 속에 피어나는 눈물 흐르는 감동도 아름다웠다. 이 삭막한 도시에선 느끼기 어려울 이야기. 작가님의 삶은 어쩌면 내면의 자아가 꿈꿔오던 세계가 아니었을까? 나도 그런 자유로움을 갖고 싶다. 바다가 주는 백색 소음의 파도 소리, 비릿하지만 정겨움이 있는 향기, 자연과 소박한 도시가 주는 따스함 속에서 진정한 작품이 나올 것 같다. 평범한 듯 흔치 않은 광경이다. 작가는 고독과 가난에 시름했지만 웬지모를 아름다움과 부러움이 내 마음을 훑는 건 왜일까? 이 책은 내게 딱 정답을 알려주는 건 아니었다. 보다 감성적이며 내가 감추려 했던 부분을 조용히 들춰준다. 그 속엔 그리움과 평화스러운 감성이 있었는데 곧 슬픔이 밀려왔다. 슬퍼서 슬펐다기 보단, 아름답고 소중해서 슬펐다. 영화'시네마 천국'의 마지막 장면을 아는 사람들은 그 감성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가려진 시간, 그저 마음 속에 품어왔던 추억. 잊고 살아온 오랜 시간 속에 나는 슬슬 늙어가고 있다. 이젠 젊지만은 않은 인생을 걷고 있다. 그러다가 추억 상자를 우연치 않게 열어 보게 되면 반가운 기분과 동시에 어디인지 모를 서글픔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 '쓰는 사람' 이 그랬다. 작가님의 글에 감정이입을 했던 나는 가식이 아닌 자연스러운 하나의 정신적인 성장을 한 것 같다. 추억이란 건 남에겐 특별할 게 없지만 적어도 내 인생에선 보석이라고 하고 싶다. 이 책의 표지 색깔이 노랑인 것은 어쩌면 내가 지나온 인생의 추억의 색이 아닐까, 싶었다. 노란색은 역시 따듯하다. 쓰는 사람. 참 좋다. '작가' 라는 단어 보다 정감이 있고 계속 갖고 싶은 그런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 또한 꼭 글 쓰는 사람은 안될지라도 마음으로 인생을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작가님의 인생의 단편을 함께 읽는다는 건 내게도 소중한 시간이었고, 삶의 따스함을 다른 독자들에게도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