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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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_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_주원규_한겨레출판


"이 소설은 결국 인간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이거 청소년들이 봐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인데, 분명 청소년이 나오는 건데.

내용은 처음부터 많이 잔혹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렇지만 뉴스를 통해서 봤던, 설마하던 현실이었다는 거.
차마 쓰질 못하겠다.

소설 '나를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주원규 작가님이 오랜 시간 가출 청소년들과 함께하며 영혼으로 빚어낸 작품이다. 어른들은 이 이야기를 똑똑히 읽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가출 청소년들의 그 눈물을, 그 아픔을 나아가 잔인한 비극적 삶을 깨달아 사회의 그늘진 틀을 하루라도 빨리 개선시켜서 아픔없는 청소년들의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읽기 힘들더라도 정신 차리고 봤다.

보통은 주인공이 있고, 어떤 위기가 닥치면 그것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권선징악적 형태에 희극으로 끝을 맺지만 이 소설은 있는 그대로의 날 것을 여과없이 보여줬다. 사실 그 어떤 공포 소재의 소설보다도 무섭다. 아마도 그런류의 소설을 싫어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읽기 힘들거라는 생각을 했다. 

여기선 청소년들의 음주, 흡연을 비롯 성매매, 마약, 성폭력 등이 그대로 노출 되어있다. 나아가 이런 행태가 변질이 되서 그 대상을 인터넷 방송에 강제 출현시키거나 촬영을 감행하는 대범함을 보인다. 법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는 예지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어른들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저질러버리는 가해자의 태도. 그 끝은 불합리한 사회를 꼬집는 메타포였다. 그런데 가해자도 피해자도 가출 청소년들이었고, 쉼터를 거쳐 온 이들이었다. 청소년들의 안전망이 되어줘야 할 그곳은 재기능을 못하고 그들을 방치시켜버렸다. 어른들과 사회의 무책임함이 낳은 결과였다. 청소년들만을 탓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작가는 평탄한 삶을 살아온 어른과 비극적 인생을 겪는 청소년 사이의 괴리감은 서로 이해될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마냥 등돌리는 것 또한 안되는 것인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것이 가출 청소년들의 현실이고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것이었다. 결국 그들은 법의 심판대에 올라서 재판을 받게 되고, 다시 사회로 나와도 교화되기는 커녕 또 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른다는 것이다. 
망가져 간다는 것. 잔인한 현실이다.

이것은 일종의 경고를 넘어 그 결과를 암시하듯 읽는 내내 토악질을 할 정도로 역겨웠고 동시에 안타까웠다. 슬픔과 고통은 이미 뭉게져서 사라진 한 소녀 예지의 인생이자 가출 청소년들이었다. 
어른으로서 그런 아이들의 행태를 보고있자니 화가 나기보단 책임감 없는 모습이 부끄러웠다. 물론 소설이라 있는 그대로는 아닐 것이다. 당연히 가명이고 각색되고 윤색도 되었겠지만 너무 현실감 있어서 실제 이야기처럼 보여졌다. 작가는 아이들의 그런 생활을 묘사하지만 동시에 독자들이 깨달아야 할 사회적 심각성을 들춰내줬다. 그 아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이며 행복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주원규 작가님의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양날의 검을 가졌다.

하나는 진실성 그리고 나머지는 사회로부터 오는 다양한 시선들.

이 모든 것이 결국 작가가 지고가야 할 책임이 될 것 같아서 우려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늘 적대적인 감정을 가졌는데 결국 가출 청소년들도 상처로 얼룩진 인생이었다. 나는 이 소설을 통해 적어도 그들의 현실을 알고 보듬어 줄 수있는 넓은 마음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며 다시금 소설을 되새겨 본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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