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_유령_일루스트라투스_풀빛 크기에 놀랐다. 하얀색 배경에 두꺼운 하드커버 표지. 유령 그림이 독특하고 뭔가 으스스하다. 마치 나 무서운 책이다, 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애들책이지만 좀 무거운 편이다. 더불어 가격도 무겁다. 2만 3천원이라고 찍혀있다. 첫장을 넘기면 차례와 프롤로그가 나온다 컨셉이 독특하다. 두 어린이가 으스스한 집을 가는데 블랙우드라는 노인을 만나게 되고 그는 이 세상에 진짜 유령 이야기는 열세편 밖에 없다고 한다. 다음 장을 넝기면 차례대로 단편이야기가 나온다. 그림체가 상당히 고급스럽다. 색감처리도 그렇고, 흔한 느낌이 아니었다. 그래서 글은 쓴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를 찾았다. 제일 뒷면에 있다. 와오! 세계 최고의 애니 제작회사인 픽사 스튜디오 작가였다. 어쩐지. 이 책은 그림만으로도 소장가치가 충분했다. 거기다 미국 시나리오 작가들도 대단했지만 일루스트라투스는 이 책을 기획 집필하는 공동체 회사인 것 같다. 이젠 놀랄 것도 없다. 대표 제프 털리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프로덕션 디자이너였다. 이정도면 이력은 뭐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번역가님도 서울대 나오신 전문가셨고. 이 책은 그림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도 참고가 될만한 훌륭한 삽화들이 수록되어 있다. 거기에 유령이야기들은 짧지만 강렬함을 주었다. 다소 비극적인 결말들이 많아서 어린이들 정서에는 그리 좋진 않겠지만(개인적으로) 그럼에도 이야기 자체는 훌륭하다. 자질구레한 꾸밈없이 아이들이 공포를 느낄만한 포인트를 오싹하게 잡아낸다. 그림 자체는 잔인한 게 없다. 이야기가 무섭다. 뭐랄까. 권선징악적 주제로 어떤 교훈을 준다기 보단 유령을 소재로한 공포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이야기로 보여졌다. 세상에 진짜 유령이야기는 열세개 뿐이다, 라는 프롤로그부터 아이들에게 마치 실화처럼 극한의 공포감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야기의 개연성이 조금은 아쉬웠다. 등장 인물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해서 감정이입을 하기가 힘들었고, 뜻밖의 장면 전환에 황당한 경우도 있었다. 어? 왜? 갑자기? 하는. 작가의 의도였던 걸까, 싶다. 어쩌면 이야기 자체보다는 그림과 글의 조화를 통해 아이들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했던 제작진의 계획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럼에도 이 책은 훌륭해서 어린이 이야기를 만들 때 참고 하고 싶다. 하드커버라서 튼튼하긴 하지만 무게 조절을 잘못하면 찢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조심 조심 보고 있다. 아이들에게 특별한 책을 선물해주고픈 부모님께 추천하고 싶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